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손이 저리다고 하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 혹은 ''나이가 들면 으레 찾아오는 증상''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혈액 순환에 관련된 약을 복용하여도 호전되지 않고 점차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게 된다.
식당에서 주방보조일을 하는 50세 여성인 정모씨는 6개월 전부터 시작된 오른손의 저림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 처음에는 저린 느낌이 들기 시작하다가 점차 손가락 끝의 감각이 둔해지고 심하면 팔까지 아프고 주로 밤에 심하여 주무르거나 손을 털어야 하며 잠을 들기도 어렵하고 하였다.
진찰 결과 손목 관절부에서 맥박을 재는 부위인 요돌동맥과 척골동맥의 맥박은 매우 좋았으며 신경전도 검사를 한 결과 손목에서 정중신경에 이상이 있는 소견을 보여 손목 터널 증후군(수근관 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하였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주로 중년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식당 주방일, 손빨래 등 손으로 힘든 일을 하는 사람에서 많이 발생한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나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거나 임신 시에는 더욱 쉽게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발병하고, 손바닥 쪽 손가락에만 주로 증상이 있고 새끼손가락이나 손등에는 증상이 없다. 한손만 심하게 저릴 수도 있지만 양손에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질환이 진행되면 엄지손가락의 기능 장애로 젓가락질이 서툴러지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고, 손바닥의 엄지쪽 두덩이 근육이 위축되어 납작해져서 원숭이 손처럼 되는 특징이 있다.
대개는 진찰로만 진단이 가능하나, 정확한 확진을 위해서는 신경전도, 근전도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목의 신경이 디스크에 눌려 발생하는 추간판 탈출증에서도 손저림의 증상이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감별진단을 위해서도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손저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좋은 자세를 유지하며, 1시간 이상 손목을 써서 일할 때는 손발을 주무르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인대나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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