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 이런 건 절대 쓰지 마라

지역내일 2010-12-23



 (주)씨앤씨학원 
 신 원 식 대표
 02)2643-2025

입학사정관제하에서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건 매우 중요한 어필 요인이다.
입학사정관제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든 지원자가 그 글대로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쓴다면 그건 문제다. 많은 자기소개서 중에서 눈에 띄려면 차별성이 아주 중요한데, 남들도 다 아는 방식으로 쓰면 차별화가 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쓰는 사람들은 그렇게 다 같이 제외될 확률도 높아진다. 
 차별화에 실패한 자기소개서는 잘 쓴 게 아니다. 결국 자기소개서 잘 쓰는 방법이란 건 없다. 그저 자기 소신껏 솔직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쓰면 그게 베스트다. 다만 “쓰지 말아야 할 내용과 형식”은 분명히 있다. 최근 입학사정관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을 하고 많이 신경을 쓰지만 정말 떨어지기 딱 좋게, 안 쓰니만 못한 자기소개서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이 장에서는 자기소개서 잘 쓰는 법을 이야기하기보다 꼭 피해야 할 자기소개서의 류에 대해 조언하고자 한다. 먼저 지원하는 학교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자기소개서를 쓰는 학생들이 많다. 입학 사정관은 다 그 학교의 애정을 갖고 그 학교를 빛내줄 인재를 찾는 사람들인데 어느 학교에다 지원을 해도 괜찮을 그런 두루뭉술한 소개서는 이 자기소개서로  A학교부터 Z학교까지 다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는 것과 같다. 학교 이름은 반드시 쓰되, 정확하게 써야 한다. 명덕외고에 쓰면서 명덕고라고 쓰는 학생도 있고, 하나고에 쓰면서 하나외고 라고 쓰는 학생도 있다. 외국어대에 지원하면서 끝 인사로 자랑스러운 한양인이 되고 싶다고 쓰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꿈과 비전을 위해 귀 학교를 지원하다고 해놓고 귀 학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경우도 결코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겉으로만이라도 강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꿈은 대원외고를 가는 것이었지만 여러 가지 현실을 고려해 귀 학교를 지원한다. 솔직히 꿈은 의대를 가는 거였지만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등등 매우 솔직하고 쿨 하게 보이고 싶을지는 몰라도 결코 입학 사정관의 마음을 흔드는 자기소개서는 아니다. 다른 학교와 관련된 꿈이나 포부는 싹 지워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사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성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사진을 넣는다면 좋다. 그래도 왠지 불안한 요소인데 그 사진을 얼짱 각도로 찍은 폰카를 삽입하거나 그로테스크한 전위적 사진으로 자신을 각인 시키겠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다. 각인은 될 수 있다. 하지만 감정으로 각인될 뿐이다. 10대 후반이라면 진지할 때와 재미있을 때 정도는 구분하는 눈치가 있어야 한다. 
 ‘신세대답게 신세대 용어를 써도 되겠지?’, ‘고리타분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보이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입학 사정관은 학생과 일촌 관계가 아니다. 나보다 더 훌륭한 다른 사람을 뽑기 위해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그 분들의 마음은 긴장과 진지함으로 가득한다 그런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감사!!. 00 외고 완전 좋아요, 꼭 뽑아주삼", “실력은 부족해도 ㅠ.ㅠ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와 같이 이모티콘을 많이 활용한다. 가뜩이나 누구를 떨어트려야 할지 고민인 입학 사정관에게 탈락시킬 명분만 던져줄 뿐이다. 

 솔직함은 또 다른 장점의 표현이 되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아침잠이 많은 편인데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생활 습관도 고치겠다”고 하는 사람은 솔직한 사람이고, “성격은 좋지만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사고도 많이 쳤지만 고쳐보겠다”고 쓰는 사람은 이 학교에 들어가서 사고칠 수도 있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들린다. 솔직하게 표현하되 허용될 단점만 공개해야 한다. 
 또 반말로 자기소개서를 쓰는 학생도 있다. 무언가 임펙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입학 사정관이 학생보다 나이 많을 확률은 100퍼센트다. 반말로 쓴 글은 은연중에 불쾌함을 준다. 
 타이핑 실수도 실력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맞춤법과 관련한 오타는 특히 더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난 억울한 오타일지 모르지만 기본이 안 돼 있는 학생으로 오인받기 딱 좋고 기본이 안 돼 있는 학생을 뽑고 싶은 학교는 없다. 결국 미래의 큰 일을 할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게 선발자의 마음이라면 큰 일을 하기 전에 큰 실수를 할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무언가 글을 쓰라고 하면 매우 어려운 문장을 나열하면서 자신의 지적 수준을 과시가 아닌 지적 수준의 부족함을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딱 그렇게 보인다. 별 상관없는 아니 상관있는 이야기라도 장자의 호접지몽이니 평행우주론이니 하는 글로 억지스럽게 이어가려는 자기소개서는 안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또 “광고홍보학과에 지원하면서 홍보는 공중과의 관계를 잘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는 식의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꽤 진지하게 하는 것도 결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없다.
  "많이 부족합니다", "아는 것 하나도 없습니다", "잘하는 것은 없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말은 얼핏 들으면 훌륭하고 겸손한 학생의 미덕 같지만 이왕이면 잘하는 것도 좀 있고 부족하지 않은 학생은 없나 하고 찾게 된다. 그렇게 겸손하게 쓰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부족한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의 대한 논리적인 이유를 빼서는 안 된다.
(주)씨앤씨학원 대표 신원식 저서 “공부 제대로 하는 학생, 공부에 휘둘리는 학생”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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