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수학을 가르쳐도 될까? 안될까? 필자는 ‘안 된다’이다. 그것은 교과서가 바뀌었고 수학을 가르치는 방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학력고사 세대인 학부모가 수능세대, 서술형 문제의 지금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자칫 수학의 근본을 망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지금의 엄마가 공부하던 학력고사 시절에는 정석 책을 몇 번을 풀어 보았는냐에 따라 학력고사의 수학점수가 결정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석 책을 10번 아니 100번을 풀어보아도 수학적 머리가 없다면 4점짜리 통합형 문제는 절대로 풀 수가 없다.
요즘 입학사정관제와 자기주도학습을 빼놓고는 교육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먼저 입학사정관제는 결국은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 자기주도학습능력이 있는 아이를 뽑겠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수학머리’를 트이게 하는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수학이 쉽고 재미있어서 열심히 했고 그러다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이 수학적 사고력이 좋아졌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아주 쉽고 단순하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한다. 수학에서 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과연 엄마가 개념을 알고 있는지 아주 단순한 문제를 통해서 알아보자.
아이들에게 ‘너 0이 자연수니? 아니니?’라고 질문하면 대다수의 아이들은 자연수라고 했다가 아니라고도 했다가 갈팡질팡 확신이 없다. 우리 엄마들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자연수 정의(뜻)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자연수란 ‘1부터 시작해서 1씩 커지는 수’라는 단순한 뜻만 알면 0은 자연수가 아니고 자연수는 끝이 없다는 사실도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는 수학의 개념을 이해하고 그런 이후에 문제를 풀었느냐? 아니면 뜻도 모르고 이유도 모르는 체 문제만 풀었느냐이다. 엄마의 강요에 의해 어려서는 단순반복학습지에 지치고, 초등학교 때는 문제풀이식 학원에 지친 아이들은 결국 고등학교 수학을 포기하게 된다.
엄마의 극성에 초등학교 때 중3 수학을 공부하고 심지어 공통수학을 공부했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고등학교 수학을 포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대한민국 교육1번지라고 하는 강남에서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수학학원의 공통점을 조사해 봤더니 놀랍게도 4권 이상의 문제집을 풀게 하고 있었고, 그 학원생에게 수학이 재밌냐고 물어봤더니 대부분의 아이가 수학은 어렵고 짜증나는 싫은 과목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잘못된 수학지도법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을 잃게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빌어본다.
안충호
-노트필기수학 특허권자
-노트필기수학 대치교육원 운영
-한국두뇌연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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