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아토피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부분이 소아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소화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최근 고등학생 이상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소아아토피와 달리 성인아토피의 발병원인은 스트레스나 식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성인아토피는 무관심으로 적절한 치료시기를 넘기면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난치성피부치료전문 하늘마음한의원 이일신 원장은 “성인아토피는 소아아토피보다 치료가 까다롭다. 치료기간도 길 뿐만 아니라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 ‘낫겠지’하며 방치하는 일도 있는데 그랬다간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진다. 때문에 반드시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한다.
장이 새면 피부도 샌다
성인이 돼서 아토피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어릴 때 아토피를 앓은 경우다. 통계에 따르면 소아아토피 환자 중 성장하면서 아토피 증상이 사라졌다가 성인이 돼서 다시 발병하는 경우가 25%에 이른다. 무엇보다 소아아토피는 성장과 더불어 자연 치유되기도 하지만 성인아토피는 잘 낫지 않는다. 방치할수록 악화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 다음이 사회생활에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오염된 생활환경, 식습관을 꼽을 수 있다. 성인아토피치료가 흔히 ‘자신과의 싸움’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주변 환경변화와 스트레스요인제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밝혀진 원인으로는 ‘새는 장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 있다. 말 그대로 장이 새는 것을 말한다. 이 원장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소)장 점막이 손상된 것이다. 그 틈으로 각종 독성물질과 소화가 덜 된 큰 분자의 단백질이 유입돼 면역체계를 무너뜨리고 몸의 곳곳에 염증과 질병을 발생시킨다”고 전한다.
이는 식습관과도 연결되는 문제인데 각종 가공식품과 정제된 탄수화물 과잉섭취와 섬유질 부족 등으로 유발되기 쉽다. “각종 효소가 풍부한 자연 그대로의 식품섭취가 줄고, 익혀 먹는 음식이 늘면서 장이 유해요소에 노출된 것”이라는 이 원장.
잘못된 정보가 병 키워
소아아토피가 팔이나 무릎 뒤의 혈액이 정체되는 곳에 병변이 잘 나타난다면 성인은 주로 얼굴이다. 그러나 팔 다리 배 등 부위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에게 나타나는 유두습진은 성인아토피 만의 특이한 사례다.
아토피치료방법은 피부과나 한의원 수만큼 각양각색이어서 환자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성인의 경우 인터넷에 소개된 민간요법이나 잘못된 치료법 등으로 자가 치료하다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쉽게 증상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는 스테로이드제재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당장 좋아지는 것 같지만 사실은 피부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려 재생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때문. 스테로이드제재를 오래 사용한 환자일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성인아토피도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이 소양증, 즉 가려운 것이다. 가려움이 심할수록 밤잠을 못자 집중력이 저하되고, 체력과 면역력도 동시에 떨어지게 된다. 이 패턴은 다시 주위를 산만하게 만들고 업무능률을 저하되며 신경질적으로 변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인체면역력 강화로 치료가닥 잡아
최근 아토피 치료는 인체면역기능을 강화시켜 피부재생력을 되살리고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그래서 원래부터 사람이 체내에 가지고 있는 생체 에너지를 이용하는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는데, 고주파에너지를 몸 속 깊숙이 침투시켜 생체 열을 발생시키고 체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근본치료인 셈이다.
가려움증을 가라앉히고 상처 난 피부를 재생시키기 위해 광선요법을 병행하기도 하는데 ‘PDT’라는 특수광선을 환부에 조사한다. PHD광선도 피부염증을 완화하고 원활한 혈액순환과 피부 재생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원장은 “성인은 소아와 치료법이 약간 다르다. 특수한 치료법을 적용하지 않고, 소화기와 간 기운을 끌어올리는 침과 발효효소가 다량 함유된 생식이나, 어혈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탕약만으로도 상당히 좋아지는 경우를 종종 발견한다. 소화기 문제가 아토피로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한다.
성인아토피치료는 환자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 잡아 6개월이면 완치가 가능하다.
도움말: 하늘마음한의원 이일신 원장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아토피 치료기-마스크와 모자 벗던 날
여대생 김oo 씨(22세). 초3 아토피 발병, 완치 후 고3부터 재발. 발병부위:얼굴 목 손 발 배 등 다리 팔
“모자에 마스크까지 끼고 다녔죠. 반팔은 엄두도 못 냈고요. 치료 한 달 만에 이젠 얼굴 드러내고 다녀요.”
고3, 엄마가 편찮으시면서 집안 살림까지 맡아야 했다. 그 스트레스 탓인지 완치됐던 아토피가 재발하기 시작했다. 온 몸이 상처로 얼룩졌다. 얼굴은 물론이고 안 그런 곳이 없을 정도 였으니.
외모에 한참 신경을 쓸 무렵이었다. 그러나 얼굴까지 가리고 다니니 사람 만나는 게 힘들었다. 무엇보다 지나가다 다시 돌아보는 그 시선이 너무 싫었다.
특히 겨울이 시작되면 내 몸은 가려움과의 싸움이었다. 밤새 깨지 않고 자는 게 소원이 됐다. 피가 날 때까지 긁기도 많이 긁었다. 가렵다 보니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고 잠을 제대로 못 자니 체력도 떨어지고 신경이 예민해졌다. 덩달아 살은 자꾸 빠지고 다시 체력이 떨어지고 예민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됐다.
대학 입학 후에도 남자친구는 생각도 안 해봤고 졸업 후 취업까지 생각하니 한숨만 나왔다.
그 시절 종합병원은 물론이고 안 가본 피부과가 없었다. 유명하다는 한의원은 서울까지 쫓아다닐 정도였다. 그런데 모두 잠시였다.
스테로이드제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피부과 연고를 안 바를 수 없었다. 당장은 좋아지니까. 점점 더 많이 발라야 했고 또 바를 때 뿐 이었다. 다시 나빠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유명 한의원치료도 효과를 의심케 했다. 민간요법이라도 찾아볼까 인터넷을 뒤져도 말하는 사람마다 달랐다.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구나 좌절했다.
운명인가. 더 이상 치료가 안 된다고 스스로 포기할 즈음 하늘마음을 알았다. 특히 치료사례 동영상자료를 보면서 ‘나 보다 더 심한 사람도 있네’ ‘정말 완치된 사람이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속아보자 싶었다.
바르던 연고를 끊었다. 반동현상으로 증상이 몇 배나 심해졌다. 오한과 발열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사람들이 ‘무슨 일 있느냐’ 할 정도로 부었다. 보통 28일 주기로 반복되는 피부순환 주기도 나는 단 6일이었다. 온몸이 각질로 뒤덮였다. 그래도 참았다. 하늘마음에서 권한대로 식습관을 바꾸고 PDT광선요법과 심부온열치료법, 침과 한약을 병행했다.
그러기를 한 달.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이젠 얼굴 내 놓고 다닌다. 아직 벌건 기운이 많지만 온 몸을 뒤덮었던 각질도 손 마디마디 진물도 없다. 한의원에선 1년 정도를 치료기간으로 잡고 있지만 그럼에도 난 여기서 희망을 본다.
꾸미기 좋아하고 예쁜 것 좋아하는 나, 말간 쌩얼도 한여름 비키니도 세련되게 화장한 내 모습도 이젠 멀지 않았으리라 기대에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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