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손 맛 그대로

백반에 싱싱 생고기 그득 동구 장동銀江 한정식

지역내일 2011-01-03
아주 오래전 살았던 집. 학교를 다니고, 결혼을 해 집을 떠나기 전까지 살았던 집. 늘 머릿속에는 있으면서도, 한 번쯤은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늘 바라만보고 있었던 집. 예전의 나무 문 그대로, 들어가는 골목 초입은 주차장이 되었지만 지지고 볶던 문간방과 안채가 그대로 고스란히 있는, 옛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식당. ‘은강 한정식’은 바로 그런 집이다. 찾아 온 손님들을 배려해 마당을 둘러 길게 쳐져 있는 비닐과 그 안에서 쑥쑥 자라고 있는, 아직도 초록색을 유지하고 있는 마당의 화초들. 작은 툇마루와 연꽃이 그득한 사진 병풍. 먹는 속도에 맞춰 차근차근 들어오는 정갈한 음식들. 너무 빼어나게 세련되지 않아 더 정감이 가는 곳이다.
9년 째, 백반과 닭장 떡국, 굴 국밥, 한정식이 주 차림표다. 옛 맛 그대로 토종닭을 조선장 간을 해 삶고 장조림 된 닭 살만을 찢어 떡국에 넣은 것이 닭장 떡국이다. 쇠고기 귀하던 시절 귀한 음식으로 먹었던 기억을 되새기게 한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을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백반은 한정식 못지않다. 색깔도 선연한 붉은 쇠고기 한 접시가 입맛을 돋운다. 빙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며 젓가락을 대다보니 금방 고소한 맛에 숨이 넘어간다. 주인인 이동명 씨는 “우리 집에는 냉동 식재료가 아예 없다. 신선한 맛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새벽에 장을 보고 하루 분량을 구입, 소진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백반에 같이 나오는 떡갈비도 옛 맛 그대로이다. 조미료 맛이 느껴지지 않는 은근한 미각 자극이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조미료 맛을 밀어내기에 충분하다. 퓨전음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모든 음식은 조선장으로 밑간을 해 뒷맛이 개운하다.
집사람이 직접 조리를 한다. 직접 담군 김치, 기본 반찬들을 제외 하더라도 옛 음식 맛 그대로 생물만을 사용해 신선하고 싱싱한 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정식은 다른 집과는 달리 2인 이상이면 가능하다. 보통 한정식이 한 상으로 계산하는 것에 반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병어조림이나 갈치조림 등, 차림표에 없는 음식들은 하루 전 예약을 하면 먹을 수 있고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예약이 없으면 일요일은 쉰다. 연말연시 귀한 사람들과 같이 하는 모임도 가능하다. 12인, 20인, 30인 방이 근사하고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다.
범현이 baram8162@nate.com
메뉴 백반 1만2000원(2인이상). 한정식 2만원. 3만원(2인이상). 닭장떡국, 굴국밥 7000원
위치 동구 장동 51-4 전남여고 후문 복개도로
문의 062-227-5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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