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만지고, 듣는 생생한 과학 교육의 현장을 가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학기 중에는 해보지 못했던 학습이나 활동을 찾는 학생이 많다. 최근에는 교육의 목표가 단순한 문제풀이에 강한 학생보다는 문제의 근원을 묻고 탐구하여 창의적 사고를 지닌 인재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다보니 이론, 실험(실습), 확인, 피드백으로 이어지는 과학 강좌에 대한 관심이 무척 커졌다. 그러나 교과에 한정된 문제풀이 위주의 학원식 프로그램 말고 만물의 본질에 대하여 질문하고, 탐구해가는 커리큘럼을 지닌 교육기관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하지만 양천구 목동에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부모들 사이에 너무나 유명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과학기술부 인가 비영리 공익재단 21세기생명과학문화재단(이사장 정구민 박사)에서 운영하는 생명과학박물관이다.
서울대 “과학의 기본이 안 되는 학생은 뽑지 않아”
각종 통계에 의하면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에 속한다. 과학기술계 연구원 수는 미국, 일본, 독일에는 뒤지지만 캐나다와 이탈리아는 추월하여 세계 10위권 이내다. 이 정도면 과학기술 선진국이라 자부할 만하다.
하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인 물리학자 오세정 교수는 지난 10월 24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굿 소사이어티’ 주최 토론회에서 한국 과학기술 역량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질적 수준의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서울대 자연과학대와 공과대학에 대한 해외 석학들의 학부(과)별 평가를 소개했다. 해외 평가단은 공통으로 서울대가 이공계 분야에서 세계 수준의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은 달성하였으나, 세계 학계를 이끄는 초일류 대학(world-leading university)은 되지 못했다는 지적. 그러면서 오 교수는 “앞으로 서울대는 과학의 기본이 안 되는 학생은 입학을 시키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서울대의 발표인 만큼 앞으로 과학실험전문화 교육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나라 과학교육실험 교육의 부재를 해결해 가고 있다는 21세기생명과학문화재단의 과학실험전문화 교육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터이다.
깊이 있는 과학 수업 진행하는 3년 과정 프로그램의 탐험단
목동의 목운초 4학년에 재학중인 김 모군은 올해 1월 생명과학박물관의 ‘생명과학탐험단’ 에 입학했다. 김 군의 어머니는 “중학교 수준을 뛰어 넘는 내용, 깊이 있으면서도 흥미 있는 진행에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김 군은 활동의 하나로 알을 받아 부화한 메추리를 키웠을 때 가장 즐거웠다고 한다. 지금은 생물학자로 진로를 결정하고 일주일에 한번 돌아오는 탐험단 수업을 가장 즐겁게 기다린다. 올해 민사고에 입학한 김 모군. 중학교에 다닐 때는 중간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특히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데. 김 군 역시 생명과학탐험단으로 3년간 활동했고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 군은 진학 이후 자발적인 탐험단 홍보도우미가 될 정도였다고.
수준 높은 장비와 기자재를 활용
탐험단의 어떤 점이 이 아이들을 과학의 길로 이끌었을까? 이에 대해 박주환 부장은 “아마도 생명과학분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화학, 물리, 동식물, 인체를 비롯해 곤충, 세포, 기초과학 분야까지 두루 두루 다루고 있어서가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또한 대학원, 대기업 연구소에서나 이용 가능한 고가의 장비와 기자재를 사용한 깊이 있는 실험, 실습을 경험해 보는 것이 이론을 넘어선 생생한 공부가 된다고 설명했다. 탐험단은 학교 교과과정에 나오는 실험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실험, 실습이 진행된다. 실제로 2~3년 차에는 대학원 수준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수업은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점차 아이들은 생명체의 신비함을 알고, 소중함까지 갖게 된다. 그러면서 탐험단 지도선생님이 시키지 않아도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등 자연스럽게 과학에 빠져들게 된다.
유아부터 중학생 대상의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탐험단의 교육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이상에서 중학생까지다. 교육은 월 4주제 1년 단위 과정으로 1월에서 12월까지 수업이 이루어진다. 1~3년차로 단계별 진학한다. 접수는 2년 전부터 대기자로 등록할 수 있다.
탐험단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운 저학년이라면 ‘호기심 교실’을 둘러볼만 하다. 기초반은 초등학교 1학년이며, 응용반은 2~3학년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그 아래 유아의 경우 ‘감성과학놀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간혹 유아 때는 부담되지 않는 놀이 수업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계시나, 그건 유아들의 학습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유아 시기와 초등학교 때부터 과학처럼 문제의 본질을 파고드는 훈련에 익숙해지면 학년이 올라가서 폭과 깊이가 부담되는 학습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특히 과학분야의 공부습관은 자기주도적일 수 밖에 없기에 최근 관심을 더욱 받고 있기도 한다.
문의 02-2648-6114, 070-7605-5300-2 / 홈페이지 www.biom.or.kr
***“보고, 만지고, 느껴보는” 겨울방학 특별 프로그램
아직 본격적인 탐험단 활동이 낯설다면 우선 겨울방학 특별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길 권한다. 유아부터 중학생이 대상이며 원리탐구와 실험실습 중심으로 진행된다. 12월 28일부터 1차 특강으로 시작해 2월 25일까지 6차 특강이 이어진다.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마련된 주제에 따라 골라서 신청하면 된다. 유아에게는 동물만지기, 인체 관련 수업이 인기이고, 초등 저학년은 곤충 수업과 요리 속 과학 수업이, 고학년은 영화 속 물리, 과학수사대 등에 수강생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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