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추천 - 댕이골 전통음식거리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
“이 깊은 맛∼”, 솥뚜껑 때문이야 녹차 때문이야!
보성에서 녹차 먹여 키운 오리와 돼지 전문으로 취급
우연히 들른 식당의 음식 맛이 기대 이상일 때가 있다. 거기에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마음에 든다면…. 사동 댕이골 전통음식거리에 있는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이 딱 그런 곳이었다. 보성에서 녹차를 먹여 키운 오리고기와 돼지고기를 솥뚜껑에 구워먹을 수 있는 이 집. 고기 맛은 물론이고 각종 밑반찬에까지 정성을 쏟는 주인장의 정성에 단골이 된 곳이다.
밑반찬만으로 식당 차려도 되겠어요
처음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을 찾은 건 몇 주 전이다. 모처럼 댕이골에 들렀다가 생소한 간판이 있어 들어갔다. 오픈 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데다 저녁치고는 이른 감이 있는 오후 4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식당 안은 크게 분비지 않았다.
자리를 잡고 오리를 시킬지 삼겹살을 시킬지 메뉴를 고르고 있는데 사장님이 한마디한다. “솥뚜껑이 크기 때문에 오리와 삼겹살 한꺼번에 시켜서 구워먹어도 돼요. 생오리 2인분에 훈재오리와 삼겹살 드릴까요.”
사장님의 추천대로 주문을 하니 밑반찬이 나왔다. 더덕무침, 갓김치, 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 물김치, 묵은지…. 고기전문점 치고는 제법 푸짐한 밑반찬들. 맛은 어떨까. 습관처럼 밑반찬을 하나하나 맛을 봤다. “놀랍다.” 고기전문점에서 서브로 나오는 밑반찬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더덕 고유의 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더덕무침,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갓김치, 유난히 맛있는 장아찌들. “사장님 이 반찬으로 백반집 차려도 되겠어요”했더니 사장님 쑥스러운 듯 웃는다.
사실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의 밑반찬들은 조금 특별하다. 강원도가 고향이라는 사장님이 지난 여름 인근 지역을 돌며 직접 구해온 재료들을 이용해서 손수 담그고 숙성시킨 것들이다. 식당 1층에 15제곱미터(5평정도)의 대형 냉장고가 있는데, 이 곳이 각종 밑반찬들의 저장고이자 사장님의 보물창고다.
솥뚜껑에서 익는 고기 소리부터 다르다
밑반찬에 정신팔려있을 때쯤, 고기가 나왔다. 두툼하게 썬 삼겹살, 유난히 신선해 보이는 생오리. 솥뚜껑 한쪽에는 삼겹살을 올리고 한쪽에는 오리를, 그리고 아랫부분에는 묵은지를 올렸다. 좋은 고기는 익는 소리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지지지∼” 소리내며 익는 오리와 삼겹살, 그 소리만 들어도 절로 침이 ‘꿀∼ 꺽∼’ 넘어간다. 고기는 기름이 솥뚜껑 아래로 ‘쪽’ 빠지고 노랗게 익었을 때 먹어야 제맛이 난다.
상추에 각종 쌈 야채를 올리고 고기 한 점에 쌈장을 찍어 입으로 직행…. 기름기가 빠져서 그런지 정말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오리나 돼지고기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없다. 이번에는 묵은지에 고기 한 점. 맛있다. 사장님은 이 맛의 비결이 녹차를 먹여 키우고 솥뚜껑에 구웠기 때문이란다. 근데 쌈장이 조금 특이하다.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쌈장이 아니라 호두와 땅콩 등 견과류를 푸짐하게 넣어 만든 이 집만의 특제 쌈장이다. 요리만큼은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린다는 사장님인지라 소소한 것에까지 정성을 기울였나보다. 그러고 보니 오리고기를 찍어먹는 소스도 직접 만든 것이라 맛이 남다르고, 쌈 채소들도 이틀에 한번씩 농수산물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온 것들이란다.
고기가 바닥을 드러냈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볶음밥을 주문하면 된다. 1인분에 2000원인데, 고기를 구운 솥뚜껑에 직접 볶아준다. 마지막에 한 방울 떨어뜨리는 참기름은 기분까지 고소하게 만든다.
뚝심이 만들어낸 음식의 참맛
이곳 사장님,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을 오픈하기 전까지 시흥시에서 10년 넘게 제법 유명한 솥뚜껑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해왔다. 그러다 올해 중순 보성 녹차를 먹인 오리와 돼지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업체에서 사장님과 동업을 제안했다. 업체는 고기를, 사장님은 손맛을 투자해 지난 10월 솥뚜껑 김치 오리·삼겹 1호점을 댕이골에 오픈한 것이다. 손맛은 이미 검증을 받았고 고기까지 직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도 제법 저렴하다.
메뉴는 솥뚜껑 김치 생오리(1마리 2만7000원), 오리 고추장 주물럭(1마리 2만7000원), 오리 마늘 주물럭(1마리 2만7000원), 솥뚜껑 김치 훈제오리(1마리 3만3000원), 솥뚜껑 김치 삼겹살(1인분 1만원) 등이 있다. 또 식사 메뉴인 김치만두국(6000원), 김치찌개(6000원), 매생이굴국밥(6000원), 훈제쌈밥(8000원), 주물럭쌈밥(8000원). 오리쌈밥정식(1만원), 녹돈쌈밥정식(1만원) 등도 인기다. 오리 1마리는 4인분이 기준이며, 오리와 묵은지는 포장도 가능하다. 포장판매 가격은 1마리 기준으로 생오리로스 1만3000원, 오리주물럭 1만5000원, 훈제오리(진공포장) 1만6000원이다.
문의 : 031-419-7080
이춘우 리포터 photo@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