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대규모 겨울축제를 추진하는 강원도 시·군에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에서 운영 중인 겨울축제는 모두 8개. 이 가운데 5개는 1월에 예정돼 있다. 문제는 구제역이 강원도 전역을 강타하면서 이들 축제가 전면 중단위기에 처한 것이다.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알려진 화천군 산천어축제. 당초 8일 열기로 했던 축제는 15일로 연기됐다. 구제역 때문에 축제를 강행할 수도, 접을 수도 없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일단 일주일을 보고 개막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하지만 지난 9일 화천군 사내면 삼일리 이 모씨의 농장에서 한우와 젖소 58마리 중 1마리가 양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개막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평창 송어축제는 지난 8일 논란 끝에 결국 강행됐다. 평창군 등은 축제 자제를 요청했지만 축제 강행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뜻에 따라 개최된 것이다. 주민들은 “준비과정에서만 20억원 이상이 투자돼 축제를 중단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평창 송어축제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구제역으로 연기됐다.
지자체가 축제 중단을 쉽게 결단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산천어축제는 지난해에만 1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고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만도 533억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화천군 관광객이 200여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정도가 겨울관광객인 셈이다. 평창 송어축제 역시 지난해 34만명이 찾아 250억원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평창군 관계자는 “축제가 중단될 경우 음식점이나 숙박업계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선투자된 부분에 대해서는 고스란히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강원도도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는 최근 시설비나 홍보비 등 선투자 비용을 보상해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피해를 입은 축산농가는 보상이 나오지만 축제의 경우는 피해보상 규정이 없다”면서 “정부에 대책마련을 건의했지만 관련 규정이 없어 사태해결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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