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임창준·여환호 이엔이치과 원장

오랜 경력의 두 치과의사가 전하는 치과진료 이야기

지역내일 2010-11-22

교통사고로 망가진 그녀의 얼굴을 치료하다
“ 1993년에 어머니와 함께 왔던 그 환자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임플란트만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임창준 원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를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말을 꺼냈다. 

20대 중반이었던 그녀는 첫 내원 시 수개월 전 큰 교통사고로 안면골 복합 골절상을 당해 이미 수 차례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위턱과 아래턱은 치아 한 개 이상이 오그라들어 위 아래 치아가 안 맞는 상태였고, 앞쪽 위턱뼈와 치아들은 없어 윗입술이 쑥 들어간데다 코의 오른쪽 옆 근처는 함몰되어 있어 마치 할머니와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엄청난 외모의 변화를 겪어서 인지, 그녀는 심한 상실감과 함께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또 더 이상의 어떤 치료도 그녀를 나아지게 할 수 없다고 믿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임원장은 아래 턱 뼈의 부러진 부분을 벌린 후 사라진 치아만큼의 공간에 뼈를 이식하여 위턱 크기에 맞추어 재건하고, 양이 부족한 앞니 쪽 위턱뼈에는 뼈를 덧붙이며 동시에 그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인공치아인 임플란트를 심어 이를 만들어 줌과 동시에 오른쪽 코와 입술에 함몰된 부분에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하였다. 1차 수술 후 나타난 큰 변화에 환자도 놀라며, 희망을 갖고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큰 사고를 당해 상실된 잇몸과 뼈가 너무 많다 보니 이식 후에 잇몸의 양이 모자라 이식된 일부 뼈가 노출되는 합병증이 생겼다. 하지만 나빠진 뼈 부분을 긁어내고 건강해진 잇몸을 다시 성형하여 덮어줌으로써 해결하였고, 무사히 임플란트를 넣기 위한 금속 기둥을 세울 수 있었다. 결국 그녀는 턱뼈 성형과 인공치아(임플란트), 그리고 인공 잇몸을 이용해 훨씬 나아진 얼굴을 가질 수 있었다.

그 후 임원장은 미국 마이애미 대학으로 떠나 2년 간의 교수 생활을 보냈고 귀국 후 다시 그녀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 동안 그녀는 결혼을 했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다며 즐거운 일상을 이야기 했다고 한다.  “ 그녀는 좌절을 딛고 올라 희망을 가졌고, 저는 그녀로부터 더 큰 희망을 얻었습니다.” 임창준 원장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의 초청 강연을 할 때 종종 이 환자를 예로 들곤 한다고 밝혔다.


오랜 경험에서 나온 임플란트 노하우 전수
단국대학교 치과대학교수로 있던 임창준 원장은 2000년 국내 임플란트 제조업체로부터 초빙되어 2년간 국내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임플란트에 관한 교육을 실시했다. 그 후 15년간의 대학교수 시절의 제자들을 비롯 많은 의사들이 임플란트에 대한 교수를 요청해 옴에 따라 2003년 초 ‘이엔이 임프란트 연수회’(이하 ‘이연회’)를 만들어 뼈이식을 비롯한 임플란트에 대한 고급 진료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전수하고 있다.

 ‘이연회’를 거친 의사들은 임창준, 여환호 원장과 함께 매월 모여서 본인들의 임상 케이스를 공유하고, 임플란트에 대한 강연을 듣는 등 현재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임 원장은 “ 이런 활동은 젊은 의사들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많은 도움과 자극이 됩니다. 치과의사들끼리의 이런 교류들이 우리의 치과진료 수준을 높여가는데 필요합니다.”라며 끊임없는 연구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는 치과학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2006~7년 보철, 임플란트, 미백 등의 전반적인 심미치과에 대한 내용을 연구하는 <대한심미치과학회> 회장을 맡았으며, 2007년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심미치과연맹 국제학술대회 및 총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냈다. 또한 국내 임플란트학회 중 치과의사 정회원 숫자가 가장 많은 <대한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의 2008-10년도 회장을 역임했다. 치과관련 학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학회지를 매년 4회 발간하고 그 해 가장 관심 있고 필요한 분야를 정해 그에 맞는 연자들을 초청, 강연을 듣는 학술대회를 봄, 가을 2회 개최한다. 임창준 원장은 뼈이식 관련 국제학회인 아시아태평양조직은행협회의 회장도 역임하였으며, 국내외의 다른 학회나 치과대학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의 임플란트, 뼈이식 관련 강연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 학회의 임원 및 회장 활동에 대한 소감을 묻자 “ 임플란트 및 치과관련 정보를 대중에게 좀 더 많이 알리고 싶었는데, 제 기대 보다는 미미했던 것 같습니다.” 라며, 학회는 치과의사들의 교육과 정보교류도 목적이지만 치과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일반에 알리는 것도 하나의 임무라고 말했다.


