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없는 거실, 혹시 실천하고 계세요?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2달여의 긴 시간동안 나름대로의 계획과 거창한 플랜을 짜기도 하지만 언제나 걸림돌은 TV와 컴퓨터. 컴퓨터야 시간을 정해놓고 한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거실 TV에 모여 하루 종일 실실거리기 일쑤다. 겨울이라 춥고 마땅히 나가서 할 일이 없다면 TV는 하루 종일 아이들의 장난감. 책이라도 한 장 읽히고 싶은 엄마 마음과는 다르게 온종일 TV곁에 모여 든 아이들을 위한 특단조치, 거실에서 TV치우기. 시작은 어려워도 그 끝은 창대(?)한 장점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분당ㆍ용인 주부 3인방의 실전 스토리를 통해 올 겨울방학 거실 서재화를 도전과제로 삼아보면 어떨까?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용인 마북동 권미영 리포터
거실은 지저분해도 아이들은 잘~자란다
먼저 리포터의 집. 2년 전 이사를 오면서 짐을 들일 때 아예 거실에 TV를 배치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뭔가 이상하면서도 처음엔 눈치 채지 못했다. 새로운 집, 달라진 환경 때문에 거실에 TV가 없다는 사실에 크게 반발이 없었던 것. 대신 안방에 TV를 넣고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보자며 설득을 했다.
그전부터 TV를 없애기 위한 고심이 많았던 리포터. 아예 없앨까도 생각했지만 시류와 트렌드를 잘 알아야 한다는 리포터 직업 특성(?)을 빌미삼아 소극적인 변경만 했던 셈.
그러나 생각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거실에는 책장을 들여놓고 여기저기 흩어졌던 책들을 모두 모아 정리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 책 보는 횟수가 많아졌다.
한번 보고는 당연히 쳐다 보지 않던 책들도 꺼내보기 시작했다. 특히 5학년 큰 아이의 독서 습관은 많이 달라졌다. 화장실에 갈 때도 책을 가져가 읽을 만큼 책 읽기가 자연스러워 진것. 6살 둘째는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쌓아놓고 눈으로 보고(관찰), 놀이하고, 읽어 달라고 한다. 물론 둘째 책을 읽어주는 빈도도 확연히 늘어서 목은 조금 아프지만 기꺼운 부탁이라 가끔 꾀가 나도 읽어주려고 애를 쓰게 된다.
두 번째로는 아이들이 습관처럼 누르게 되던 TV 리모콘을 거의 안 찾게 된 것. 지금은 꼭 필요할 때나 영화를 볼 때만 가족이 안방에 모여서 TV를 본다. (참고로 리포터네 집은 IPTV)
단점이 있다면 거실이 초토화 된다는 점. 책장을 이것저것 모두 모아 책을 정리해도 갈 수록 많아지는 책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여기저기 쑤셔 박는 꼴이 마련. 아이들도 책을 꺼내보고는 대충 다시 올려놔 주기적으로 책장 정리를 하지 않으면 난장판이 되기 쉽다.
거실바닥은 아이들이 놀고 난 책, 장남감, 블록들로 어지럽지만 남자아이들이라 블록을 만들고 난 자리를 치우지 못하게 해 발 디딜 틈만 남겨 놓아진 거실이 일상.
그래도 아이들은 책과 자유로운 놀이가 가능한 거실에서 쑥쑥 자라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다.
<리포터 실전 TIP>
-이사를 하거나 인테리어를 새로 할 때 TV를 거실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
-거실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 장난감, 운동 기구 등을 배치한다.
-처음 익숙해질 동안 남는 시간을 아이들과 많이 놀아준다.
-TV의 허전함을 채워 줄 보드게임 등을 사다가 거실에 배치한다.
-습관적으로 틀던 TV 대신 라디오를 항상 틀어놓아 음악과 함께 지낸다.
-주말엔 아이들과 보드게임이나 책 등을 읽으며 함께 하려고 애쓴다.
분당 서현동 노영진 주부
5년 동안 거실을 서재처럼 쓰고 있어요, 불편함이요? 전혀요!
아들 원준이의 교육을 위해 거실에 TV를 없앴다는 노영진(40ㆍ서현동)주부. TV없는 거실 후의 가장 첫 번째 장점은 당연히 TV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가족 모두 거실 책상에 둘러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졌음은 물론, 아이가 어릴 때부터 거실을 서재화 했기 때문에 그만큼 읽은 책도 많다. 현재까지 5년 동안 거실에 TV없이 생활하면서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란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아이가 가장 밝고 넓은 곳에서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거실을 책장으로 꾸미고 남편과 제가 오히려 더 좋아하는 공간이 됐어요. 아이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의 책장엔 저와 남편이 즐겨 읽는 책으로 채워 넣었고요. 내친김에 책장 맞은편에 있던 소파도 없애고 책상을 들여놨더니 더욱 서재 같은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노 씨는 “어떤 사람은 집이 지저분해 진다는데 저희는 별로 지저분해지지 않더라”며 “오히려 읽다가 책상 위에 쌓아놓은 책들도 멋스럽게 보이고 책장과 책상을 화이트로 배치했기 때문에 환한 느낌을 준다”며 인테리어 팁을 귀띔한다.
“거실의 서재화는 불편한 것 보다 좋은 점이 더 많은 게 사실이구요. 처음엔 신랑도 반대했지만 지금은 적극 찬성이에요.”
