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해맞이 행사 줄줄이 취소

파죽지세 구제역 확산 탓 … 동·서해안 넘어 제주까지 비상

지역내일 2010-12-31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 여파로 연말연시 열릴 예정이던 체육대회와 해넘이·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행사를 준비했던 지자체들은 허탈해하고 있고,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숙박업소와 음식점들은 울상으로 변했다.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경북에서는 동해안 지역 최대 해맞이 행사인 포항시의 ‘한민족해맞이축제’가 취소됐다. 포항 호미곶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해마다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규모 행사다. 해마다 영덕군에서 열리던 제야의 종 행사와 해맞이축제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강원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다 올해 처음으로 발생한 탓에 지자체들의 긴장감은 더욱 컸다. 정동진과 경포 등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를 지닌 강릉시는 모래시계 회전식과 불꽃놀이, 체험행사 등 당초 간소하게 치르려던 일체의 해맞이 행사도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석시도 새천년 도로와 삼척해변 등 4곳에서 열기로 했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홍보물 수거에 들어갔다. 동해시의 추암과 망상 해변의 해맞이 행사도 전면 취소됐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4월에 이어 22일 구제역 확정 판정을 받은 김포시는 연말까지 100인 이상이 참여하는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구제역이 전역으로 확산된 파주시 고양시 포천시 등 경기북부지역은 해넘이 해맞이 행사 대부분이 취소됐다. 양평군은 내년 1월 초부터 예정이던 군수의 새해 읍·면 방문도 연기했다.
구제역 여파는 서해안까지 번졌다. 충청지역은 아직 구제역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올해 초 충주와 청양 등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심각한 피해를 경험한 탓에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마량포구 해넘이·해돋이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마량포구는 일몰과 일출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보령시도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인 대천해수욕장에서 열려던 해넘이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충북 음성군도 제야의 타종 행사와 해맞이 행사, 중부4군 족구대회 등을 모두 취소했다. 30일 열리는 송년음악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외지 입장권 구매자에게는 환급을 해주는 등 행사 참여를 막기로 했다. 충주시는 내년 1월부터 진행하려던 영농교육을 무기한 연기했다. 보은·옥천·영동군도 신년맞이 행사 개최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구제역의 마지막 청정지역으로 남아있는 제주도도 구제역 차단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관광객을 통해 구제역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목장 주변 올레길을 폐쇄, 출입을 금지시켰다. 공항과 항만에서도 관광객과 반입차량에 대한 소독이 강화됐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조류독감과 신종플루에 구제역까지 각종 전염성 질병 때문에 지역 행사와 축제들이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신일 최세호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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