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몸은 커졌으나 정서적·심리적으로 나아가서는 영적으로 퍽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수가 흔하다. 살다보면 여러 굴곡들, 즉 갈등 대립 위기를 겪기 마련인데 그럴 때마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법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반응하기에 문제가 많다. 다음이 그 특징들이다.
그들은 고립적이다. 다른 사람들 특히 권위가 있는 사람이나 윗사람들 앞에 서면 너무 두려워하고 잘 어울리지 못한다. 화난 사람을 보면 너무 무서워한다. 자신을 보호하느라고 남들을 기분 좋게 하고 기쁘게 하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느라 정작 자신의 어려움이나 약점을 보지 못한다. 남들과의 관계에서 늘 인정받으려고 하는 동안 자신을 잃는다. 비평을 들으면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떤다. 감정을 논리화하느라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부모의 대를 이어 자신이 또한 알코올중독이 되기도 하고, 알코올중독인 사람과 결혼하는 수가 흔하다. 알코올중독이나 일중독 같은 강박적인 특성의 사람들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끌린다. 버림받는 두려움을 피하기 위하여 일에 빠지거나 다른 강박적 활동에 몰두한다.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알코올중독에 준하는 다른 중독에 빠진다. 늘 자신을 희생자의 입장에서 본다. 지나친 책임감으로 자신보다는 타인을 먼저 걱정한다.
자존감이 낮고 자신을 가혹하게 평가한다. 자신의 신념을 믿고 주장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래서 남의 말을 잘 따른다. 상황을 주도하여 이끌기보다는 늘 상대의 행동에 반응하는 편으로, 상대가 상황을 주도하게끔 만든다.
버림받을까 두려워한다. 지나치게 의존적이라, 버림받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달리느라 모든 것을 바친다. 바람직하지 않은 어떤 상대와 불안정한 관계를 선택하고 지속한다.
알코올중독이나 다른 역기능적인 가족병은 자녀들을 공동 희생자로 만든다. 즉 전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이 질환의 특성인 부정, 빈약한 대응 기술, 낮은 문제 해결 능력, 역기능적으로 관계 맺기 같은 특성을 그대로 갖게 한다. 어려서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성인이 되어서는 그 감정을 묻고 사는 것을 배운다. 조건화를 통한 이런 습관의 결과로 연민과 애정을 혼동한다.
더욱 더 문제인 점은 무슨 일을 하던 흥분에 중독되어, 차분히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매사에서 끊임없이 들뜬다는 것이다.
신 정호 (연세 원주의대 정신과 교수,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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