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올림피아드 금상 수상, 세종과학고 1학년 임현수 학생

지역내일 2010-11-30

 “올림피아드 도전으로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얻었어요”

 특목 입시에 올림피아드 전형이 사라지면서 올림피아드 대회의 의미를 되찾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학고나 영재학교 진학을 위한 필수코스로 올림피아드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학업의 연장으로 올림피아드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올림피아드 도전이 주는 의미는 비록 수상의 기쁨만은 아니다. 자신을 이겨내고 원하는 성과를 얻은 학생들은 올림피아드 대회를 통해 상보다 더 큰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지난해 화학 올림피아드에 도전, 금상을 수상하고 과학고에 진학한 세종과학고 1학년 임현수 학생은 “올림피아드에 도전해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얻은 것은 금상 수상 만큼 소중한 성과다”라고 전했다.

수학을 좋아하는 책벌레
임현수 학생은 어릴 적부터 책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으면서 배경지식을 쌓아갔다. 특히 좋아했던 과목은 수학. 결과가 반듯하게 떨어지는 수학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애매한 것을 싫어하는 그의 성격과도 잘 맞았다.
“사실 초등학생 때는 ‘공부’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학원에 다니느라 바쁜 시간에 전 책을 끼고 살았습니다. 가까운 마을 도서관을 꾸준히 이용했지요. 처음에는 그냥 닥치는 대로 책을 읽다가 점점 수학에 관심이 가면서 그쪽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었어요. 그렇다고 ‘확률론’ 같이 거창한 책들이 아니라 그냥 수학의 신기한 내용을 알려주는 책이나 수학의 개념을 소설의 형식으로 만든 책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는 6학년 겨울방학 때 수학 공부를 하고 싶어 학원을 찾았다. 그때까지 선행학습이란 것을 해보지 않았지만 큰 어려움없이 수학 공부에 몰입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8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 수학 문제를 푼 적도 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수학의 개념들을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져들었다. 그러다보니 겨울방학이란 시간 동안 중학교 수학 과정을 마스터 할 수 있었다.

물질의 근원을 알아가는 화학에 매료되다
수학을 공부했던 열정은 우연히 듣게 된 화학 수업을 통해 화학으로 옮겨갔다. 초반엔 수학과 화학 모두 올림피아드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했다가 공부를 할수록 화학에 대한 흥미가 커져 화학에 집중했다.
“첫 올림피아드를 봤는데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고 나올 때 그냥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집에서 가채점을 안 해봐서 제 성적이 대충 얼마였는지도 모르지만 입상권에 들지 못했는데 화학 공부를 계속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년간 화학 올림피아드를 더 공부해서 금상을 수상하게 됐답니다. 지금도 화학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잘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현수 학생은 화학이란 학문의 특성이 좋다고 한다.
“화학은 물질의 기본 구성 입자를 밝혀내고, 어떤 구조를 가졌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으로 이것들이 어떤 행동을 나타내고 어떤 것과 반응하는 지를 찾아내는 매력이 있어요. 이를 토대로 새로운 반응들의 진행을 예측하고 새로운 물질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탐구해 가는 것이 재미있어요. 물질의 근원을 알아가는, 이것들이 왜 이런 성질을 나타내는지를 밝히는, 그 모든 과정들이 저를 빠져들게 만들었답니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많은,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화학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화학 올림피아드 준비를 위해 2년 정도 공부하면서 그 중 1년은 일반화학 공부를 주로 했다. 개념 심화와 새로운 개념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노력했고, 유기화학의 기초개념에 대해서도 공부 했다. 시험을 앞두고서는 마지막 점검으로 일반화학 책을 1장부터 끝장까지 천천히 정독했다. 또한 마지막 한달 간은 하루 종일 화학 공부에 매달렸다.

과학고 진학으로 더 넓은 과학 세상을 만나다
그는 현재 세종과학고 1학년에 재학 중이다. 과학고 진학을 통해 더 넓은 과학 세상을 만나게 됐다고 한다. “과학자의 꿈을 갖고 있지만 어떤 분야를 연구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저의 꿈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같은 반 교실엔 현수 학생의 학업을 도와주는 선생님들이 많단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엔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여했거나 생물 올림피아드에 참여했던 친구들이 있어요. 수업이나 공부를 하면서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은 각 분야의 올림피아드를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다 잘 가르쳐 줍니다. 물론 저도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구요.”
올림피아드는 현수 학생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수상 실적보다 더 큰 인생의 배움을 주기도 한다. “저는 올림피아드를 통해 금상 수상과 화학과의 심화 개념들, 함께 열심히 땀 흘리며 공부했던 친구들, 자신에 대한 자부심, 믿음 그리고 과학고 진학까지 많은 것을 얻었답니다. 덤으로 얻은 값진 결과들에 감사하며 열심히 공부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과학자가 되고 싶네요.”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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