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사람
서울점자도서관 김두현 관장
"보지 못하는 이의 가슴에 읽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내일이 만난 사람 - 서울점자도서관 김두현관장
읽어주는 마음, 듣는 마음 모두가 ‘나눔 그리고 행복’한 성숙!
“보지 못하는 이의 가슴에 읽는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
그의 눈도 분명 정상인과는 달랐다. 명함을 받아들고 읽으려 애쓰는 모습이 분명 시각장애인. 어렵게 질문을 던진 리포터에게 “선천성 백내장으로 1급 시각장애인”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오히려 담담하다.교정시력이 0.02도 나오지 않는 약시인 그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그에게도 장애는 좌절이었다. 그러나 살아내어야 했단다. 어느 순간, 눈에 보이는 사람들 세상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많은 시각장애인이 그렇듯 ‘안마사’로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그러나 동료 시각장애인과 비슷한 좌절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스로 권익과 권리를 찾으려는 마음에 사이버대학에서 사회복지와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고, 시각장애복지관으로 다시 시각장애인연합회로 옮기며 오늘의 그가 되었다. “사회적 위치에 흔들리지 않고 이 길을 선택할 때의 처음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올 8월 서울점자도서관장으로 새로 취임한 김두현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서울점자도서관?
서울점자도서관은 1992년 설립된 특수도서관이다. 현재 서울시 특수도서관으로는 2001년 설립된 소리도서관과 함께 2곳이 전부다.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70%, 노원구 20%, 후원 10% 지원으로 운영되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위탁기관이기도 하다.
서울점자도서관의 주요 업무?
시각장애인에게 귀로 들려주는 책 (테입)을 대여해주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전화나 인터넷으로 책을 신청하면 점자책이나 점자 파일은 우편이나 메일로 전달해주고, 비소장 책은 연계 도서관 시스템을 이용, 구입해서 점자 파일이나 책으로 만들어 보내준다. 이 경우는 신청에서 구입, 점자로 변환하여 만드는 데만 2달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비장애인의 따뜻한 마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타 역할?
점자를 배우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과 글을 점자로 정확히 변환할 수 있는 능력 검정인 ‘점역교정사’ 자격증을 위한 교육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가족들이 시각장애로 고통 받는 자녀 혹은 부모에게 점자로 마음편지를 전하고 싶을 때도 ‘글’을 보내주면, 점자화 하여 우편으로 보내주고 있다.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가족 모두의 마음 치유를 위해 꼭 필요한 활동이다.
서울점자도서관의 이용?
현재 우리 도서관 회원은 1만 3천여명으로 주중에만 운영되고 있다.시각장애인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직접 빌려가는 경우 입회비 3천원이 있지만, 반환을 하지 않는 분들이 있어 제약 차원이고, 이 역시 탈퇴 시 돌려준다. ASR 1577-6655 인터넷 도서관 주소 www.kbumac.or.kr
고마운 존재?
바쁜 일상에 쫓기면서도 빠지지 않고 낭독 봉사를 하러 오시는 많은 분들이다. 성우 서혜경씨를 비롯해 KBS, SBS 성우들. 그리고 시간을 쪼개어 퇴근 후 녹음실을 찾아주는 젊은 직장인들, 그리고 성우 아카데미 학생들까지... 자신의 생활을 잠시 비워주는 그들이 참 고맙다.또 경제적인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소박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아내에게도 고맙다.
바램?
시각장애인의 경우 책 텍스트 원본 파일이 있어야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이 읽어주거나 혹은 점자책으로 옮길 수 있는데, 출판사에서는 ‘출판사 및 저자의 권리’ 차원에서 유출을 우려해서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제도적인 차원에서 시각장애인이 정당하게 읽을 수 있는 권리를 지원해주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
최근 서울점자도서관 건물은 노원역에서 공릉으로 이사했지만 여전히 세들어 살고 있어 이리저리 보금자리를 옮겨 다니고 있다. 언젠가는 다목적실, 열람실, 청취실 등을 갖춘 단독 건물로 독립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장애 정도에 따라 적절한 시설을 이용해서 책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그렇게 되면 시각장애인이 누릴 수 있는 문화컨텐츠 서비스가 더 넓어지고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게 될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더 늦기 전에 대학원에 진학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더 받아 시각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사업들을 꾸려가고 싶다. 너무 큰 꿈인가요? 그래도 꿈이 커야 그 꿈만큼 산다고 하지 않는가...
홍명신 리포터 hmsin12@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