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주부, 권리를 주장하려면 의무도 행하자

주부들이여. 최고의 무기를 갖자!

지역내일 2010-11-29
근시안적인 사고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더불어 살아가기
주변을 돌아보면 몰랐던 사실들을 발견한다. 그저 집 밖으로 자주 나간다고 생각했던 이웃이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러가거나, 사우나를 하러 간 줄 알았는데 늦은 밤, 공부를 하러가는 등 나만 모르던 일들을 맞닥트리면 한 순간 당혹스럽기마저 한다.
아이들을 학원으로 학교로 태워다주는 역할만이 당연한 엄마 노릇인 줄 알았는데 남들은 이미 저 멀리 자신을 찾아 개발하고 봉사하는 일까지 꾸리고 있다.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의 뒷바라지 하는 일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경제력도 가진 엄마는 아이들 챙김은 당연하고, 자기개발까지 하며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광주여성 새롭게 일하기본부(이하 새일본부)에서는 여성의 자기 개발과 경제력 획득, 자녀양육까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새일본부 개소 2주년을 맞아 개최된 두 번째 “희망일터 생생캠페인”에서는 2011년 공동사업으로 여성인재육성, 일과 가정 양립 가족친화프로그램정착을 공동사업방향으로 설정하고 찾아가는 기업특강, 여성중간관리자 리더쉽워크샵, 왕언니 멘토링제도, Happy Family Day를 실천과제로 선포하였다. 희망일터 기업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동실천사업을 통해 여성인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일과 가정의 조화를 위해 가족친화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작지만 유쾌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은근히 미루지 말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직접 해보자
많은 돈이 생각지 않게 들어갔다. 주말부부로 지내다보니 남편으로부터 마음도 많이 상했다. 은근히 부아는 치밀어 오르지만 딱히 할 말은 없다. 자신의 차에 이상한 소음이 들리고 빨간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벌써 몇 달 전이었고, 남편에게 차 소리가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학교로 학원으로 아이들을 태우고 잘 다녀 별 무리는 없어 보였다. 그것이 화근을 키운 셈이다.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서 차가 멈춰버렸고, 이유는 엔진오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시일이 오래 경과해 엔진 자체를 새로 교환해야 한다는 말에 할 말이 없었지만 달리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 풍암동에 거주하는 김은영(가명.42) 씨는 “그동안 운전면허만 갖고 차만 운전할 줄 알았지 나머지는 남편이 다 해주는 편이어서 별 다른 생각이 없었다.”며 “5000Km 주행 경과 시 마다 엔진오일을 갈아주어야 한다는 건 일반 상식인데 내게는 지식이었다. RPM이 3000이상 오르면 차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계기판의 속도계만 볼 것이 아니라 필요하기 때문에 있는 다른 것들도 이제는 주지해서 본다.”고 설명한다.
은근히 피곤한 일들을 미루는 주부 때문에 할 말이 많은 남편도 있다. 용봉동의 김성인(가명.53) 씨는 “나 죽으면 어떡할래? 하는 말을 자주 하지만 별로 반응이 없다. 아무리 여자 남자가 할 일이 따로 있다지만 할 수 있는 집 안 일들은 주부들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예를 들면 형광등이 나갔는데 등을 사다두지도 않은 채 며칠 째 갈아주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느냐. 퇴근 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사오라고 하지만 솔직히 살 곳도 마땅치 않다. 본인도 바쁘다지만, 도대체 마트에는 가면서 사오지 않은 이유는 또 뭔가.”하며 의문을 제기한다.

스스로 찾아가며 일하며 주변을 둘러보자
집 밖에서 새로운 역동성을 맞는 주부들은 의외로 많다. 광주광역시청의 청소년 봉사담당자는 “주부들의 봉사단체 가입이 늘어가고 있다.”며 “단지 스펙을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함께 봉사하겠다고 전화 문의하는 사람이 꾸준하다.”고 답변한다. 자신의 스펙을 위한 발걸음이지만 결국은 봉사에 의미를 두고 시작하기 때문에 과정에서 벌써 새로운 역동성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최근 요양보호사와 미용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미경(소태동.40) 씨는 “그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혹, 무슨 일이 생겨도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격증이 내게 주는 힘이며 정말 많은 위안이 된다.”고 웃는다.
내게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들이 예고 없이 어느 날 찾아온다면 권리만 주장하고 그동안 의무를 게을리 해왔다면 이번을 기회로 무엇인가에 도전해보자. 내가 줄 수 있는 삶의 용기를 봉사로 다가서도 좋고, 미래를 위한 준비로 자기 개발을 해도 좋다. 내 한 몸이 내 몸이 아닌 이상, 내 자신보다는 가족을 더 신경 쓰고 챙겨야 한다면, 어차피 인생은 권리가 있으면 살아 있는 동안 의무는 지속해야하니 말이다.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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