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한 푼이라도… 셀프주유소는 만원사례
분당에 사는 홍정훈씨는 생활비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는 유가문제가 고민거리다. 귀찮아도 어쩔 수 없이 용인으로의 주유 원정도 마다 않고 있다. “한 달에 서너 번 가는데 4만원 정도 절약되는 거 같아요. 누적 금액을 꼼꼼히 따져보니 무시할 수 없더군요.” 고유가 시대, 홍씨처럼 싼 곳을 찾아 발품을 파는 적극적인 소비자가 늘고 있다. 리터당 50~100원이 저렴한 셀프주유소는 이들에겐 분명 반가운 소식. 기름 값 비싸기로 유명한 분당에도 셀프주유소가 속속 입성했다 하여 찾아가 보았다.
직접 이용해보니…
‘셀프주유소를 보긴 했는데 이용법을 잘 몰라 안 가게 된다’는 이유가 많기에 직접 주유를 해 봤다. 먼저 주유기가 있는 곳에 맞춰 차를 주차했다. 셀프기기는 은행ATM기와 비슷한 데 시작을 누르니 음성안내가 나온다.
휘발유와 경유 중 유종을 선택하였다. 틀리면 전 단계로 돌릴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이라 크게 겁낼 부분은 없다. 이어 만원 단위로 표시된 주유 금액 중 원하는 금액을 선택한다. 물론 ‘가득’ 버튼도 있다. 기름이 다 차면 주유기 노즐 끝에 달린 센서를 통해 작동이 멈춘다고 한다.
연료통에 남아 있는 양을 가늠 못해 선택한 금액보다 기름이 적게 들어가는 경우도 마찬가지. 결제승인은 주유가 모두 끝난 후에 이루어지므로 넣은 만큼만 계산된다.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결제 방법을 선택하고 나면 보너스 카드에 대한 안내도 나와 적립까지 가능하다. 단, 추가할인 혜택이 있는 제휴카드는 주유소마다 다르니 본인카드의 해당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다.
이제는 주유할 차례. 주유호스는 기름별로 색깔을 달리해 헛갈리지 않았다. 주유뚜껑을 열고 쑥 밀어 넣은 후 총을 쏘듯 당기면 기름이 나오는데 이때 손잡이 밑에 있는 고리를 올려 고정해 두는 게 안전하다. 실제로 끝만 걸쳐놓고 주유하다 노즐이 빠져 기름이 튀어버린 일도 있다고. 또 차의 주유뚜껑을 깜빡하고 그냥 가는 분도 있단다. 잘 돌려서 잠그고 주유호스를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완료. 생각보다 간단하고 재미도 있다. 헷갈리는 것은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첫 시도에 대한 걱정은 접어도 된다.
적극적인 油테크 방법으로 소비자에겐 매력적
나승환(분당·40)씨는 1주일에 한번 꼴로 셀프주유소를 이용한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지만 내가 직접 넣기에 믿음이 가기 때문”이란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2010년 11월 현재 350개의 셀프주유소가 전국에서 성업 중이다.
정부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권장하는 분위기이고 정유사들도 홍보에 적극적이라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한편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 중인 주유통합 정보시스템 ‘오피넷’을 보니 셀프주유소가 먼저 자리 잡은 용인은 비교적 유가가 저렴하다. 특히 밀집지역인 기흥구는 총 71개 주유소 중 세 곳의 셀프주유소가 상위 5위안에 들며 가격 경쟁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분당은 휘발유와 경유 모두 전국의 평균치를 훨씬 웃돌며 비싼 편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 분당에 문 연 대형마트내 셀프주유소에는 밤낮으로 길게 이어진 차량행렬을 자주 볼 수 있다. 관내 22개 주유소 중 가장 싸게 기름을 제공하는 이곳에 이용객이 몰리는 것은 소비자들의 알뜰심리를 짐작케 하는 고유가시대의 신풍경일 것이다.
박신영 리포터 jump1042@hanmail.net
셀프주유 Q&A
셀프주유 과연 안전한가요?
소방법과 위험물 안전관리법등 엄격한 심사를 거쳤고 주유 시 발생하는 가스를 모으는 유증기 회수 장치도 설치돼있어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아울러 손을 대면 몸안의 정전기를 방지해주는 장치가 기기마다 달려있으니 주유 전에 꼭 활용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기름을 저렴하게 넣을 수 있는 시간대가 따로 있나요?
실시간 가격은 하루 6회 갱신되지만 대부분의 주유소는 1주일 단위로 유가를 반영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내외의 유가 등락폭에 관심 갖는데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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