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허증’. 한의학적으로는 양기가 부족해 발병한다는 건선은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과 겨울에 시작하는 일이 많고 또 심해진다.
은백색의 인설로 덮여 있고 경계가 뚜렷하다. 조그맣게 시작하지만 서로 뭉치거나 커지면서 끝내 널찍한 판 형태를 띠게 된다. 특별히 가려움증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가볍게 여겨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할 경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번지고 마는 질환이다.
선한의원 장영록 원장은 “건선은 자연치유율이 0%에 가깝다. 일단 발병하면 점점 심해진다. 목숨이 위태로운 질병은 아니지만 마음에 멍이 드는 질환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치료를 끝내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한다.
건선의 원인은 없어
건선의 원인은 의견이 분분하다. 유전, 환경, 스트레스 등 20여 가지가 넘는 원인을 말하기도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장 원장은 “원인이 많다는 것은 역으로 원인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해도 된다. 다만 자외선 등이 건선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볼 때 일조량이 줄어 체내 비타민D 합성능력이 떨어지면 발병하는 것으로 풀이한다”고 설명한다.
건선이 심해지면 백색 인설이 손등이나 발등, 심하면 온몸을 뒤덮는 일도 흔하다. 두껍게 내려앉는 인설은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다만 다른 난치성 피부질환과 달리 가려움이 없다. 가끔 10명 중 1명꼴로 가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아토피 등과 비교할 처지는 아니다.
통상적으로 처음엔 팔꿈치나 정강이 두피 등에서 시작한다. 장 원장은 “그 부분은 인체에서 혈액순환이 제일 안 되는 곳이다. 기운이 떨어져 피부순환능력이 나빠지는 곳에 잘 나타난다”고 말한다. 손발바닥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양기보충 한의학적 접근 주목
건선은 아주 사소하게 시작됐다 하더라도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평생 저절로 좋아질 확률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장 원장은 “설령 약간 호전됐다 해도 꼭 재발하고야 마는 골치 아픈 난치성 질환이 바로 건선이다”고 한다.
난치성 피부질환임에도 덧나거나 세균감염을 일으키진 않는다. 하지만 건선환자의 30~50%가 손발톱이 숟가락처럼 움푹 패는 ‘스푼형 조갑증’으로 변형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금까지 건선은 현대 의학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꼽혔다. 한때 스테로이드제재가 획기적인 치료제로 꼽힐 때도 있었으나, 이것은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듯 하지만 점점 악화되기 때문에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
최근엔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큰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한의학에선 차가운 환경에서 생활을 하거나 성질이 차고 온도가 차가운 음식을 즐겨먹거나 혈관을 수축시키는 약물을 복용하는 등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이는 원인들에 의해 양기(陽氣)의 부족이 초래된다고 본다. 이로 인해 오장육부의 균형도 깨지고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건선이라는 것.
장 원장은 “따라서 건선의 치료는 부족해진 양기의 보충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들의 변화도 당연히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한다. 덧붙여 “틈나는 대로 해를 쬐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전한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찜질을 권하기도 한다.
6개월 치료면 완치 가능
건선은 적어도 6개월이면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면 절대 안 된다.
정 원장은 “건선치료는 한해 겨울을 넘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겨울을 넘겨보면 완치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흔적이 남아 있으면 계속 치료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조그만 것이 다시 온 몸을 뒤덮을 수 있다”고 한다.
건선치료는 발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치료가 쉽다. 오랜 기간 치료 없이 지내오거나 스테로이드제재만 사용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치료기간이 길다.
선한의원에서는 ‘근본원인의 제거를 통한 치료’라는 원칙에 입각해 건선 치료를 하고 있으며 약물치료와 한방외용제 치료 및 생기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다.
도움말: 선한의원 장영록 원장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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