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생활가구를 직접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디자인으로공간에 꼭 맞게 완성할 수 있는 핸드메이드 가구의 매력 때문이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입소문난 목공방을 가이드해 본다.
“결혼을 약속한 커플이 있었는데 데이트를 아예 목공방에서 하며 침대며 식탁 등 신혼생활에 필요한 모든 가구를 직접 다 만들었어요.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의미 있게 꾸며보자고 약속한 연인들은 8개월간 공방에서 살다시피했지요.” 목공방을 운영하는 박정상 헤펠레 강동점 대표가 들려준 목공예 마니아 에피소드다.
심한 아토피로 고생하는 자녀가 있는 주부부터 천편일률적인 기성 가구에 싫증난 개성 강한 젊은층, 취미로 나무를 만지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아예 목공방 창업을 염두에 두는 직장인까지 최근 들어 목공을 배우는 연령대와 계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요즘엔 정교하게 나무를 재단하거나 다듬을 때 기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손재주 좋고 디자인 감각이 있는 여성들도 즐겨 배우고 있다.
목공예에 입문하는 초보자는 우선 나무 종류별 특징과 도면 그리는 법, 재단법, 기계 사용법 등을 배운 후 선반이나 찻상 같은 소품부터 차근차근 배우면 되며 교육은 1:1 개인강습 형태로 진행된다. 드릴이나 나사못을 이용한 조립 위주의 교육은 1개월만 배우면 손쉽게 원하는 가구를 만들 수 있으며 가구 이음새에 일체 나사못을 쓰지 않고 전통 고가구 방식의 짜맞춤 기법으로 만드는 고급과정은 약 3~4개월 정도 배우면 된다.
전문 가구디자이너가 체계적으로 교육 <나무의 꿈>
송파대로 석촌동 가구거리에 자리 잡은 <나무의 꿈>은 홍대 미대 출신의 전문 목공가구 디자이너 문봉주 대표가 운영하는 공방이다. 대학에 출강하고 공예대전, 산업디자인전에서 수상 경력이 많은 문 대표는 나사못을 쓰지 않고 나무끼리 연결하는 짜맞춤 가구 만들기와 곡선형으로 나무를 다듬는 밴딩 기법과 같은 고급 목공 기술을 가르친다. 20년 넘게 목공 디자이너로 한 우물을 파서 원목에 조예가 깊은 문 대표는 중급 이상의 교육생에게는 주로 물푸레나무, 참나무, 월넛을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피톤치드가 많이 나오는 편백나무, 잣나무, 홍송을 가구 재료로 쓸 것을 권한다.
초급자는 2주간 나무기초이론과 기계사용법 등을 익힌 후 토이박스를 시작으로 식탁, 의자, 5단장 순으로 난이도를 높여가는데 보통 6개월만 배우면 원하는 가구는 거의 다 짜맞춤 기법으로 완성할 수 있다. 교육생들은 주부를 비롯해 건축사, 미술교사 등 다양하며 꾸준히 실력을 갈고 닦은 회원들과 공동으로 내년 초에는 가구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문의 : (02)3431-3431 blog.naver.com /bj924
수강료 : 월 20만원 화, 목, 토 교육 (월~금 오전10시~오후10시, 토 오전10시~오후7시)
온가족이 함께 목공 체험 <헤펠레 DIY목공방 강동점>
성내동에 위치한 <헤펠레 강동점>은 독일에 본사를 둔 헤펠레가 전국에 70여개 운영 중인 체인점 중 하나. 박정상, 정영숙 두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어 자투리 공간에 짜 넣을 수납장이나 생활 소품을 만들기 위해 주부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철제나 대리석, 도자기와 같은 재료를 원목과 결합해 퓨전가구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헤펠레에서 공급하는 독특하면서 다양한 철물과 나사못을 가구 제작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기가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강원도 홍천에 황토집을 지은 후 필요한 가구를 공방에서 만들어간 부부가 있었어요. 몸에 해롭지 않은 천연페인트를 사용해 가구를 하나씩 완성해 갈 때마다 저도 가르치는 보람을 많이 느꼈지요.” 박 대표가 주문 가구 제작에 바쁜 틈을 쪼개서 목공예수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이곳은 교육생이 만들고 싶은 가구 위주의 맞춤형 교육 형태로 진행된다.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방에 나와 3~5만원의 재료비만 내면 연필꽂이나 CD장 같은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가족 목공체험 교실도 열고 있다.
문의 : (02)488-7084 www.diyhafele.co.kr
수강료 : 2개월 20만원 (월~토 오전 10시~오후9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과 나무가구의 만남 <사과나무>
가락동에서 윤기영 대표가 5년째 운영 중인 <사과나무>에는 원목가구는 물론 톨페인팅으로 만든 벽걸이 장식품, 시계, 나무인형 등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도 만날 수 있다. “DIY가구는 초보자도 부담 없이 손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윤대표의 평소 소신. 때문에 목공의 기초적인 기술만 배우고 나면 나무를 조립하고 사포질하여 페인트칠까지 사흘이면 작품 하나를 완성할 수 있도록 수업이 짜여있다.
“분식집을 운영하시는 남자분이셨는데 취미로 CD나 LP판, 책을 많이 수집했어요. 아파트를 넓혀 이사 가면서 4개월에 걸쳐 책장 10개,CD장 등 집에 필요한 모든 가구를 물푸레나무로 직접 만들었어요. 공방에서 밤샘 작업도 많이 했고요.” 목공의 매력에 대한 질문에 목공 마니아가 된 수강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본 등지에서 톨페인팅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윤대표의 부인이 공방에 합류해 내년 초부터
는 목공예 뿐 아니라 톨페인팅 교육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 (02)2043-7893 www.saganamoo.co.kr
수강료 : 연회비 20만원, 주 1회 수업 ( 월~금 오전 10시 ~ 오후 9시 /토 오전 10시 ~ 오후 7시)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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