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한자공부 꼭 필요할까?

한자를 배우면 이해의 폭이 넓어져요

지역내일 2010-11-19

정수기 앞에서 아이가 질문을 한다. ''엄마, 온수랑 냉수가 뭐야?'' ''온수는 뜨거운 물이고 냉수는 차가운 물이야'' 라고 대답을 하는데 아이는 그럼 뜨거운 물, 차가운 물 이렇게 적어 놓으면 쉬운데 왜 저리 어렵게 적어놓느냐고 물어본다. 
우리말의 70% 이상은 한자어로 되어 있다. 실제로 국어 이해력과 어휘력을 평가할 때, 한자를 많이 아는 사람의 언어 능력이 월등하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최근 들어 한자 문화권인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면서 중국어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어 자연스럽게 한자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되었으며, 국가공인 한자급수시험의 수가 늘면서 한자 교육열은 그야말로 열풍으로 번지고 있다.?어휘력의 향상, 국가경쟁력의 수요로부터 고려할 때 한자교육은 빼놓을 수 없는 필수과목이 된다.
그럼에도 입시위주의 교육시대를 겪으면서 한자공부를 등한시 하게 되면서 기본적인 한자도 모른 체 성인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기 이름도 한자로 못 적는 아이들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 중에 한자로 자신의 이름과 부모님의 이름을 써 보라고 했더니 자신의 이름을 적어 낸 학생이 절반이 넘지 않았고 부모님 이름을 적어 낸 학생은 40명 중 2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자를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초`중`고 교과서가 한글로만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1969년까지는 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괄호 안에 넣는 병기를 시행했지만 1970년 한글 전용화 정책으로 한자가 교과서에서 사라져 학생들이 한자를 몰라도 교과서를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게 되었다. 중`고등학교에서 한문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 한자나 한문 공부를 안 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수능 제2외국어 선택자 중 한문 선택자의 비율은 13.9%. 제2외국어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을 고려했을 때, 고등학교 과정에서 한문을 선택하지 않는 학생의 비중은 80~90%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생활 속 한자 활용은 줄어들고 있지만 최근 몇 년 새 신입사원 채용 시 한자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기업이 늘어나고, 대학 졸업 때 한자능력검증을 요구하는 대학도 생겼다. 삼성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두산그룹, SK 등 상당수의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이나 승진시험에 한자성적을 반영하고 있고, 고려대와 성균관대의 경우에는 졸업 요건에 한자능력시험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한자능력을 입시의 중요한 요소로 판단하는 대학들도 하나 둘 늘어나 고 있다. 그래서 한자능력시험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 한자는 언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한자 교육은 아이가 그림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가능하다. 한자는 그림을 형상화 하여 만들어진 문자이니 주변의 사물을 뜻하는 상형자부터 시작하여 사람의 신체나 사물, 가족 등을 뜻하는 글자를 먼저 가르치는 것이 좋다. 획수가 적은(山, 川) 상형자부터 시작해, 한 획이나 두 획 정도 획수가 늘어나는 상형자(火, 木)를 가르쳐도 좋다. 이 때는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이 변해서 글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 좋다. 동화책 형식이나 이야기식 구성 등 특별한 형태를 띤 교재를 선택해서 한자 학습에 대한 친밀감을 높여주면 한자뿐만 아니라 국어 학습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습을 통해 배운 한자는 가능하면 벽걸이 형식이나 글자카드 형태로 생활 주변에서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 두는 것이 좋다. 한 번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자극과 기억으로 학습 부담 없이 한자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초등 3학년에 올라가면 교과서에 한자 어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한자를 배워 뜻글자인 ''어휘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아이들은 사고력도 깊어지게 된다.
木(목)와 手(수)를 결합해 목수(木手) 만들어보고 ''나무를 가지고 집이나 가구 등을 잘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을 연결해보는 것이다. 한자마다 관련 단어의 예를 하나씩 들어보게 하는 것도 좋다. 단어 속에서 한자를 익히면 한자 어휘 학습이 수반되면서 고급어휘가 발달하고 고학년 때는 학습 이해력 발달이 빨라질 수 있다. 어느 날 아이가 "엄마 안중근 의사(義士)가 병을 고치는 의사(醫師)야?"라고 물어볼 수 있다. 한자를 공부한 아이라면 질문 할 필요 없이 같은 소리를 가진 ''의사''라는 단어가 전혀 다른 두 가지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자능력검정시험에 도전


어느 정도 한자를 익히고 나면 한자능력검정시험에 꾸준히 응시함으로써 학습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한자능력검정시험 등이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해서 시험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한자 학습에 흥미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쉬운 급수부터 단계적으로 응시해 해당 급수를 취득함으로써 동기부여는 물론, 상위급수를 위한 명확한 학습 목표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입시나 취업에 도움이 될수도 있다. 공인 급수를 획득하고 난 후에는 이미 학습한 한자를 잊지 않도록 한자일기 쓰기나 한자 서적 읽기 등을 통해 한자 사용을 생활화 해 나간다.


 


국가공인 한자능력검정시험 종류


자격종목        시행처         급수
한자능력검정   한국어문회   특급~8급
한자자격검정   한자교육진흥회   사범 ~ 8급
실용한자   한국외국어평가원   1~4급, 준4급~8급
한국한자검정  한국평생교육평가원   1~8급
한자급수자격검정  대한검정회  사범~8급
한자능력자격검정  한국한자한문능력개발원  1~8급
상공회의소한자  대한상공회의소  고급, 중급, 초급(6~9급)
한자급수인증시험 한국교육문화회 장원, 1~8급
상무한검  와이비엠시사  1~5급
한자어능력검정시험  언어능력평가원  1~8급  


 


장정희리포터 swt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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