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나면 힘이 솟는 흑염소탕 한 뚝배기

온가족이 만드는 뚝배기오리탕·양탕

지역내일 2011-01-10
우리 지역에서 사철을 가리지 않고 즐겨먹는 보양식의 대표주자가 바로 오리탕과 흑염소탕이다. 몸에 좋은 음식인 것은 두 말할 것이 없다. 오리 고기는 어혈을 풀어주고 생혈에 효능이 있으며,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고 일체의 풍을 다스린다고 했다. 흑염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 칼슘, 철분 등이 많아 원기 회복이나 임산부, 여성, 노인, 성장기 어린이에 두루 좋은 보양식이다. 오로지 이 두 가지의 몸에 좋은 음식만을 고집하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중흥 3동사무소 건너편에 위치한 ‘뚝배기오리탕·양탕’이 그곳. 평범한 간판, 눈에 띄지 않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뭘까.
오랜 서울 생활을 정리한 주인 조은기씨(45)는 두 달 전 고민 끝에 감히 광주의 대표 보양식인 오리탕과 흑염소탕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선뜻 가게 문을 연 이유는 가족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기 때문. 남달리 음식 솜씨가 좋고 탕을 잘 끓이는 어머니 김일례(68)씨가 주방을 담당하고 누나인 조은숙(47)씨가 카운터를, 조은기씨는 주재료인 흑염소와 오리고기, 장보기를 맡았다. 특히 흑염소는 부모님의 고향이자, 조은기씨의 고향인 전북 순창의 야산에서 친척분이 정성들여 키운 암컷 흑염소를 직접 공수해온다. 핏물을 뺀 흑염소는 초벌을 끓여 버린 다음 칡과 뽕나무 뿌리껍질인 상백피, 파뿌리, 생강, 양파 등 한약재와 갖은 재료를 넣고 반나절 이상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손님들 입에서 진국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손이 많이 가기는 오리탕도 마찬가지다. 기본 3~4시간은 뼈를 고아 국물을 내기 때문에 맛이 진하고 다른 가게와는 달리 강한 맛의 양념은 적당히 넣어 오리탕 본연의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조은기씨가 가게를 오픈하면서 정한 철칙 중 하나는 ‘집에서 먹는 음식과 똑같이 정성들여 만드는 것’. 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는 원효사 약숫물을 받아서 담그고 번거롭지만 김치도 매일 봄동으로 겉절이를 만들어 상에 올린다. 또 ‘한번 온 손님은 영원한 고객’이란 마음으로 흑염소 요리에 곁들이는 부추나 오리탕의 미나리는 무한 리필로 제공한다. 가족과 가게를 꾸리면서 초기에는 생각의 차이로 갈등도 조금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 빠른 시간 단골이 자리를 잡았고, 주민들의 각종 모임과 회식 장소로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게의 단골이자, 중흥3동 주민자치위원장인 김상호씨는 “오리탕이나 흑염소탕 한 뚝배기를 먹고 나면 만병통치약처럼 힘이 솟아 자주 찾는다”고 말한다. 
        조안 리포터annarbor11@naver.com
메뉴 흑염소탕(양탕) 9000원, 흑염소수육3만5000원中2만5000원,오리탕7000원, 오리탕大3만3000원, 오리로스3만5000원
위치 중흥3동사무소 건너편
문의 062-26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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