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인터뷰/ 여행서 『LA에 반하다』 펴낸 유강호(61)씨
20년 연애에 빠진 LA의 숨은 얼굴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며 희망 메시지를 전하다
지역내일
2010-11-21
(수정 2010-11-22 오전 8:42:18)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겨두고 있다.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 젊은이들과는 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시니어들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떠오르는 태양이 자신을 향해 매일 아침인사를 한다는 유강호씨는 “젊은 세대들에게 이해나 동정을 구하기보다는 씩씩하고 당당하게 홀로 서야 한다”면서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다 마침내 책을 내게 된 경위를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태양은 오늘도 새로 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위치한 LA, 서울시 나성구로 불리어질 만큼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유강호씨는 지난 9월, LA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몸소 체득한 정보 101가지를 집약하여 『LA에 반하다』를 펴냈다.
20여 년 동안 LA에 살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체험들을 생생하게 수록한 이 책은 LA 여행 희망자들의 필독서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부터 LA 및 근교에 숨어있는 아울렛, 쇼핑몰, 박물관, 미술관, 맛집, 숙박, 이색지대까지 폭 넓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을 전공한 큰 아들 에릭(Eric)은 전문가 솜씨에 가까울 정도로 생한 현장사진을 보여 준다. 유강호씨는 “이 책은 러브레터를 보내는 마음으로 썼어요. 독자들이 저의 글을 읽고 LA에 대한 환상과 연애감정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고 말한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늦었다고 포기하기에 앞서 남아 있는 생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희망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반복되는 일상이 무덤덤해질 나이임에도 유 작가는 “LA의 태양은 아침마다 ‘Have a nice day!’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합니다. 그 인사를 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곤 했지요”라며 즐거워한다.
30대 후반에 문예창작과에 입학
유난히도 눈부신 햇살을 사랑한다는 그는 한 때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혹독한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86학번으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차에 다시 시작한 문학공부는 그의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희곡에 두각을 나타냈고, 마침내 한국일보·조선일보 신춘문예(희곡부문)로 등단하여 ‘주목받고 싶은 생’, ‘외로운 별들’, ‘지빠지빠빠’ 등을 무대에 올렸다. 또 코미디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 드라마 ‘손자병법’ 등의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1991년, 두 아들을 데리고 홀연히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유 작가는 “조기 유학 붐이 막 일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글로벌 리더로 키우려면 하루라도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급해졌던 것”이라며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컸었다고 그 당시를 회고했다. 에릭(Eric)과 브랜든(Brandon) 두 아들이 할리우드 아트디렉터, 유명 식당의 인기 쉐프로 꿈을 펼쳐가는 동안 그 역시 캘리포니아의 ‘파사데나 플레이하우스’에서 드라마 트루기를 공부했다.
절망으로 뛰어든 바다, 그 후
그러던 중에 그에게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했던 그는 부동산, 재테크, 주식 등의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친구들을 보면서 사전지식이나 준비도 없이 주식투자에 합류했던 것. “IMF때 제가 산 주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면서 서울에 있던 모든 재산을 날리게 되었지요.”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절망감에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고 급기야는 죽을 결심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단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극적으로 구조되었는데 그때 비로소 가치 있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 후 자신의 부나 명예보다는 남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는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한인들의 희로애락을 대변하는 LA라디오코리아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고, 맛집과 관광명소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서니베일체리’라는 아이디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책으로 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한 출판사에서 연락을 해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며 모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너무 소중해 앞으로도 『라스베가스에 반하다』, 『샌프란시스코에 반하다』, 『시애틀에 반하다』를 집필하고 싶다는 그는 꿈꾸는 데에 나이제한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젊은 노년이 있고 늙은 청년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전자다. 때문에 그의 멋진 열정에 우리도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태양은 오늘도 새로 뜬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위치한 LA, 서울시 나성구로 불리어질 만큼 한국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유강호씨는 지난 9월, LA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몸소 체득한 정보 101가지를 집약하여 『LA에 반하다』를 펴냈다.
20여 년 동안 LA에 살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체험들을 생생하게 수록한 이 책은 LA 여행 희망자들의 필독서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부터 LA 및 근교에 숨어있는 아울렛, 쇼핑몰, 박물관, 미술관, 맛집, 숙박, 이색지대까지 폭 넓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을 전공한 큰 아들 에릭(Eric)은 전문가 솜씨에 가까울 정도로 생한 현장사진을 보여 준다. 유강호씨는 “이 책은 러브레터를 보내는 마음으로 썼어요. 독자들이 저의 글을 읽고 LA에 대한 환상과 연애감정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고 말한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늦었다고 포기하기에 앞서 남아 있는 생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희망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반복되는 일상이 무덤덤해질 나이임에도 유 작가는 “LA의 태양은 아침마다 ‘Have a nice day!’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합니다. 그 인사를 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곤 했지요”라며 즐거워한다.
30대 후반에 문예창작과에 입학
유난히도 눈부신 햇살을 사랑한다는 그는 한 때 자살을 시도했을 만큼 혹독한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86학번으로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집안사정으로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차에 다시 시작한 문학공부는 그의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희곡에 두각을 나타냈고, 마침내 한국일보·조선일보 신춘문예(희곡부문)로 등단하여 ‘주목받고 싶은 생’, ‘외로운 별들’, ‘지빠지빠빠’ 등을 무대에 올렸다. 또 코미디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 드라마 ‘손자병법’ 등의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그는 1991년, 두 아들을 데리고 홀연히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유 작가는 “조기 유학 붐이 막 일기 시작하던 때였는데 글로벌 리더로 키우려면 하루라도 빨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급해졌던 것”이라며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더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열망이 컸었다고 그 당시를 회고했다. 에릭(Eric)과 브랜든(Brandon) 두 아들이 할리우드 아트디렉터, 유명 식당의 인기 쉐프로 꿈을 펼쳐가는 동안 그 역시 캘리포니아의 ‘파사데나 플레이하우스’에서 드라마 트루기를 공부했다.
절망으로 뛰어든 바다, 그 후
그러던 중에 그에게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했던 그는 부동산, 재테크, 주식 등의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친구들을 보면서 사전지식이나 준비도 없이 주식투자에 합류했던 것. “IMF때 제가 산 주식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면서 서울에 있던 모든 재산을 날리게 되었지요.”
돌아갈 곳이 없다는 절망감에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고 급기야는 죽을 결심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단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극적으로 구조되었는데 그때 비로소 가치 있는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 후 자신의 부나 명예보다는 남을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는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한인들의 희로애락을 대변하는 LA라디오코리아에서 방송작가로 활동했고, 맛집과 관광명소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서니베일체리’라는 아이디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책으로 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한 출판사에서 연락을 해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며 모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여행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너무 소중해 앞으로도 『라스베가스에 반하다』, 『샌프란시스코에 반하다』, 『시애틀에 반하다』를 집필하고 싶다는 그는 꿈꾸는 데에 나이제한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젊은 노년이 있고 늙은 청년이 있다면 그는 당연히 전자다. 때문에 그의 멋진 열정에 우리도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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