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주중학교 박미선 학부모 상담사

지역내일 2010-12-07

모든 아이 더불어 잘 키워보자!
‘엄마 대 엄마’로 이야기하니 마음 통해

때로는 학교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나 아이한테 문제가 생겨도 막상 엄마들은 고민을 할 뿐 선뜻 학교에 상담을 요청하는 일이 쉽지 않다. 학부모에게 학교 문턱은 높게만 느껴지는 게 사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지난 6월부터 ‘학부모 상담사’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 상담사는 모두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전국 20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전북에서는 최초로 전주중학교가 선정되어 학부모 상담사가 배치되어 있다.
전주중학교에서 학부모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박미선 상담사. 그녀는 고등학생 첫째와 중학생 둘째를 둔 엄마다. “아이들 자라는 시기에 따라 엄마들 고민하는 부분이 비슷합니다. 학부모 상담사는 직접 아이들을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이 오가다보니 엄마들과 얘기가 통해서 더욱 상담이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학부모 상담사는 모두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는 점에서 친근감이 오간다.

학부모 상담 꾸준한 관심과 지속성 있어야
그녀가 아침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학교홈페이지와 도교육청,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를 꼼꼼히 챙겨 읽고 교육정보를 체크하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문의나 상담에 응대하려면 학교 및 교육 전반적인 모든 일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미선 상담사는 “전주중학교는 ‘사교육없는 학교’로 선정된 학교입니다. 그래서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예요. 대개 가정통신문으로 학교정보가 나가긴 하지만 학부모들한테 잘 전달되지 않아요. 꼭 어떤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요청하는 것은 아니에요. 담임선생님한테는 물어보기 좀 망설여지는 궁금증이나 학교운영에 관한 문의, 교육정보 등 다양한 상담문의가 들어옵니다.”
박 상담사는 학부모 입장에서 학부모 상담사가 뭘 해주면 좋을지 고민한다. 그녀는 “학부모 상담사 제도는 결국 내 아이만 잘 키우자는 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더불어 잘 키우자는 취지에서 운영되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박미선 상담사는 결석이 잦고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의 어머니를 상담한 적이 있다. 담임교사로부터 해당 학생의 부모와 상담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학생의 어머니와 상담을 했다. “2달 정도 걸린 상담이었어요. 꾸준히 방문과 전화상담을 하면서 ‘내가 저 아이의 엄마입장’에서 생각했어요. 학교에서 아이를 지켜보면서 엄마한테 문자도 보내주고 아이에게 관심을 보여주었죠. ‘엄마 대 엄마’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게 됐어요. 포기상태였던 학생의 어머니도 희망을 가지고 학생의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고마움의 표시로 간식을 사오신 일이 있었죠.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어요.” 그녀의 학부모 상담은 꾸준한 관심과 지속성에 있다고 말한다.
전주중학교의 한 달 상담건수는 방문과 전화상담 모두 30여 건 정도. 학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아이들 인성교육과 진로 걱정이다.

학부모들을 위한 부모교육 필요
요즘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실제 자녀지도법이나 진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또 부모역할이 어려워지면서 올바른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 교육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그녀는 “제가 상담하면서 느끼는 건데, 정말 부모교육이 필요한 부모들이 있어요. 부모들도 알아야 아이를 지도할 수 있죠. 특히 가정에서 엄마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아이한테 신경을 쓰지 않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 상담사는 당장 눈앞의 아이들 성적에만 매달리지 않고 깊숙이 파고드는 ‘엄마의 힘’이 교육현장에 필요하다는 것. 교육의 주체인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해야 비로소 공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저 역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부모교육이나 강연회를 많이 들으러 다녔어요. 강의가 똑같은 주제이더라도 그 속에서 얻어지는 것은 다릅니다”고 말한다.
학부모 상담사의 역할은 크게 봐서는 학부모 문의사항에 응답해주는 학교와 교육정보의 안내자의 역할과 학부모 고충처리, 학부모 활동 지원이다. 하지만 그녀의 일이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주중학교는 학부모 강좌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그녀는 어머니와 아버지 교육 등 학부모 강좌 지원활동도 하고 있다.
학교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엄마들의 유쾌한 치맛바람은 필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올 6월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는 학부모 상담사는 내년 3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학부모 상담사는 ‘모든 아이를 더불어 잘 키우자’는 취지로 운영되는 것이니만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박미선 학부모 상담사에게 묻다
Q 학부모 상담사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학부모 상담사는 학교단위에서 학부모 문의사항 응답, 학부모 고충처리, 학부모 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것입니다.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문의사항을 안내해주고, 필요시에는 관련 교직원과 협력하여 학부모와의 친화적인 지원을 해줍니다.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 등 학교에 직접적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사항들에 대해 학교-학부모간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여 학부모의 고충도 처리해야 합니다. 이밖에도 학교, 학부모 등과 협력하여 학부모의 학교 참여, 학부모 모임·행사, 학부모 자원봉사 활동 등 학부모의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해야 합니다.
Q 학부모 상담사가 시범 운영하게 된 배경은?
일선에서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학부모 상담이에요.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상담을 전담하는 학부모 상담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죠.
미국 뉴욕시 교육청에서는 2002년부터 학부모 상담사와 유사한 ‘학부모 코디네이터(parent coordinator)’를 1,200개 학교에 파견하여, 학부모와 학교 간의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 역할, 학부모회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를 모델로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5월에 학부모 상담사를 모집하여 6월부터 전국 20개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Q  학부모 상담사 지원 자격요건은?
학부모를 상담할 수 있는 상담사는 아무래도 학부모의 입장과 학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 학교운영에 관한 내용도 알아야 하고, 교육정보에 대한 안내자의 역할이 필요해요.  
학부모 상담사 자격요건은 학교별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정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학부모 활동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원이 가능합니다. 상담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거나 상담 활동 경험이 있는 자를 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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