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 터전을 두고 있는 ‘과우봉사단’은 원로 과학기술인들의 친목 모임인 ‘과우회’에서 만든 봉사단체다. 현재 15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과우봉사단은 2006년 103명의 과학계 원로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나눠줘야겠다며 봉사단을 만들었다.
회원의 대부분이 60세 이상으로 그들의 경력이나 활동사항을 보면 우리나라 과학계를 이끌어왔던 주인공(장본인?)들이다. 그들은 청소년이나 일반인에게 과학기술을 알리는 전문 봉사를 비롯해 일반사회봉사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과우봉사단 회원들은 비록 현역에선 은퇴했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과학 지식과 기술은 봉사를 통해 사회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 중
2007년부터 강남구 자원봉사센터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과우 봉사단 회원들은 전직 장관이나 교수, 과학기술계 공직자, 과학기술자, 과학정책 행정인 출신이다. 이들은 청소년에게 과학특강을 비롯해 과학관에 있는 전시물에 관한 전문적인 해설을 하면서 과학적인 지식을 보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돌보거나 재해지구 복구 작업 등 일반 사회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박승덕 과우회 회장은 과우회 회원들이 평생 쌓은 풍부한 과학기술의 지식과 경륜을 사회에서 활용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과우봉사단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퇴직 후에 친목을 도모하던 회원들이 봉사단을 만들어 함께 활동하니 보람도 있고 서로 훨씬 더 친밀한 관계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4년 동안 원로 과학기술인답게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봉사활동을 했다. 그 결과 각종 봉사상도 수상하고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권오갑 과우회 봉사단장은 “봉사단을 조직한 이후에 우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를 하곤 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과우회는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섰는데 앞으로 과학기술전문가라는 책임을 갖고 사회에 좀 더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봉사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보석 같은 과학계 원로들의 특강
과우회 봉사활동 중에 학교나 사회교육기관에서 실시하는 ‘과학기술 이야기’ 특강은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강의를 담당한 사람들은 박승덕 박사(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이관 박사(전 과기부 장관, 전 울산대 총장), 정윤 이사장(전 과기부 차관, 현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나도선 박사(전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 현 울산대 의대교수), 강박광 박사(전 한국화학연구원장) 등으로 이들의 프로필만 들어도 강의 내용의 수준이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 4월 21일 ''제43회 과학의 날''에는 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에서, 또 7월 12일에는 미림여자 고등학교를 방문해서 특강을 했다. 봉사단은 손자나 손녀뻘인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과학의 꿈을 심어줬다. 사실 학생들에게는 원로 과학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박승덕 회장은 “앞날이 창창한 어린 학생들에게 과학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갈 것입니다”라며 밝게 웃는다.
‘과학 기술 이야기’ 특강을 원하는 학교나 단체는 과우회로 연락하면 신청할 수 있다.
친절하고 웃음을 주는 과학의 전도사
과천에 있는 국립과학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전시물을 갖추고 있으며 전시물의 50%이상이 체험과 참여형으로 만들어졌다.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전시환경을 갖추고 있어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곳에 가면 매일 아침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간 동안 과학관 입구에서 검표는 물론이며 각종 전시물의 안내를 맞고 있는 과우봉사단 회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2008년 11월 국립과천과학관이 개관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체계적인 봉사 시스템을 갖추고 일사불란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결과로 과우회 봉사단은 개관 이후 관객 1백만 명 돌파기념행사에서 과학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고, 2009년 개관 1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교과부 장관으로부터 단체 표창도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강남구자원봉사센터로부터 단체상과 함께 13명이 개인상을 수상했는데 이중에는 1천 시간 이상을 봉사한 단원도 3명이나 포함됐다.
과우봉사단 과천과학관 총괄 간사 이수웅(전 기상청 과장)씨는 “9시 30분에 입장이 시작되면 3~4천명의 관람객이 동시에 몰려 이들을 안내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봉사자 모두 힘든 내색도 없이 친절하고 웃음을 주는 과학관 전도사로서 최선을 다해 봉사하고 있지요”라고 힘차게 말한다.
전에 카이스트에 근무했던 변명섭 간사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마포에 있는 집에서 부터 과천까지 먼 길도 개의치 않고 봉사하러 온다. 언제나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검표를 하고 있는 그를 보면 봉사활동이 삶에 주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언제나 무엇을 하던 항상 열심히 활동하는 과우봉사단. 그들을 보면 ‘한번 과학기술인은 영원한 과학기술인’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희수리포터naheesoo@dreamwiz.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