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엄마들의 내 아이 자기 주도 학습법 ⑤
학습 시간 계획을 통해 자기 관리 생활화
5분 계획으로 2~3시간 낭비를 막는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한 아이가 30분도 안 돼 물을 마시러 나온다. 다시 들어간 아이, 역시 30분이 채 안 돼 이번엔 간식이 없냐고 묻는다. 간식을 먹고 나서 이번엔 공부 시간이 제법 길다 싶어 살짝 방안을 엿보니 꾸벅꾸벅 졸고 있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인 C군이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매일 반복했던 상황이다.
이를 바라보던 C군의 어머니 K씨, 처음에는 화가 나서 아이를 야단쳐보기도 했지만 아이의 공부습관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어떻게는 C군이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한 K씨는 학습법 관련 학부모 세미나도 부지런히 참석해 보고, 관련 도서도 읽어 가며 공부한 끝에 C군의 문제를 파악했다. 문제는 학습계획도 없고 시간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것이었다. K씨는 학습법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학습 시간 관리방법을 고민하여 C군과 함께 하나씩 실천해나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내 아이 자기 주도 학습법’ 마지막 순서로 학습 시간 관리를 통해 시간의 낭비를 막고 자기관리를 생활화하고 있는 C군의 사례를 소개해 본다.
하루 생활시간 체크해 보니 의외로 시간 낭비 많아
아이는 많은 시간 공부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공부한 양이 많지 않다면 그 시간 동안 공부에 집중하지 않았거나 공부했다고 생각한 시간에 사실은 다른 일을 한 경우가 많다. K씨는 C군에게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납득시키기 위해 C군이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 일과 시간을 10분 단위로 관찰, 기록해 보았다.
수면·식사·간식·화장실 사용 등 생리적 시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 집에서의 학습시간, 여가 시간, 그 외에 기타 시간으로 나누어 1주일을 기록해 보니 공부 시간에 비해 생리적 시간, 여가와 기타 시간이 의외로 많았다. C군에게 기록한 데이터를 보여주니 C군 스스로도 놀라는 눈치였고 시간계획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학습계획표 작성과 실천이다. C군의 학습계획은 크게 주간학습계획, 일일학습계획, 시험기간 준비계획으로 나뉜다.
주간계획표로 자기 관리 생활화
주간계획표는 C군의 하루 일과가 모두 기록된 생활계획표와 비슷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11시 30분경 잠들기 전까지의 모든 일정을 30분 단위로 계획한다. 주간계획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중심의 고정적인 시간과 중요도나 시급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동적인 시간으로 나누어 색깔을 달리하여 기록한다.
반드시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학교, 학원 수업, 식사와 간식 시간, 꼭 해야 할 공부 시간 등을 먼저 기입한 후, 비어있는 시간은 자기학습과 독서 등의 시간으로 유연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일일학습계획’으로 기입한다. 학교와 학원시간의 경우 이동시간도 고려하여 차질 없이 지킬 수 있도록 하며, 하루 3시간 정도의 자기 학습 시간이 확보될 수 있도록 계획한다.
하루 5분 일일학습계획으로 시간 낭비 최소화
주간계획표상에 ‘일일학습계획’으로 기록되어 있는 시간은 그날그날 일일학습계획을 작성해 실천한다. 아침시간에 5분 정도 할애해 그날 공부할 과목과 분량, 학교에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공부할 내용 등을 미리 계획하여 해야 할 공부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범위를 구체화 시켜 실천력을 높인다. 이때 너무 무리한 분량을 계획하면 안 된다. K씨는 아이가 지속적으로 일일학습계획표를 작성하다보면 시행착오와 실천여부에 대한 반성을 통해 점차 자신에게 맞는 수정 계획을 찾아 나간다고 말했다.
시험 준비 계획은 3~4주 전에 미리 준비
학교 내신에 반영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1년에 네 번 치러지지만 돌아서면 금방 다음 시험이 돌아오는 것 같다. 시험 준비 기간을 계획 없이 보내다 보면 준비한 것 없이 어느새 시험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그렇게 되면 할 것은 많고 시간은 없고 마음만 조급해져 닥치는 대로 공부하다가 상당한 지식의 공백과 함께 시험을 맞게 된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시험일정을 앞두고 3~4주 전에 시험 준비 계획을 짠다. 날짜별로 공부할 과목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목의 시험범위를 날짜별로 배분하여 시험일정 전까지 한번 씩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구체적인 교재의 쪽수도 기록하여 목표를 정확히 한다. 또한 시행여부를 그날그날 기록하여 공부진도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하며, 실천이 부족했던 부분은 주말에 보충할 수 있도록 한다.
모든 계획은 실천을 전제로 한다. 계획만 거창하게 세워놓고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계획을 세우는 데 들인 시간만 낭비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어차피 실천하지 못할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잘못이다.
K씨는 C군이 이렇게 계획을 세워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시간을 아껴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작은 계획부터 세워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 보자.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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