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대인시장 공공식당을 운영하는 ‘권승찬·김은영’

밥 먹지 않은 자, 일하지 말라!

지역내일 2010-12-01 (수정 2010-12-01 오전 10:33:35)
대인예술시장 안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이야기 거리가 되는 먹을거리도 있다. ‘느티나무숲’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2010년 1월30일까지 운영되는 ‘부부공갈단’의 이름 없는 밥집도 그 중의 하나이다. 권승찬(37)과 김은영(35) 씨가 운영하는 대인나물 집 2층의 밥집은 대인시장 안에 상주하는 작가들을 위한 밥집이다. 
매주 목, 금, 토 사흘 동안 작가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물론 부부가 같이 시장을 보고 점심 준비를 한다. 권승찬 씨는 “2008년 대인시장 복덕방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식당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자취생활18년 경력을 들이대고 공공식당 프로젝트를 맡았다.”며 “밥과 국, 기본반찬으로 3가지 찬을 만들어 작가들을 맞는다. 공공식당의 컨셉은 ‘밥 먹지 않은 자, 일하지도 말라.’이며 식단은 물론 내 맘대로다.”고 웃는다.

작은 소통의 공간, 웃음소리 끊이지 않아
서로가 자신들의 작업실 안에 기거하다 점심시간이면 하나 둘씩 모여들어 밥을 먹는 공공식단의 부부공갈단 앞에서면 말이 만아진다. 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하고, 밀린 서로의 안부도 물으며 점심을 먹는 다기 보다는 서로를 즐긴다.
권 씨는 “소통의 공간이 작가들에게는 절실하다. 같은 대인예술시장 안에 상주해 있지만 몇 주씩 서로를 보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이곳의 기능은 그런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가면 즐겁고 행복한 곳, 배가 부른 곳, 단지 먹는 공간만이 아닌 서로의 얼굴만 보아도 이해하는 배부른 공간이면 ‘부부공갈단’의 공공식당 프로젝트는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권승찬 씨 역시 설명만 하면 모두들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일 작가이다. 구도청을 지나면서 세워진 가벽에 붙어있는 아트펜스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고 크게 씌어진 영어 ‘I LOVE YOU’가 권 씨의 작품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폴라로이드 카메라 안에서 재탄생 된 작품이다. 영어 안, 커다란 공간에는 사람들이 붉은 카드를 한 장씩 들고 사진으로 웃으며 서 있다. 그 붉은 색 카드에는 자신이 살아오는 동안 가장 기억하고 싶은 하루의 날짜가 적혀 있다.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날짜와 구도청의 공간성과 역사성이 맞아떨어져 아트펜스로 기억되며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누구나 환영하는
부부공갈단의 공공식당
아내인 김은영 씨와는 2009년, 구도청의 아트펜스 작업을 하며 만났다. 너무 사이가 좋아보여 가끔씩 이간질을 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신혼의 꿈은 달콤하기만 하다. 달콤한 행복감은 시강 안에서 맛있는 요리로 돌아오고 작가들은 먹으며 늘 배불러 하며 행복해 한다.
날마다 같이 공공식당으로 출근해 작가들의 배를 채워주며 자칭 부부공갈단으로 기억되길 희망한다. 식당 안은 소박하지만 알차게 꾸며져 있다. 누구나 야외의 느낌으로 바비큐 등을 즐길 수 있는 옥상의 공공옥상부터 몸짱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공공 체육관, 같이 토론을 하거나, 비 오는 우울한 날이면 화투패라도 돌리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공하우스방 등이다. 권씨는 “상인들도 이따금씩 들러 맛있게 먹고간다. 재미있는 놀이라고 생각한다. 내 특징상 재미기 없으면 하지 않은데 공공식당 프로젝트는 늘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내 맘대로 요리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12월에는 대인예술시장 상인들을 강사로 모시고 작가들을 위한 김치 담그기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단지 예술시장 상주작가들이 아니어도 누구나 환영한다. 미술관계자, 일반인 누구나 찾아와 서로 소통하는 것이 대인예술시장의 느티나무숲 프로젝트 기본 컨셉트이기 때문이다.
문의 : 016-786-5190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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