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중학교 가족봉사 동아리 ‘백현파랑새둥지’

지역내일 2011-01-11

수동적 봉사활동은 싫다
학생, 부모 주축이 된 봉사 동아리

동화 ‘파랑새’ 속에서 쫓으면 날아가 버리는 파랑새는 결국 ‘행복’을 의미한다.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파랑새는 이야기의 결말에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런데도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행복하다. 이미 파랑새는 그들의 가슴에 있기 때문이다.
백현중학교의 ‘백현파랑새둥지’ 동아리는 파랑새를 가슴에 품고 그 따뜻한 마음을 다른 이들의 가슴에 전달해 주기 위한 단체이다. 2010년 5월 백현중 재학생 중 봉사동아리를 신청한 19가구의 가족단위로 구성된 가족봉사 동아리.
‘자원 봉사 활동이 의무시간 이수제도로 시간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시간을 때우기를 하거나 무엇을 도와야 하는지 알지 못한 체 단지 남이 시키는 일을 그냥 수동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의문을 가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생각이 힘을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백현파랑새둥지’는 정기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사랑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에도 ‘나눔의 집’을 방문하였다. 추운 날씨 였지만 마치 소풍을 가듯 가벼운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그 날은 그 동안 미리 의논하고 준비한 나눔의집 분리수거함 설치의 주변 환경및 팻말 등을 완성하고 그 옆에 벤치 및 울타리, 화분등으로 간단한 쉼터를 꾸미는 작업을 하는 날이기 때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의 일을 찾아 척척해내는 모습들이 대견해 보일 정도다. 도심지에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만 하던 아이들이 직접 분리수거통을 조립하고, 장비를 사용하여 벤치랑 울타리를 만드는 모습이 참 재미있었고 즐거워 보였다.
동아리 회원들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모여 봉사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를 계획하고 의논하여 봉사활동 할 내용을 결정한 후 한국 청소년 진흥센터가 주관하는 청소년 자원봉사에 활동 할 사항을 공지하면 자발적으로 신청, 활동한 후 활동 증명서나 활동 후기도 스스로 발급 받고 쓰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회원들 스스로 하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먼저 저희들은 `위안부`는 무엇이고 할머니들은 어떤 피해를 당하셨고, 나눔의 집은 무얼 하는 곳이며, 어떤 점들이 필요한지 공부하였어요. 1차, 2차 방문 때에는 나눔의 집을 알기 위한 교육을 받고 후원품으로 비누도 직접 만들며 할머니들을 위문하였죠. 그리고 돌아와 활동을 평가하고 다음의 활동을 의논하였습니다.” 이곳의 문승희 단장의 설명이다.
한 학부모는 “처음에는 아이들도 부모들도 미숙했는데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한사람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자신이맡은 부분에서 자신이 할 일을 찾아서 하죠. 한번 두 번 갈 때마다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팍팍 느낄 수 있어요.”라고 소감을 밝힌다.
‘나눔의 집’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위문 공연을 하고 봉사를 하러 많이 오는 곳. 그러나 다른 봉사단체와는 달리 ‘백현파랑새둥지’ 동아리는 그곳 관계자들이 시키는 일을 기다리기 보다는 할 일들을 미리 협의해서 스스로 찾아서 하기 때문에 많이 믿고, 맡겨 주는 편이라고 한다.
 3학년 박준휘군은 “할머니들께 떡도 나누어 드리고 말동무도 되어 드렸는데 할머니들이 너무 반가워 하셔서 뿌듯했고, 봄이 되면 우리가 만들어 좋은 쉼터에서 할머니들이 쉬시는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한다.
  이  봉사를 시작하면서 동아리 회원들이 가장 많이 바뀌게 된 것은 바로 ‘봉사’라는 생각이다. 아직은 중학생이고 이제 여러가지를 배우는 학습과정을 거치면서 봉사를 하고 있는 것이여서 많이 어설프지만 동아리를 만든 후 수차례 가진 `나눔의 집` 봉사활동은 스스로 계획하는 봉사활동의 참뜻을 알게 해주었다고 한다.
박 군은 “나눔의 집에서 원하는 실질적인 봉사활동은 홍보 및 캠페인 활동인인데 할머니들과 일본 대사관앞 수요 집회 함께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 학교 축제 때 봉사활동 후기 전시회도 개최했을 때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청소년에게 자원봉사활동에 관한 활동과 학습이 향후 성장과정에 필요한 필수 교육과정임은 누구나 인지할 터. 그러나 현재 청소년 성장에 있어서 지금의 입시 풍토와 현실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 시간 때우기, 학습보다는 귀찮은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백현파랑새둥지’는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속에서 훈훈한 봉사의 참뜻을 살리는 좋은 봉사의 ‘좋은 예’가 되지 않아 생각한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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