분당 서현동에 사는 이 모(29) 주부는 올 2월 첫 출산을 앞두고 설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시작된 사랑니 통증으로 고생이 이만 저만 아니다. 치과를 찾았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사랑니 발치가 어려우니 종합병원으로 가라’는 얘기를 들었다. 종합병원에 알아보니 예약이 밀려 4월 이전에는 발치가 어렵다고 한다. 약을 먹으니 일단 통증은 가라앉아 다행이다 싶지만 아기를 낳고 나서도 사랑니가 또 아프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사랑을 아는 시기, 혹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기에 나는 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랑니’. 그 예쁜 이름과는 달리 경우에 따라선 뼈 속 깊은 통증까지 깨닫게 해주는 사랑니의 모든 것에 관해 알아본다.
부드러운 음식 등 식생활 변화로 사랑니 매복 늘어
사람에 따라 사랑니가 나기도 하고 나지 않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10명 중 3명은 유전적으로 사랑니가 없고, 나머지 7명에서만 사랑니가 난다.
우리 입안에는 사랑니 4개를 포함해 32개의 치아가 있고 사랑니는 그 중 가장 뒤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사랑니가 나고 어떤 사람은 나지 않는 걸까?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질긴 고기나 야채, 정제되지 않은 곡류를 섭취했기 때문에 턱뼈의 성장이 활발했다. 자연히 턱뼈가 넓게 발달하다 보니 사랑니가 날 자리가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 식생활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턱 뼈는 점점 갸름해지고 치아들이 나올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지게 된 것. 이가 날 자리가 없다 보니 우리 치아 중 가장 마지막에 나는 사랑니가 매복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 것이다.
비록 사랑니는 파묻혀 있을지라도 우리 유전인자에 입력된대로 사랑니가 나오려고 요동을 치게 되는데, 이때 공간이 부족해 나오지 못하고 오히려 뼈 속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치주위염으로 잇몸과 뺨이 붓고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사랑니가 반쯤 난 경우에는 두 번째 어금니와의 사이에 음식물이 껴서 치아우식증이 생기기 쉽다. 이때 빨리 이를 뽑아주지 않으면 평생 아껴서 써야 할 앞 어금니를 함께 뽑아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랑니 잇몸에 염증 혹은 치아우식증 생기면 발치 고려
그렁다면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는 걸까. 사랑니가 잘 나와서 첫째, 둘째 어금니처럼 잘 씹고 관리 또한 잘 할 수 있다면 굳이 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잘 사용하던 사랑니의 잇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치아우식증이 생기면 치료를 통해 계속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뽑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치열 교정 치료를 받기 전에 다른 치아들의 이동을 위해 사랑니를 발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매복되어 있는 사랑니의 경우에는 뼈 속에서 염증이나 물주머니를 만들 수 있으므로 1년에 한 번씩은 엑스레이를 포함한 정기검사가 필요하다.
여성들의 경우 결혼과 임신 전에, 남성이라면 군 입대 전에 사랑니 검진을 꼭 받아 필요한 경우 뽑아주는 것이 좋다. 외국이나 군대 또는 신혼여행지에서 사랑니가 아프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아기를 가진 산모는 급격한 호르몬변화로 면역체계에 교란이 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사랑니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태아 보호를 위해 엑스레이 검사를 비롯해 투약이나 수술에 제한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치 후엔 코풀기 등 급격한 압력변화 피해야
많은 사람들이 사랑니를 뽑을 때 아플까 봐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실제로 마취만 잘 되면 사랑니 발치의 통증은 그다지 크지 않다. 간혹 불안감이 극심해 사랑니를 뽑을 엄두가 안 나는 경우 소기가스 흡입을 통해 불안감을 제어하면서 사랑니를 뽑을 수 있다. 물론 무통마취 시스템이 완비된 치과를 찾아야 한다.
사랑니를 뽑은 후에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시작되며 이 통증은 발치 당일 최고조에 이르고 다음날 부터는 차츰 좋아지게 된다. 발치 후 다음날 아침에 한쪽 뺨이 많이 붓고 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보면 누구나 심란해지기 마련.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틀 동안 공들여 얼음찜질을 잘 해주면 2주 만에 대부분 가라앉는다.
사랑니 발치는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인체에서 매우 단단한 조직인 뼈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인 치아를 뽑아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또한 아래턱 사랑니 바로 밑에는 굵은 신경혈관다발이 지나가고 있어 살짝만 자극해도 전체 턱의 감각이 없어지는 무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위턱 사랑니 바로 위에는 상악동이라는 공간이 있어 뚫릴 경우 축농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2주 동안 빨대사용, 코풀기 등 급격한 압력 변화를 가져오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사랑니 발치는 중대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구강건강의 유지를 위해 숙련된 치과의사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에 뽑는 것이 필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사랑니 발치와 자가 치아 뼈 이식
최근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이틀뼈(치조골)가 약해서 그냥 심지 못하고 뼈이식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이때 입속에 있는 사랑니를 뽑아 특수처리하면 자가치아로 만든 뼈를 만들 수 있다. 이 자가치아 뼈는 다른 사람의 뼈나 동물의 뼈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몸에서 나온 조직이므로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뼈의 재형성 능력이 뛰어나 매우 믿을 수 있는 재료다. 뼈이식과 함께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자가치아뼈를 만들 수 있는 사랑니가 있는지 담당치과의사와 상의한 후 발치와 임플란트 수술일정을 계획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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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아는 시기, 혹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시기에 나는 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사랑니’. 그 예쁜 이름과는 달리 경우에 따라선 뼈 속 깊은 통증까지 깨닫게 해주는 사랑니의 모든 것에 관해 알아본다.
