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야채가 귀하던 시절엔 추운 겨울을 대비해 김장을 담그는 일이 한해를 마무리하는 큰 행사였다. 하루 종일 김장을 담고 마당에 구덩이를 파묻고 갓 담은 김치와 돼지고기 수육을 먹으며 고생한 사람들과 즐기는 일종의 축제같은 것이었다.
요즘은 사계절 야채가 풍부하고 굳이 김장을 하지 않더라도 김치를 쉽게 담거나 사 먹을 수 있어 예전보다 김장의 의미가 없지만 얼마 전 배추값 폭등으로 식탁에 김치가 귀해졌을 때를 생각하면 김치의 소중함이 다시 떠오르지 않을까한다. 물론 김치독 가득 김장김치만 봐도 뿌듯하던 그 옛날 만큼은 아니겠지만.
김치를 담아주는 사람이 없는 김장초보자들은 고민에 빠진다. 사 먹을까, 담아볼까?
담아보는 모험을 감행하는 김장초보자들을 위한 김장김치 맛있게 담그는 노하우를 몇가지 공개해보자.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맛있는 김치의 시작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김장의 첫 단추이다. 배추를 고를 때는 통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크기가 좋고, 줄기의 흰 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한 것이 수분이 많고 싱싱하다. 간혹 배추의 겉잎을 벗겨 하얗게 만들어 파는 경우가 있는데, 보기에는 통이 크고 속이 꽉 찬 것 같지만 대부분이 오래 돼 겉잎이 시들었기 때문에 벗겨낸 것이다. 가능하면 파란 겉잎까지 완전히 붙어 있으면서 뿌리를 자른 면이 하얀 것을 선택한다. 무는 크고 표면이 고르면서 윤이 나며, 육질이 단단하면서도 연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싱싱한 무청이 그대로 달려 있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도 바람이 들지 않아야 맛있다.
잘 절인 배추가 김치맛을 좌우한다
배추를 절일 때는 천일염으로 절이는 것이 김치가 쉽게 물러지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3분의 1 정도 절여진 것이 적당하며, 줄기는 덜 절여져 탄력이 남아 있는 정도가 좋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요즘 좁은 실내에서 김장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배추 절이기. 욕실에서 절이고 배추를 헹구기에 장소가 좁아 불편할 때는 인근 지물포에서 폭이 넓고 두꺼운 투명 비닐을 사서 한쪽을 물이 새어나지 않도록 고무줄로 단단히 동여맨 다음, 다른 한 쪽으로 차곡차곡 배추를 넣어준다. 배추에 소금을 고루 뿌려준 뒤 비닐의 나머지 한 쪽도 묶어주고, 욕조나 베란다에 눕혀놓고 뒤집어주면 비닐 안의 배추는 손으로 뒤집지 않아도 골고루 절여져 한결 수월하게 김장을 담글 수 있다.
집에서 직접 배추를 절이기 번거로워 시판 절임 배추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상담원에게 배추의 절인 상태에 대해 꼼꼼하게 주문해야 한다. 가족들의 입맛에 따라 푹 절인 배추, 싱겁게 절인 배추 등을 주문할 수 있는데 이때 반드시 무른 배추는 빼달라고 얘기한다. 씻어서 발송 된 배추를 수돗물로 다시 씻으면 물러지니 씻지 말고 그대로 채반에 밭쳐 베란다 등 시원한 곳에 밤새 두어 물기를 충분히 뺀 후 다음 날 아침에 김장을 시작하면 된다.
맛있는 양념으로 김치 담기
찹쌀풀을 쑬 때 다시마, 멸치 육수를 뽑아 건더기를 다 건져내고 찹쌀풀을 쑤면 양념에 감칠맛이 난다. 기호에 따라 과일이나 야채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찹쌀풀은 양념이 어우러지고 김치를 빨리 익게 하는 역할을 한다. 김장김치는 천천히 익어야 겨우내 두고 먹을 수 있으므로 여름김치를 만들 때보다 찹쌀풀을 적게 넣는다.
