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교과 공부가 힘들어 엄마에게 호소할 때, 압구정 엄마들은 유학을 고민하고, 서초동 엄마들은 전문 과외 선생님을 찾고, 목동과 분당 엄마들은 비슷한 아이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학원에 의뢰하고, 대치동 엄마들은 직접 공부해서 가르친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지만 엄마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과 대처방법도 각양각색임을 대변해준다. 그럼 이런 방법들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고등학생이 되면 결국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잡혀야 한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아이가 스스로 학습방법을 깨우쳐 이런 엄마들의 고민들 덜어주면 좋겠지만 그런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고 스스로 학습방법을 터득할 때까지 기다리자니 교육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더구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자기주도적인 학습 잠재력을 높게 평가함에 따라 자기주도학습 자체를 가르치는 학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자기주도학습’을 학원에서 하는 웃지 못 할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어려서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바로잡지 못하면 고등학교에 가서 갑자기 습관들이기는 힘들다.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타산지석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강남 엄마들이 내놓기 꺼려하는 내 아이 자기주도학습법을 취재해봤다.
이번 주에는 교과의 핵심줄기를 잡아 스스로 공부하는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교과 마인드맵을 소개해 본다.>
대치동의 H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Y군의 어머니 A씨는 아이가 4학년 때 공부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니 교과서의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이 답답했다. 교과의 세세한 내용은 잘 암기하고 기억하지만 교과의 목차 개념인 주제목과 부제목, 그리고 문단의 핵심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렴한 부모교육기관에서 마인드맵을 공부하여 직접 아이에게 적용시켜 봤다. 처음에는 거부하던 아이가 5년이 지난 지금은 교과공부를 할 때 머릿속에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린다. A씨는 마인드맵으로 아이가 교과를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A씨에게서 마인드맵의 개념과 교과 적용사례를 들어봤다.
좌뇌와 우뇌를 활용하여 직선형 사고를 펼친 사고로 전환
마인드맵이란 개념은 영국의 유명한 교육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토니부잔이 두뇌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공부할 것이 많았던 그는 뇌의 효율적 활용을 고민하던 중 새로운 학습방법으로 직선형 사고가 아닌 펼친 사고기법으로 마인드맵을 생각해냈다.
두뇌는 크게 좌뇌와 우뇌로 나눌 수 있다. 좌뇌는 ‘학습 뇌’라 하여 논리, 숫자, 언어능력 등을 담당하고, 우뇌는 ‘예술 뇌’라 하여 리듬, 상상력, 색상 인식 능력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 이 양쪽 뇌가 서로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창의력 수준이 달라진다.
예술가이면서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위대한 과학자이자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아인슈타인은 모두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잘 활용한 사람들이다.
마인드맵은 말뜻 그대로 읽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을 마음속에 지도로 그리는 방법이다. 읽은 내용을 생각하고 분석, 분류하여 핵심어를 찾아내는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이성적인 면을 주관하는 좌뇌가 발달하게 되고, 기억하기 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연상되는 색깔을 사용하면서 감성적인 면을 주관하는 우뇌를 발달시켜 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게 된다.
마인드맵의 기본적 활용 방법
마인드맵은 분류 개념을 기본으로 한다. 가장 중심이 되는 생각(중심 개념)을 가운데에 두고 중심 개념에서 나온 세부 개념을 주가지로 표현한다. 더 세부적인 개념들은 주가지에서 나온 부가지, 세부가지의 형식으로 생각을 펼쳐나가면 된다.
이처럼 상위 개념에서 하위 개념으로 생각이 펼쳐지므로 머릿속으로 숲을 먼저 그리고 세부적인 나무를 그리게 되어 세부내용만 암기하던 공부습관이 고쳐진다. 또한 내용을 분류하기 위해 깊이 있게 생각하는 습관이 생겨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분석하는 능력도 향상되고 자신 만의 언어를 사용해 정리하므로 기억력과 창의력도 향상된다.
마인드맵을 표현할 때는 핵심어와 이미지, 색깔 등이 사용되는데 핵심어는 간단해야 하고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는 중심단어가 되어야 한다. 마인드맵을 여러 번 반복하다보면 글의 핵심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이 되기도 한다. 이미지는 특징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간단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미지를 자세히 그리다 보면 시간도 낭비되고 내용도 쉽게 전달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색깔은 주가지 별로 구분하여 사용하며 내용과 연상되는 색감의 색을 사용하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지형을 북북, 중부, 남부로 주가지를 나누었다면 북부는 차가운색, 중부는 중간색, 남부는 따뜻한 색을 사용하여 정리하면 효과적이다.
개념이 강한 교과 중심으로 적용
마인드맵을 잘 활용하면 모든 교과에 활용할 수 있겠지만 언어과목보다는 개념이 많은 수학, 사회, 과학 교과 정리에 보다 효과적이다. 복잡한 개념들을 핵심어와 이미지 중심으로 자신의 언어를 이용해 정리하다보면 공부의 지루함도 덜도 기억도 오래간다.
중학교 3학년 수학의 ‘피타고라스의 정리’ 단원을 예로 들면 중심 개념은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되며, 주가지는 ‘정리’, ‘평면도형 활용’, ‘입체도형 활용’이 된다. 그 밑의 부가지나 세부가지에 각각의 공식과 증명 방법 등을 정리한다. 수학의 경우 교과서뿐 아니라 참고서나 문제집에 나오는 추가 개념들도 한꺼번에 정리해 두면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어떤 개념이 부족해서 풀 수 없는지 원인을 쉽게 찾아 복습할 수 있다.
사회 과목은 마인드맵으로 공부하기에 가장 적합한 과목이다. 개념이 많아 요약이 복잡하고 제목과 세부내용의 연관 짓기를 놓치기 쉬운데 마인드맵으로 한 번 정리해보면 내용이 잘 분류되고 흐름이 파악된다. 특히 지리나 역사 과목 같은 경우는 지도를 적절히 활용하면 기억을 오래할 수 있다. 직접 그리는 것이 어려우면 오려서 붙여 넣거나 백지도를 활용하여 내용만 정리해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학의 경우 글로 쓰여 있는 개념은 이해가 어려울 때가 많다.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 표현해보면 이해도 쉽고 오랫동안 기억된다.
마인드맵은 수업내용을 노트 필기할 때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요즘 중, 고등학교 수업은 선생님이 칠판에 적으면 아이들은 받아 적는 수업이 아니라 수업 중 자료 화면을 보여주고 보충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아이들은 적어야할 시점을 놓치거나 적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그냥 듣고만 있기도 한다. 또 선생님이 두 가지 이상의 개념을 오가며 설명할 경우 노트에 순서대로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내용분류상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마인드맵을 활용하면 중간에 하위개념으로 추가할 내용은 언제든지 새로운 가지로 추가하여 정리할 수 있다.
내신경쟁이 치열한 강남지역, 수시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로 내신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찰스 다윈이 알면 섭섭해 할지 모르지만 ‘적자생존’의 의미가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로 통하고 있다. 마인드맵을 활용한 자기주도적 교과학습으로 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적자생존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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