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직접 일하며 자립의 힘 키우는 ‘장애인 직업재활원’
내 작은 손길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됩니다~
아무리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도 멀리서 비취는 작은 빛 하나를 이길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빛의 힘이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해도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다. 해가 갈수록 기부문화와 자원봉사자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세상이 어둡지만은 않은 것이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일제히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무리가 보였다. 바로 (사)마가렛직업재활원 입소자들이다. (사)마가렛직업재활원 윤광수 원장을 만나 더불어 살아가는 기부문화와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애인 70%가 실업자, 자립 위한 길 열어야
(사)마가렛직업재활원 윤광수 원장은 “이곳은 성인기 정신지체인을 위한 직업교육과 사회통합훈련을 하는 곳입니다. 직업을 갖고 사회의 한구성원으로 독립된 생활을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지체라서 화장실 가는 것 하나 가르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다보니 일을 한다고 해도 단순노동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라도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행운입니다. 등록 장애인이 원주에만 1만5천 명인데 그 중 200여 명만이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장애인 70%가 실업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한다.
자원봉사자 민 모(53·태장동)씨는 “세상살이에 지치고 어려울 때마다 이곳에 와서 봉사합니다. 함께 일하다 보면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고 가죠. 건강하고 직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라고 한다.
(사)마가렛직업재활원은 총 35명이 생활한다. 모두 1~2등급의 정신지체인이며 지적, 언어, 간질 등 중복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가족이 돌보기도 힘든 장애를 가지고 있어 취직은 꿈같은 일이다. 이곳에 있는 입소자들은 직업재활원에 오는 것이 사람과의 유일한 만남이며 외출이다.
정신지체인들은 단순노동이지만 한번 일을 익히면 몰입한다. 일을 통해서 자존감도 높아지고 가족도 사생활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어 직업재활원의 역할은 크다.
윤광수 원장은 “아동복지시설에서 일반적으로 18세까지는 돌봐줍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나가야 합니다. 갈 곳이 없고 자립이 가능하지도 않은 정신지체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마가렛직접재활원은 18세 이상 성인기 정신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입소가 가능합니다”라고 한다.
직업재활원에 입소를 원하는 경우 입소 의뢰를 전화나 방문으로 확인 후 상담 및 초기면접을 한다. 면접을 마치고 판정 회의를 거쳐 입소를 결정한다. 필요한 서류는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과 주민등록등본 1부, 건강진단서1부가 필요하다.
●소외되는 지적장애인, 외면당하기 일쑤
윤광수 원장은 기상청에서 근무하다 일을 정리하고 사회복지에 뜻을 두게 되었다. 다시 사회복지를 공부한 윤광수 원장은 노인복지시설을 거쳐 (사)마가렛직업재활원을 운영하게 됐다. 1~2등급의 정신지체인들이 사회의 한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자립할 수 있는 경제활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직업재활원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정신지체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다. 화장품이나 문구류를 단순 조립하는 일이나 세탁 또는 신문에 전단지 등을 끼워 넣는 접지 정도다. 그나마도 일을 주려고 하지 않아 일감을 얻어오기가 쉽지 않다.
(사)마가렛직접재활원은 더군다나 다른 기관과 달리 종교기관도 아니고 사업가의 특별한 후원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3년 전만해도 갈 곳이 없어 고생하다 다행히 지금 이용하고 있는 구 반곡동사무소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비록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용하지만 머물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얼마 전 (사)마가렛직업재활원에 기쁜 소식이 들렸다. 내년부터는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돼 큰 짐을 덜은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 시설이라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지체장애와 달리 지적장애인들은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이 돕지 않으면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임금이 많지 않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달을 일해도 10만 원을 겨우 가져가는 형편이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면 조금 형편이 나아지는 정도다.
일반인들의 편견이 유달리 많은 정신지체인들은 유독 지체장애인보다 소외돼 있어 활동영역이 넓지 않다. 자신의 몫을 요구할 줄도 모르기 때문에 전적으로 주위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외면당하기 일쑤다.
정신지체인 스스로의 힘으로는 밝은 빛을 낼 수 없다. 사물을 인지하는 능력도 떨어지며 일을 결정할 수 있는 결정 인지도가 낮아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사람 한 사람의 작은 빛이 모여 세상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큰 빛이 되듯이 많은 기부문화와 봉사의 힘이 모아진다면 소외된 사람이 한명도 없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다.
●직업재활원 후원 안내
기금과 물품, 자원봉사로 후원할 수 있다. 기금은 자동이체를 통해 편리하게 할 수 있다. 통장, 도장, 주민등록증, 후원계좌번호를 가지고 거래은행을 방문하면 연결된다.
이외 물품은 간식으로 빵 음료수 과자 과일 떡 등이며 세탁물품인 세제 비누 섬유유연제 락스 등 소모품으로 후원할 수 있다.
직업재활원은 장애인들이 직접 노동을 통해 임금을 가지고 간다. 그러나 능률이 오르지 않아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일손을 도와 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한 곳이다.
한글 수학 영어 미술 음악 등의 기초학습 프로그램을 도와줄 자원봉사자와 요리하기, 쇼핑하기 등의 자립생활 프로그램을 도와줄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응 프로그램으로 편의시설 이용, 교통수단 등을 도와줄 자원봉사자와 여가생활 프로그램인 배드민턴 컴퓨터 영화관람 등을 도와 줄 자원봉사자, 직업생활 프로그램인 세탁 다림질 문구조립 보조 역할을 해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원주 장애인 직업재활원 안내
(사)마가렛직업재활원(강원 원주시 반곡동 440-1 문의 : 745-5552 계좌번호 농협 307815-51-145546)은 특히 지적장애인들만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기금 및 자원봉사자들의 후원이 절실하다.
이외 천사작업활동실(원주시 봉산동 753-1 문의 : 748-0107), 해명장애인보호작업장(원주시 태장2동 1720-57 문의 : 734-6161), 원주시장애인보호작업장(원주시 호저면 광격리 628-2 문의 : 731-7863), 장애복지관작업활동실(원주시 단구동 1486-2 문의 : 766-5997) 등이 장애인직업재활원이다. 자세한 것은 원주시청 장애인 복지시설 열람을 참고하면 된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po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