김치 양념을 만들 때 설탕을 넣는것보다 양파를 갈아 넣으면 좋으나 김장할 때 너무 많이 갈아 넣으면 김치가 물러진다. 설탕 대신 매실청을 넣어도 좋다.
고운 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를 1:3 비율로 섞어 양념을 만들기 전에 미리 젓갈을 넣어 불리면, 김치의 색도 곱고 고춧가루가 겉돌지 않아 매운맛도 살아난다. 김치를 담다가 양념이 모자라면 곤란하니 넉넉하게 만들어 두고 양념이 남으면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사용해도 좋다.
기호에 따라서 굴은 바로 먹을 김치에만 넣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할 김치에는 생새우를 넣으면 시원하고 깔끔하여 좋다.
오래 두고 먹을 김치는 양념을 적게 써서 따로 담는 것이 좋다.
소를 넣은 배추를 흐트러지지 않게 겉잎으로 싸서 차곡차곡 김치통에 넣는데 배추 속이 위를 향하도록 담는다.
잘 담은 김치는 잘 보관해야
김치는 담그는 것도 중요 하지만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관할 때 중요한 점은 한꺼번에 큰 단지에 넣어 두는 것 보다 나누어서 보관하고 뚜껑을 자주 열지 않는 것이다. 김치를 단지에 담을 때 포기가 큰 배추나 단단한 무를 제일 아래쪽에 넣고 위에는 절인 우거지를 덮어? 하얀 켜가 끼는 것을 방지한다. 그 위에 넓적한 돌로 눌러 놓으면 김치가 시어지는 것을 막고 모양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간혹 냉장고에 숨쉬는 용기에(황토로 만든 질그릇,항아리)넣어 보관하면 냉장고 냄새가 배어 맛 없어진다. 숨쉬는 용기는 반드시 통풍 잘되는공기좋은곳에 보관 해야 한다.
김치를 담근 후 바로 김치 냉장고에 넣으면 보통 6개월이 걸려야 제 맛이 난다. 설전에 먹을 김치는 담근 후 상온에서 3, 4일 밖에 둔다. 김치에서 국물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면 김치 냉장고 안에 넣고 ''보관''에 맞추면 제맛이 난다고 한다.
김장을 망쳤을때
애써 담은 김치가 맛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김치가 너무 짤 때는 무를 납작납작하게 반달 모양으로 썰어서 무에 고춧가루를 아주 조금 뿌린 후 잘 버무려? 배추김치 사이에 넣어 두면짠맛을 무가 흡수 해서 배추는 싱거워지고 무도 익으면 개운하며 맛있어 진다.
젓갈 맛이 너무 강할 땐 실온에 두고 며칠 익히면 김치가 발효되면서 젓갈 냄새가 어느 정도 날아간다. 아니면 찹쌀풀에 고춧가루와 국간장을 약간 섞어서 김치를 다시 버무릴 수도 있다.
김치가 싱거울 경우 소금을 넣으면 쓴맛이 심해지므로 김칫국물을 따라내 국간장이나 참치액젓으로 간한 다음 다시 김치에 부어준다. 아니면 찹쌀풀에 국간장과 고춧가루를 섞어서 반나절 정도 익혔다가 김치를 다시 버무려도 괜찮다.
배추가 물러졌을 경우엔 방법이 없어 음식으로 해 먹을 수 밖에 없으니 그것을 방지하려면
간수가 빠진 소금을 쓰며 절여진 재료는 물에 헹구고 물기를 잘 빼주고 김치를 담아야 한다.
김치에 흰 곰팡이 같은 것이 끼면 그 부위를 걷어내고 고춧가루를 뿌리고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 묶어서 김치 위에 얹어두면 공기와 접촉이 안된다. 다른 방법은 비닐을 덮은 다음 웃소금을 듬뿍 뿌려두는 것도 괜찮다.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