완벽한 치료와 유지가 최우선 되어야
마지막으로 치과치료에 대한 임원장의 소신을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 물론 환자를 치료하는 것, 병원을 운영하는 것도 경제 활동이긴 합니다만, 의사는 그것을 뛰어넘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찾아 온 환자를 완벽하게 치료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임플란트에서는 어려운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 뼈이식에 있어서 완벽하게 뼈를 만들어내야 하고, 임플란트 후 철저한 사후관리를 보장하여야 합니다. 어느 신체기관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지만, 치아는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소중한 곳입니다. 따라서 빠른 치료 보다는 뒤탈 없는 완벽한 치료 및 유지를 가장 우선에 두어야 하며, 이를 위해 치과의사는 환자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턱 교정수술은 마음을 고치는 수술 - 여환호 원장


직업적 윤리를 잃지 않는 자세가 중요
여환호 원장은 올해 턱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구강외과 출신 개원의사들의 협의체인 <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이하 ‘구개협’)의 신임회장으로 선출되었다. ‘구개협’은 턱수술과 관련된 정보 교류와 학술대회 개최는 물론 치과 턱 교정수술 분야의 윤리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기도 하다. “정식으로 구강외과를 전공했고, 정직하게 환자에 맞는 수술법을 권하는 믿을 수 있는 의사들만을 회원으로 받고자 합니다.” 여 원장은 치과에서의 턱수술 역사는 50년에 가깝다며, 턱 교정수술에 대한 모든 이론과 자료가 치과에서부터 연구되고 수립되었다고 설명했다. 턱 교정수술은 단지 외모를 개선하는데 국한되어서는 안되고 수술 후 치아와 턱의 제대로 된 기능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양악수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 상악, 즉 위턱이 비뚤어지거나 들어가 있는 경우에는 양악수술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악이 정상이고 아래턱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굳이 양악수술을 할 필요는 없지요. 요즘 너무 양악수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한데, 물론 양악수술이 눈에 띄는 결과를 내기는 하지만, 양악수술이 필요 없는 경우도 다수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라며, 상악이 정상인 케이스가 양악수술을 한다 해도 아래턱만 수술 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결과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턱수술에 대한 오랜 경험, 학술적으로 교류
“ 턱 교정수술은 외모를 보기 좋게 개선하는 것 외에도 턱과 구강, 안면의 기능까지 고려해야 하는 수술이므로 계획한 바를 정확하게 재현해 낼 수 있는 의사의 수술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풍부한 임상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과 다른 의사와의 정보 교류도 지속해 나가야 합니다.” 20년이 넘는 턱 교정수술 경력의 여환호 원장은 12년간의 치과대학 교수와 미국 UCSF(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Francisco) 방문교수 경험을 토대로 이에 대한 다양한 강연을 각종 학술대회와 학술지 등에서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턱수술의 후유증과 합병증을 예방하는 수술방법에 대한 노하우 중심으로,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수술능력을 키울 수 있는 내용을 전수하고 있다.


그럼 턱 교정수술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보통 턱 교정수술은 고3 수험생이 수능시험을 치고 나서 하는 경우나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턱수술은 성장이 끝난 만 18세를 넘어서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한쪽 턱의 발달이 되지 않아 턱이 틀어진 경우라면 중학생 무렵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따라서 아래턱이 비대칭적으로 비뚤어져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측정해보고, 비대칭의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형 턱, 외모 콤플렉스가 가장 큰 문제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여환호 원장. 그가 생각하는 턱 교정수술은 바로 마음을 고쳐주는 수술이다. 턱이 비뚤어지거나 나왔거나, 또 반대로 들어간 경우 특정 발음이 안되고 음식 섭취에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외모 콤플렉스라고 전했다. 인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턱에 문제가 있으면 그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소극적이 되거나 마음까지 비뚤어지기 쉽다는 것. 실제로 턱수술을 상담하러 온 환자들 중 대부분은 외모에 대한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에 여 원장은 50대 여성 환자 이야기를 소개했다. 돌출입으로 50년이 넘는 인생을 산 그녀는 경제적인 여건이 마련되자 그 동안 고민이었던 턱을 바로 잡기로 결심하고 수술을 받았다. 50년 동안 그녀를 괴롭힌 외모 콤플렉스를 떨쳐버리고 난 후, 그녀는 성격까지 긍정적으로 변했다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턱 기형의 정도와 외모 콤플렉스의 관계는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만난 20대의 피아노 전공자 여성은 미인형의 얼굴에, 그냥 보기에는 턱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위턱이 앞으로 나왔고 아래턱 또한 약간 비뚤어졌다며, 바른 얼굴라인을 원한다고 했다. 그녀의 요청에 실제로 구강의 본을 떠보니 미세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그 미세한 차이가 크게 느껴졌던 것이다. 여 원장은 이 정도의 차이를 수술로 바로 잡아서 환자가 만족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지만, 수술 후 그녀는 얼굴의 변화에 크게 기뻐하였다고 한다. 여환호 원장은 “위와 같이 본인만이 느끼는 턱의 작은 차이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라도 본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심각한 정도일 때가 있습니다.” 라며, 이에 그는 환자의 턱 상태를 자세히 체크하고, 환자와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 고심을 거듭한 후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 턱수술은 얼굴이 많이 달라지는 수술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비뚤어지고 튀어나온 턱 때문에 제 앞에서도 고개 숙이고 힘없어 보였던 사람이 수술 후 자신감을 되찾고 웃는 얼굴이 되는 것을 보면 마음 한쪽이 뿌듯해지는 걸 느낍니다. 정말로 턱 교정수술을 받고 난 환자는 표정은 물론 눈빛까지 달라져 마치 다른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여환호 원장은 얼굴만이 아니라 말투와 표정, 눈빛까지 달라지는 환자를 보는 것이 본인에게도 큰 기쁨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수민리포터 icontac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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