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한의원 칼럼

트랜스 지방과 조기 성숙증- 소아 비만과 성장

지역내일 2010-11-09
 이번 2학기가 끝나면 중학교에 올라가는 희정이가 엄마 손에 이끌려 한의원에 왔습니다.   상담실에 들어서자 마자 어머니께서는,
“우리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까지는 반에서 키가 1, 2등이었는데, 5학년 들어서부터는 거의 크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키가 반에서 중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사실 저도 지금 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키라, 희정이도 다 큰 것이 아닐까 너무 걱정이 됩니다.”
 
희정이의 경우 겨울 방학이 지나면 중학생이 되는 아이지만 성장판 검사, 유전적 인자, 통계적 인자를 시행한 결과 최종 예측 키가 159.5cm밖에 나오지 않아 어머님과 희정이 모두 선뜻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한창 클 시기에 희정이의 성장은 완성되었는데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희정이의 식습관에 있었습니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그렇듯이 희정이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시는지라 아이들이 집에서 쉽게 시켜먹을 수 있는 탕수육, 치킨, 피자, 햄버거 등의 고칼로리 음식과 집에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라면, 과자, 햄 등의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기가 일수였다고 했습니다. 이런 식습관으로 인해 체내지방이 증가하여 생리 현상이 빨리 이루어지는 조기 성숙증에 해당하는 경우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들은 공통적으로 트랜스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요즘 많은 대중매체에서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앞다투어 보고하는 것에서 이에 대한 심각성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기름이 산패하는 걸 막기 위한 지방산을 말합니다.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체중이 늘어나고 해로운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질(LDL)이 많아져 심장병,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이 생기며 또 간암, 위암, 대장암, 당뇨병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국제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트랜스지방산 함량 표시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랜스 지방을 성장기 어린이들이 다량으로 섭취하게 되면 체내의 지방이 과잉되어 초경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데요. 1970년대의 경우 초경 연령이 15.5세였으나 2004년에는 12.2세로 빨라졌다는 통계수치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일단 150㎝ 이하에서 초경이 시작됐다면 조기성숙을 한번 의심해봐야 합니다.  가슴이 나오고 약 1-2년 뒤에  초경이 시작되면 평균 2~3년 내에 성장이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유아시절 올바른 식습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처럼 바쁜 생활에 익숙해져 먹거리를 빨리 해결해야 하는 시대에 적어도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좋은 음식, 깨끗한 음식을 주겠다는 노력이 있으시다면 아이들 또한 지금보다 더 건강히 자라며 키 성장도 좋은 결과가 뒤따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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