부드러운 음식 등 식생활 변화로 사랑니 매복 늘어
사람에 따라 사랑니가 나기도 하고 나지 않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10명 중 3명은 유전적으로 사랑니가 없고, 나머지 7명에서만 사랑니가 난다.
우리 입안에는 사랑니 4개를 포함해 32개의 치아가 있고 사랑니는 그 중 가장 뒤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사랑니가 나고 어떤 사람은 나지 않는 걸까?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질긴 고기나 야채, 정제되지 않은 곡류를 섭취했기 때문에 턱뼈의 성장이 활발했다. 자연히 턱뼈가 넓게 발달하다 보니 사랑니가 날 자리가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 식생활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부드러운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서 턱 뼈는 점점 갸름해지고 치아들이 나올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지게 된 것. 이가 날 자리가 없다 보니 우리 치아 중 가장 마지막에 나는 사랑니가 매복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 것이다.
비록 사랑니는 파묻혀 있을지라도 우리 유전인자에 입력된대로 사랑니가 나오려고 요동을 치게 되는데, 이때 공간이 부족해 나오지 못하고 오히려 뼈 속에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치주위염으로 잇몸과 뺨이 붓고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사랑니가 반쯤 난 경우에는 두 번째 어금니와의 사이에 음식물이 껴서 치아우식증이 생기기 쉽다. 이때 빨리 이를 뽑아주지 않으면 평생 아껴서 써야 할 앞 어금니를 함께 뽑아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랑니 잇몸에 염증 혹은 치아우식증 생기면 발치 고려
그렁다면 사랑니는 무조건 뽑아야 하는 걸까. 사랑니가 잘 나와서 첫째, 둘째 어금니처럼 잘 씹고 관리 또한 잘 할 수 있다면 굳이 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잘 사용하던 사랑니의 잇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치아우식증이 생기면 치료를 통해 계속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뽑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치열 교정 치료를 받기 전에 다른 치아들의 이동을 위해 사랑니를 발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매복되어 있는 사랑니의 경우에는 뼈 속에서 염증이나 물주머니를 만들 수 있으므로 1년에 한 번씩은 엑스레이를 포함한 정기검사가 필요하다.
여성들의 경우 결혼과 임신 전에, 남성이라면 군 입대 전에 사랑니 검진을 꼭 받아 필요한 경우 뽑아주는 것이 좋다. 외국이나 군대 또는 신혼여행지에서 사랑니가 아프면 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아기를 가진 산모는 급격한 호르몬변화로 면역체계에 교란이 와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사랑니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태아 보호를 위해 엑스레이 검사를 비롯해 투약이나 수술에 제한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발치 후엔 코풀기 등 급격한 압력변화 피해야
많은 사람들이 사랑니를 뽑을 때 아플까 봐 걱정을 많이 한다. 하지만 실제로 마취만 잘 되면 사랑니 발치의 통증은 그다지 크지 않다. 간혹 불안감이 극심해 사랑니를 뽑을 엄두가 안 나는 경우 소기가스 흡입을 통해 불안감을 제어하면서 사랑니를 뽑을 수 있다. 물론 무통마취 시스템이 완비된 치과를 찾아야 한다.
사랑니를 뽑은 후에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시작되며 이 통증은 발치 당일 최고조에 이르고 다음날 부터는 차츰 좋아지게 된다. 발치 후 다음날 아침에 한쪽 뺨이 많이 붓고 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보면 누구나 심란해지기 마련.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틀 동안 공들여 얼음찜질을 잘 해주면 2주 만에 대부분 가라앉는다.
사랑니 발치는 위험하다는 말이 있다. 물론 인체에서 매우 단단한 조직인 뼈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인 치아를 뽑아내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또한 아래턱 사랑니 바로 밑에는 굵은 신경혈관다발이 지나가고 있어 살짝만 자극해도 전체 턱의 감각이 없어지는 무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위턱 사랑니 바로 위에는 상악동이라는 공간이 있어 뚫릴 경우 축농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2주 동안 빨대사용, 코풀기 등 급격한 압력 변화를 가져오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사랑니 발치는 중대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구강건강의 유지를 위해 숙련된 치과의사를 찾아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에 뽑는 것이 필요하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사랑니 발치와 자가 치아 뼈 이식
최근 임플란트를 심고 싶어도 이틀뼈(치조골)가 약해서 그냥 심지 못하고 뼈이식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이때 입속에 있는 사랑니를 뽑아 특수처리하면 자가치아로 만든 뼈를 만들 수 있다. 이 자가치아 뼈는 다른 사람의 뼈나 동물의 뼈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몸에서 나온 조직이므로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뼈의 재형성 능력이 뛰어나 매우 믿을 수 있는 재료다. 뼈이식과 함께 임플란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자가치아뼈를 만들 수 있는 사랑니가 있는지 담당치과의사와 상의한 후 발치와 임플란트 수술일정을 계획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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