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영섭 강원도 학원연합회 회장
“과외·학교는 그대로 두고 학원만 죽이나”
학원 교습시간 규제 조례 반발 ··· “초중고 규제 시간 달리하는 것도 대안”
심영섭 강원도 학원연합회 회장이 지난 20일 회장으로 선출됐다. 강원도 교육청이 학원 교습시간 규제 조례를 추진하는 가운데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정부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 금지 조례를 전국에 확대키로 하고 이를 산하 교육청에 시달한 상황이다.
심 회장은 인터뷰 내내 상기된 목소리로 정부의 학원 교습시간 규제 조례 추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학원만 희생양이냐”는 것이다. 심 회장은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학원연합회의 대안도 제시했다.
- 학원 교습시간 규제 조례를 반대하고 있다. 지금 상황을 듣고 싶다.
정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오후 10시 이후 학원 교습 금지 조례를 시달했다. 사실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강원도도 현재 행정심사를 거쳐 12월 7일 조례가 상정될 예정이다.
조례라는 게 지역에 따라 특성에 맞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금도 관련 조례가 잘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획일화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교육청은 학원이 어려운 것은 다 알고 있다. 만약 오후 10시에 학교에서 나오면 그 다음에는 학원에 올 수 없다. 고등학교 학원은 현실적으로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 이것은 학원과 강사들의 생존과 관련한 중요한 문제다. 우리로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12시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
국가의 허가를 받고 교육청의 감독을 받아 세금을 내는 등 국민의 의무를 충실히 해온 우리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된다.
- 다른 지역 상황은 어떠한가
이미 서울시는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서울과 지방의 경우는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최근 경기도와 광주시가 관련 조례를 통과시켰다. 다른 지역도 의안 상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 이미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데 지방과는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
서울은 학생들을 밤에 학교에 잡아두면 비난이 빗발친다. 이 때문에 야간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이라는 게 없다.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학습 방식을 선택한다.
일부 아이들은 수업 끝나면 학원에 갔다가 오후 10시면 집으로 간다. 알겠지만 지방은 다르지 않나. 대부분 고등학교가 야간 자율학습을 운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 그렇다면 야간 자율학습이 허용되지 않으면 이 조례안도 가능하다는 말인가
경기도도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전제가 학교를 정상적으로 끝낸다는 것이다. 우리 강원도도 마찬가지다. 민병희 교육감이 최근 야간 자율학습이나 보충수업을 강제로 시키지 못하도록 행정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가 강제로 야간 자율학습을 운영하는 게 현실이다. 일부 학교는 자율학습 참석을 전부 아니면 전무식으로 아이들에게 강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건강권이나 자율권, 수면권을 보장하려면 학교도 정상적으로 끝내야 한다.
- 또 다른 대안은 없나
기존 12시 조례안을 고수하지만 초중고를 시차를 둬 탄력 있게 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고려해볼 수 있다. 초 9시, 중학교 10시 30분, 고등학교 12시 시차를 두는 방식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10시에 초중은 들어가고 고등학교는 2시간 정도 학원 교습을 받을 수 있다. 이 정도면 학원도 정부의 정책에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10시에 문 닫으라고 하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정부가 사교육의 주범을 마치 학원인 것처럼 주장하는 실제 주범은 따로 있다.
순서대로 말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학습지 시장 등이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또 과외가 어마어마하게 성행하고 있다. 학원장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하는 게 있다. 과외 때문에 학원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고액 불법 과외가 더욱 기승을 부릴 뻔하다.
이제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기업형 불법 과외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묵인한다면 교육청이든 어디든 소송을 할 수 밖에 없다.
심영섭 회장 약력
- 강원도내 각급학교 교사
- 이란 테헤란 한국학교 교사
- 강원도 평창군 대화중학교 교감
- 카자흐스탄 국립경영대 교수
- 심선생 SLA 원장
- 강원도 학원연합회 회장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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