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 이야기

지역내일 2010-12-16

태양이 시름시름 힘을 잃어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태양이 힘을 잃어감에 따라 기온도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동지라고 합니다. 양력으로 12월 22일 또는 23일 경에 태양이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과 황경 270도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때가 동지입니다.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고 예로부터  ‘작은 설’이라고 하여 큰 명절로 지내왔습니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을 명절로 삼은 이유는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한다는 역설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음의 기운이 극대화되면 양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 대자연의 이치지요.
동짓날 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동지 팥죽입니다. 예전에는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가까운 이웃과 나누어 먹기도 하고, 대문과 집 안팎 이곳저곳에 뿌리기도 했습니다. 팥죽의 붉은 색이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토속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팥죽은 새알심이라는 단자를 넣어서 함께 끓이는데, 이를 지방에 따라서 옹심이 오그랭이 옹시래미라고도 부릅니다. 새알심은 우리 민족의 건국신화에 나오는 난생설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 가야를 건국한 김수로, 신라의 석탈해 등 낯익은 신화들이 모두 알과 관련이 있지요. 알은 생명의 탄생을 상징합니다. 동짓날 자기 나이 숫자대로 새알심을 먹어야 비로소 한 살을 더 먹게 된다는 풍속도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새알심은 시들었다가 다시 생명력을 회복하는 태양을 상징하기도 하고, 천신(天神)의 대리자인 새의 알이기도 하며, 다산을 상징하는 닭의 알이기도 하고, 생명과 풍요를 상징하는 곡식의 씨알이기도 합니다. 새알심은 생명의 탄생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며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것이지요. 
한의학적으로 팥은 심장과 소장의 기능을 개선해 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팥은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며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고 해독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각기병이나 황달 종기 당뇨병 등의 치료에 씁니다. 팥죽이나 팥밥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때문에 변비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우려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건강식이 됩니다.
한해가 마무리 되어가는 동지 즈음에 팥죽을 나누어보면 어떨까요. 건강도 돌보고 이웃과 정을 나눔으로써 몸과 마음이 훈훈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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