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의 예술 교육... 공연문화 업그레이드
부천시 문화예술과 모니터 이현주(41)씨는 올해 부천시에서 열린 문화 행사 공연장과 전시회장을 참관하며 한 해를 보냈다. 2년 간 활동해온 그녀는 지난 해 12월14일 부천시청 대강당에서 공연된 어린이가족을 위한 특별공연을 마지막으로 2010년의 모니터링을 끝냈다. 작년 일 년 간 그녀가 작성한 문화예술 모니터링의 평가지표와 참관기는 총21건이다. 이제 현주 씨는 올 4월 열리는 진달래축제가 시작될 때까지 문화적 소양을 충전하며 휴식의 시간을 갖게 된다.
지역문화 현장 참여... 자부심 느낀다
“수능 이후 고3학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문화 공간과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하다. 부천시 주관의 문화예술제나 청소년을 위한 무료 음악회가 부천지역 고3학생들에게 저렴하게 제공되기를 바란다.” 위의 글은 지난 해 12월1일 복사골아트홀에서 열린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에 참관했던 이 씨가 평가지표에 올린 제안이다. 글 속에는 부천시의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녀는 공연을 즐기는 평범한 부천 시민이었다. 하지만 2008년 모니터 일을 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공연장과 전시장을 즐기는 것과 더불어 현장 상황을 잘 파악해야 했기 때문이다. 안내 데스크는? 객석 점유율은? 관객에 대한 배려는? 홍보는 어떻게? 무대 상태는? 관객과의 인터뷰를 포함한 모든 상황을 잘 살피고 결과물을 작성해야 했다. “2008년 지인의 권유로 모니터 사업에 참여했지요. 해보니 재미있었어요. 부천전역 공연장과 전시장을 돌며 일했습니다. 지금은 부천의 문화공간이 부족하고 문화예술이 불균형하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도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은 크답니다.”
부천의 문화예술...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그동안의 모니터링으로 부천시 문화예술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고 평가할래요. 작년과 같은 사업자의 공연을 올해 참관했을 때 프로그램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을 종종 발견되니까요. 이럴 땐 회의가 생깁니다. 애써 공연을 평가했는데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구나 하는 낙담 같은 거요.” 모니터는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사업 평가와 개선방안을 제공하고 문화예술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2년 간 참관했던 사업 중 대다수는 똑같은 운영을 반복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도 있어요. 부천예총의 찾아가는 작은무대 열린공연이요. 문화적으로 소외된 마을을 찾아가 공연하는 이 프로그램은 공연자와 마을사람이 하나 되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감동의 현장이었죠.” 현주 씨는 생활 속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쓰는 지원사업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보낸다. 그렇다고 다 좋게 평가할 수만은 없다. 똑같은 출연자에 순서까지 같은 내용으로 해마다 공연을 반복한다면 평가점수는 내려가고 개선방안에 대한 제안은 길어지기 마련이다.
기적의 엘 시스테마... 부천에도 필요하다
“왜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관객이 부족할까요?” 현주 씨는 이 점이 제일 안타깝다. 좋은 공연일수록 청중이 적은 예를 많이 봐왔다. 지원사업자의 홍보력일까, 관객의 수준일까, 기획력이 부족한 걸까? 대체 무엇이 문제인 지 그녀는 답답하기만 하다. “영국 어린이들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해 일주일에 5시간씩 투자한다는 자료를 봤어요. 우리 부천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러운 문화예술교육의 씨앗을 심는다면 예술에 대한 정서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베네수엘라 거리의 불우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선물했던 기적의 엘 시스테마 같은 어린아이를 위한 무료 문화예술교육이 확산돼야 공연 문화는 달라지고 관객은 자연스럽게 참여할 겁니다.” 그녀는 공연단체가 전봇대나 버스 정류장에 포스를 붙이는 등의 작은 홍보에라도 주력하면 관객 상황은 현재 같지 않을 거라는 제안도 펼친다. 플랜카드, 리플릿, 지역신문 간지, 홈페이지 등에 행사를 안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공연자가 일 년 간 꼬박 연습한 실력은 관객이 봐줘야 공연의 요건이 성립된다고도 했다. “내년에 열릴 찾아가는 공연에 마을 사람들의 재능 나눔을 배치해주세요. 부천이 만들어가는 창조도시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서 시작될 테니까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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