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못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게 더 싫어..”
KAIST 합격 창원 신월고 2학년 최병혁
KAIST에 합격해 조기 졸업을 앞두고 있는 창원신월고등학교(교장 전외열) 2학년 최병혁 군을 만났다. 밝은 표정과 명랑한 목소리의 중심엔 분명하고 확신 있는 로드맵, 도전과 패기의 성공 인자 및 독서량과 짝을 이룬 두꺼운 내공이 깔려 있었다.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 부단히 노력하며, 목표를 향한 첫 관문을 뚫고 새 출발에서 “못하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이 더 싫다”말하는 끈기와 열정의 청소년이다.
스스로 책을 통해 과학자의 꿈 발굴
간섭이나 강요 없이 때가 있다고 믿는 부모 아래서 한글도 늦게 깨치고 성적도 별로였던 병혁군이 과학에 눈뜬 것은 초등 3학년 때 책을 통해서였다. “책에 관심 갖게 되면서 과학 분야 책읽기에서 큰 흥미를 발견하기 시작했어요. 생물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았어요. 다른 것보다 생물 쪽 책이 빨리 이해 됐어요”라는 말처럼 독서를 통해 내재된 열정의 씨를 스스로 발견했고, 그 돋움을 바탕으로 6학년 때 경남교육청과학영재교육원에 입학해 생물학자로의 미래를 열어갔다. 교육원의 팀별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협력학습의 재미도 알아가며 생물 공부에 집중했고, 그런 집중은 계속 이어져 올림피아드와 과학동아리 발표대회, 경남 과학실험대회, 경남과학토론대회 수상 및 경남대표로 나간 전국대회에서 특별상을 받는 등의 두각으로 드러나고 증명돼 왔다.
좌절과 도전, 스스로 돕는자를 도와..
과학 좀 하는 아이라는 자만에 빠져 책읽기를 소홀히 하면서 교육청영재교육원 중학과정에 떨어진 병혁 군은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일찍 깨달았고, 반성과 함께 생물 공부에 더욱 몰입했어요”라며, 그 결과 중 2 때 창원대과학영재교육원과 경남대과학영재교육원 생물과 두 곳 다 합격하고 창원대과학영재교육원에 입학한 뒤 그제야 알게된 과학고에 가려는 마음을 냈다고 한다. “내신이 딸려 과학고는 안된다고 다들 말릴 때, 단 한 분 이근택 선생님(당시 토월중 생물 교사)만이 함께 애 써보자며 용기를 주셨어요. 낙방하고서도 힘을 잃지 않은 건 다 선생님 덕분이죠”라고. 조기졸업하고 대학가서 원하는 공부에 빨리 올인 하고 싶은 게 과학고에 가려던 이유였던 만큼, 일반고에 가서도 조기 졸업을 작정하고 내신과 스펙관리에 특히 신경 썼다. 올림피아드를 비롯해 각종 대회 수상, 과학정보탐색, 과학잡지기자활동 및 교내과학동아리를 만들어 기획과 리드역을 맡아했다. 계획과 추진력에 맞갖은 열성과 집중은 연구보고서 및 포트폴리오에 그대로 담아, 스펙에 있어 엄지손가락 세우게 했다. 그런 과정에는 절제와 극기가 따를 수밖에 없었고, 수학여행가서도 축제 때도 책을 들고 공부를 놓지 않는 모습이 친구들의 빈정거림을 사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근택 선생님께서 성공하면 너를 인정할 거야라는 격려로 곁을 지켜주셨어요. 제 인생을 바꾸신 분이라 생각해요. 선생님이 도와주는 학생이 얼마나 큰 힘을 받는지 이 기회에 꼭 말하고 싶어요”라며 이번 합격 소식도 선생님께 가장 먼저 알렸다한다.
포스텍 캠프에서 식물학자로 방향 잡아
병혁 군은 작년여름방학 한 달 간 참가한 포스텍 잠재력개발캠프에 참가해, 거기서 식물학자로서의 비전을 확실히 새겼다고 한다. “캠프에서 식물보건학연구 교수님 강의를 듣는 순간 여태까지 좋아하고 재밌어하고 관심을 키웠던 생물 지식 들이 분명한 목표설정과 만났다”는 것이다. 개척이 많이 필요한 식물연구를 통해 환경에 도움이 될 생각을 하면 가슴이 벅차다며, 좋아하는 과학자로 남홍길 김빛내리 안철수 교수를 꼽았다. 곧 만나게 될 안철수 교수에 대해선 “부와 권위를 뒤로하고 카이스트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는 길을 택한 것은 따라하고 싶은 모습예요. 학자로서의 의연함과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도 배웠어요”라 말한다. 보살피고 격려해주신 신월고 선생님들은 물론 신뢰와 긍정의 마음을 심어준 부모님께 가장 감사하다는 병혁 군. “겨울방학마다 삼국지를 반복 읽게 한 엄마의 가르침에 충실할 수 있었던 집안 분위기가 무엇보다 큰 힘이었던 것 같아요. 삼국지를 대여섯 번 읽었는데 그때마다 새로 깨닫는 바가 있었어요”라 덧붙인다.
머리가 나쁜 게 제일 큰 장점..?
중학교 때 좋아하던 여학생이 대원외고 갔는데 그 친구의 좌우명이 ‘내가 꿈을 이루면 다른 사람의 꿈이 된다’여서 그것마저 좋아한다는 병혁에게 자신의 장점이 뭐냐고 물었다. 긍정 마인드를 증명하듯 “머리 나쁜 거요”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다른 친구들은 30분이면 암기하는 것도 저는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머리가 안 좋아 포기할 게 아니라, 그래서 더욱 노력하는 거죠”라며, 실패해도 노력은 남아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스스로 다른 사람의 꿈이 되는 과정을 살겠노라는 다짐과 함께..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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