하지만 약간의 단점도 있다는 노 씨.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 적응을 못 하는 문제와 특히 연세가 있는 부모님들은 조금 불편해하신다는 점. 그 외의 단점은 별로 없다는 노씨는 책장을 거실 사이즈에 맞춰서 주문 제작한 것이 거실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았던 방법이라며 노하우를 전했다.
<노영진 주부의 실천 tip>
-아이가 어릴 때 아예 TV를 거실에서 치우면 마찰이 적다
-남편을 위해 안방에 TV를 따로 마련, 취사 선택해 시청한다.
-거실 사이즈에 맞는 책장과 책상을 매치시켜 가족과 함께 책 보는 시간을 즐긴다.
-인터넷 가구점에서 거실 사이즈에 맞는 주문 제작 책장을 마련하면 보다 저렴하게 거실을 서재로 꾸밀 수 있다.
-현재 노영진 주부네 거실을 꾸민 제품은 ''꿈에그림가구''제품. 화사한 화이트 톤으로 매치해 거실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조금은 커버할 수 있다.
용인 죽전동 장지현 주부
아이가 어릴수록 TV와 컴퓨터는 멀리하는 게 좋아요
“어느 날 아이 아빠가 하루 생활 중 TV가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 한다며 TV를 치워보면 어떨까 제안을 하더라고요. 남들은 남편들 때문에 TV를 없애지 못한다는데 저희 집은 오히려 남편이 먼저 얘기를 꺼내 줘 고마웠지요.”
그렇게 우연히 시작한 TV 없는 거실은 장씨 가족들에게 99%의 장점을 가져다주었다.
회수로 4년째 TV 없이 살면서 초기엔 시행착오도 거쳤다.
“TV가 없는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저와 남편이 컴퓨터에 매달리게 된 거죠. 그러다 보니 또 자연스럽게 컴퓨터로 TV 내용을 다운받아 보기도 했고요.”
아이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한 시도가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과도기 현상. 얼마 지나지 않아 TV 없는 환경에 익숙해지더라는 것.
“시간이 많아지니 책을 보거나 아이들이 나가서 놀고, 그것도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놀이를 찾아 하더라고요. 물론 남편이나 저도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는 중 아이들을 발도로프 학교에 보내게 된 장씨.
학교 교육철학 상 TV를 보여 주지 않는 다는 것이 장씨 가족들의 생활과 일치됐다.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이 전날 TV를 보고 온 아이와 안본 아이는 딱 알아맞히세요.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와 산만함이 다르다는 거예요. 하루, 그것도 몇 시간의 TV시청도 그만큼 아이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증명되었던 거지요.”
3학년이 되는 큰 아이도 간혹 컴퓨터로 TV를 시청한 날은 괜시리 머리가 아프고 짜증이 심해진다는 걸 경험하고 나서 본인 스스로 영상 매체를 멀리하고 있다고.
“가끔씩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TV 멀리하고 컴퓨터 안 시키면 사회성 떨어진다고 얘기하시는데 아직 아이가 어려서 그렇게 다른 아이들과 동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고요. 컴퓨터도 고학년이 돼서 필요하다면 그때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영상매체에 뒤처지는 속도보다 아이정서의 상당 분을 잃는 것이 더 크기 때문이지요.”
장 씨 역시 엄마들 모임 등에서 대화에 소외될 때도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일침을 놓는다.
“모여서 항상 드라마 얘기만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것 아쉬워 TV를 다시 들여놓기는 싫어요. 장점이 99%인데 아쉬움 1%를 채우려는 건 욕심인 것 같아요. 하하하”
<장지현 주부의 실천 tip>
-처음에 무조건 TV를 치우면 아이들의 반발이 생길 수 있으므로 컴퓨터나 안방에 TV를 놓는 식으로 중간 단계의 과도기를 갖는다.
-거실엔 의도적으로 책을 넣기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가능한 필요 없는 가구는 치워버렸다. (참고로 장지현씨네 집은 1층)
-아이들이 좋아하고 반복해 읽는 책 위주로 정리해 놓고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도록 장난감도 많이 구비 하지 않았다.
한샘 분당수지점 백남선 대표의 거실 서재화 인테리어 tip
거실에 TV를 없애고 도서관을 꾸미면서 책 등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자칫 넘쳐나는 책 등으로 거실이 엉망이 될 수 있다. 이럴 땐 거실 전면을 빌트인 책장으로 꾸며책과 수납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한샘 분당수지점의 백남선 대표는 “요즘은 거실 전면을 책장이나 아트 월로 꾸미는 분들이 많다”며 “거실을 서재화 하면서 지저분해지 질 수 있는 단점을 슬라이딩 책장 문이 달린 가구를 이용해 커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가정에서 거실에 TV를 없애고 책장으로 많이들 꾸미세요. 요즘 트렌드가 그렇다 보니 분당 용인에서도 그런 콘셉트의 가구 주문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거실의 TV는 물론 소파도 치워버리고 거실 중앙에 아예 커다란 탁자를 놓고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또 보드 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경우도 많습니다.”
백 대표는 “거실의 활용이 점차 다양해지는 요즘, 다양한 거실 거구를 통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라이브러리 가구나, 시스템 책장 등을 이용하면 거실도 정리되고 분위기도 한껏 살리는 거실 인테리어를 완성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의 한샘 분당수지점 031-712-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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