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 9시 뉴스를 보노라니 불쑥 짜증이 밀려온다. 일상의 이런 저런 일들에 치이느라 계절 바뀌는 것도 모를 지경인데 뉴스에서는 연일 헬기를 동원해 전국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 풍경에, 가을을 만끽하느라 전국 곳곳 이름난 곳을 누비는 관광객들의 모습만 줄을 잇기 때문이다.
부러운 마음 한이 없지만 화면으로나 감상할 뿐 막상 떠날 맘을 먹기가 쉽지 않다. 주말이면 꽉 막힌 도로 탓에 오고 가고 고속도로에서만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다가 공교롭게도 딱 이맘때쯤이 인천 지역 대부분 초등학교가 중간고사 기간이다 보니 아무래도 망설이게 된다.
아쉬운 대로 인천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가족 나들이 코스를 소개한다. 단풍으로 이름난 곳만은 못하겠지만 세 곳 모두 가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특히 입장료가 없어 더욱 좋은 곳들이다.
인천대공원 단풍터널
그야말로 인천에 인천대공원 없었으면 어쩔 뻔 했을까 싶을 만큼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내내 독보적인 나들이 장소다.
봄에 흐드러진 벚꽃으로 우리에게 설렘을 안겨줬다면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우리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특히 양쪽 길가의 나무들이 맞닿아 이뤄진 단풍터널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다.
특히 지난 9월 인천대공원은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숲 속의 도서관’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호수 주변, 관모산 등산로 입구, 야생 초화원 정자 부근, 수목원 입구, 벚꽃길 동물원 주변 등 곳곳에 도서대여 부스를 마련해 놓았다. 누구나 곱게 물든 단풍 속에서 책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편 공원 뒤편에 자리한 관모산 산행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관모산은 162미터의 아담하고 비교적 산행이 편안한 산이지만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인근 송도 신도시와 시흥 소래산까지 보일 만큼 시야가 탁 트인 곳이다.
인천나비공원 생태체험
인천나비공원의 가장 큰 매력은 도심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평 도심에서 5~10분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어 언제나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이곳은 나비를 테마로 사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공간이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나비생태관을 갖추고 있으며, 인공미를 배제한 환경 친화적인 공원조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흙의 정원, 들꽃세상, 수생식물원, 습지원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인천세계도시축전에 전시돼 높은 인기를 모았던 재활용품 타악기들을 옮겨와 ‘소리동산’이라는 색다른 타악기 동산을 조성했다. 이외에도 곳곳에 배치된 나비와 곤충모형, 바람개비 역시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월미공원 전통정원의 아름다움
월미산은 한국전쟁 이후 국방부가 주둔하다가 2001년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원으로 오랜 동안 사람들의 출입이 없었던 덕분에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월미산 입구에 조성된 월미전통공원은 전국의 이름 난 한국전통정원을 축소해 원래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유명하다.
창덕궁의 부용지 같은 궁궐 정원을 비롯해 담양 소쇄원 같은 별서 정원, 안동 하회마을의 양진당 같은 민가 정원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재현했다.
또 전통 한옥을 개방해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우물과 꽃지게, 인공폭포 등 곳곳에 볼거리가 알차다.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