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이 찾아오면 대부분의 주부들은 슬슬 김장이 걱정이다. 김치를 예전처럼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겨우내 먹을 김치를 마냥 사먹기도 서운하고, ‘조금이라도 담가볼까’ 생각하면 배추 절이고, 씻고, 각종 재료 준비와 손질 등 생각만 해도 마음이 무겁다.
도곡동에 사는 주부 K씨는 3년 전부터 이런 걱정을 한 방에 해결했다. 매년 11월과 12월에 걸쳐 약 한 달간 진행하는 모 김치업체의 김장투어를 활용해 김장을 준비하면서 집에서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났다.
처음에는 친한 친구와 재미삼아 참여했는데, 깔끔한 공정과 입맛에 맞는 맞춤형 김장에 반해 이젠 연례행사가 되었다. 함께 가는 친구들도 해마다 한두 명씩 늘어 올해는 4~5명이 함께 다녀왔다. 친구들 모임을 김장 나들이로 대신하는 셈이다.
K씨의 김장투어 과정을 들여다봤다. 우선, 11월초 함께 갈 친구들과 일정을 맞춰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을 한다. 투어 당일에 친구들과 만나 김치업체에서 준비한 대형 버스에 오른다. 피곤하게 운전할 필요가 없어서 더욱 나들이 기분이 난다. 준비할 것이라곤 따뜻한 옷차림과 가벼운 마음뿐이다. 1시간 남짓한 버스여행 후 진천에 있는 김치공장에 도착하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5천 평 정도의 넓은 배추밭과 무밭이 펼쳐져 있다. 감탄을 하며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시원하고 맑은 공기가 폐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는 것 같다.
김치공장에 들어가면 업체에서 준비한 간단한 브리핑을 듣는다. 모든 재료가 100% 우리 농산물이라는 점이 안심이 된다. 탈의실로 이동해 위생복, 앞치마, 위생 캡과 모자, 위생토시와 고무장갑으로 완전무결하게 무장한 후 에어 샤워실을 거쳐 체험장으로 들어간다.
준비된 테이블로 가면 잘 절여진 배추와 기본적인 속 등 모든 재료가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고, 잣, 밤, 새우젓 등의 부재료와 양념들은 입맛에 따라 필요한 만큼 넣을 수 있어서 좋다. 배추 속을 넣어 준비된 비닐에 담아 주소 스티커를 붙이면 원하는 날짜에 택배로 배달까지 되니 무겁게 들고 올 필요도 없다.
체험이 끝나면 직원식당에 맛있는 점심이 준비돼 있다. 1시간 남짓한 노동이지만 입맛을 달게 하기에 충분하다. 후식으로 고구마에 동치미까지 먹고 기념품도 챙기고 나면 한 해 김장을 끝냈다는 뿌듯함과 포만감으로 온몸이 행복에 젖는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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