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 보령 여행기

들과 산, 바다가 어우러진 보령을 가다

신선한 해산물 가득하고 깨끗한 백사장이 넓은 곳

지역내일 2010-11-08 (수정 2010-11-09 오전 9:30:10)
지금 동해안은 단풍행락객들과 함께 일주일 먼저 개장한 스키장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고 한다. 영동고속도로에 길게 늘어선 차량의 행렬 속에 동참할 것인가를 두고 남편과 짧은 고민을 한 후, 우리는 서해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물론 서해안으로 향하는 도로 역시 시원하게 뚫리진 않았다. 처음부터 서해안을 염두에 두고 시작된 출발은 아니었지만 보령에서의 1박2일은 바쁜 일상생활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기에 충분하고도 넘친 여행이 되었다. 

신선한 해산물이 펄떡이는 대천항과 수산시장
대천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 가족은 부지런히 대천항으로 향했다. 매표소에 이르자 막 출발한 유람선이 보였지만 아직 오후 세시 반밖에 되지 않았기에 우리가족은 잔뜩 기대를 갖고 배의 출발시간을 물어보았다. 아쉽게도 바다 너머로 멀어지는 유람선이 오늘의 마지막 배였다. 1시간과 1시간 반 코스로 나뉜 유람선 중 1시간 코스는 운항을 하지 않았고 그나마 1시간 반 코스도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야 했기에 세시 반이면 마지막 배가 되고 마는 것이다. 

발길을 돌려 찾은 곳은 대천수산시장. 대천항 옆으로 이어진 수산시장은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주말 오후답게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구경하고 있었다. 싱싱한 대하는 다리를 흔들며 수족관을 헤엄치고 있었고 앞발을 번쩍 들고 있는 커다란 킹크랩은 먹음직스러웠다.  

피서철은 물론 주말이면 서해의 크고 작은 섬으로 떠나는 여행객들과 배를 타고 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천항과 대천수산시장은 말 그대로 삶의 활기가 넘쳐흐르는 곳이다. 꽃게찜을 해볼까 싶어 어설프게 흥정을 해보려는 내 모습을 보다 못한 남편과 아이가 함께 와서 거들어 보지만 노련한 시장 상인에게는 온가족 모두 붙어도 역부족,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싱싱한 놈들을 골랐잖아, 괜찮아!” 남편이 내게 위로를 건넨다.

동양 유일의 조개껍질 백사장, 대천해수욕장
동양에서는 유일하게 백사장이 잘디 잔 조개껍질로 형성돼 있는 대천해수욕장은 길이 3.5km, 폭 100m에 달하는 넓고 아름다운 해안선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로 대천해수욕장은 전국 최대 규모의 해수욕장으로 손꼽힌다. 백사장을 둘러싸고 각종 편의시설과 콘도, 아이들 놀이시설이 잘 발달되어 있는 이곳은 일 년 내내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끊임없이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우리 가족은 대천항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나무다리 산책길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바다로 향했다. 바다와 바로 이어진 농가의 텃밭에는 배추와 무가 푸른 잎을 펼치며 쑥쑥 자라고 있었다. 배추 값은 금값이 되고 김치가 금치가 되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심지어 중국에서 배추를 수입하는 등 도시에서 벌어지는 온갖 소동들이 이곳에서는 아득히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해안선이 길고도 넓게 펼쳐져 있고 바닷물 또한 물에 잠긴 바위까지 내다 보일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바닷가는 이미 철 지난 지 오래지만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에서부터 우리 같은 가족단위 나들이객으로 여전히 붐비고 있었다. 해수욕장 하늘 위로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날고 있고 바다 위에는 모터보트와 제트스키가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그 사이 간간이 모래사장 위에 큰 바퀴자국을 그리며 미니카가 지나가는 곳, 여전히 분주하지만 편안하고 포근한 이곳이 바로 10월의 대천해수욕장이었다.

자연휴양림, 머드체험관 등 관광객 유치에 노력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보령을 상징하는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나무가 크고 울창해서 한낮에도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깊은 숲을 이루고 있는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그 길이만도 십리에 이를 정도로 길다. 성주산에는 두 곳의 계곡이 특히 아름다운데 성주산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정상 쪽으로 올라가는 화장골 계곡과 성주 삼거리에서 성주사지를 지나 오르는 심연동 계곡이다. 이 두 골짜기를 따라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코스도 마련되어 있으며 등산객의 편의를 위해 간이 휴게소도 마련되어 있다. 봄은 꽃구경, 여름은 푸르른 신록, 가을은 단풍, 겨울은 설경이 아름다운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일 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주산 자락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모산미술관, 오석조각공원, 야외음악당, 허브랜드 등 볼거리 다양한 개화예술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꼭 한번 들려보길 권한다.

매년 여름이면 보령에는 머드축제가 열린다. 바쁜 한때를 지나고 찾아간 터라 우리는 머드축제 대신 머드체험관을 찾았다.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환절기부터 시작해 겨울 내내 아토피로 고생하는 딸아이에게 좋다는 머드를 체험해보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머드체험관에 들어선 순간 일요일이 무색할 정도로 한가한 분위기, 썰렁한 느낌까지 들었다. 실제로 여탕에 들어서자 관리인을 빼고 손님은 딸과 나를 포함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머드 체험도 탕 한쪽에 놓인 걸쭉한 머드액과 몸에 바를 수 있게 놓인 붓 하나가 고작. 머드체험관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성주사지, 김좌진장군 묘소 등 볼만한 문화유적 많아
성주사는 통일신라 말기 구산선문 중 하나로 이름이 높았던 사찰이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진 성주사의 절터인 성주사지에서는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유물이 골고루 출토되어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후 성주사지는 사적 제 307호로 지정되었다. 이처럼 성주사지에는 국보 제 8호 낭혜화상백월보광탑비, 보물 제19호 오층석탑, 보물 제20호 중앙삼층석탑, 보물 제47호 서삼층석탑, 지방문화재인 동삼층석탑, 석등 등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또한 계속된 발굴조사로 인해 성주사지에서는 금당지, 삼천불전지, 회랑지, 중문지 등의 건물터가 있었음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성주사지는 우리나라 역사의 살아있는 교육 현장으로도 유명해졌다. 이밖에도 보령에는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백야 김좌진 장군의 묘소가 있다. 1974년 이후 정부는 성역화사업을 추진해 김좌진 장군의 업적과 독립정신을 후세에 널리 계승하고자 청산리대첩 승전일인 10월 22일을 제향일로 정해 매년 추모식이 열린다.

보령성곽과 보령 관아문 역시 보령의 문화유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고려시대 토성으로 쌓았던 성곽이 조선시대 석상으로 개축되어 일부가 남아있는 보령성곽과 보령현의 관아가 있었던 정문에 세워진 관아문 역시 볼만한 문화유적 중 하나다.

tip 보령시 드라이브 코스

* 바다가 보이는 길을 따라
대천해수욕장 -> 남포방조제 -> 죽도관광지 -> 용두해수욕장 -> 무창포해수욕장 -> 부사방조제 

* 문화재를 따라 호젓한 드라이브
청천저수지 -> 오서산 -> 김좌진 장군 묘 -> 도미부인사당 -> 오천충청수영성 -> 오천항 -> 갈매못성지 -> 토정 이지함선생 묘 -> 보령화력발전소

*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길
성주사지 -> 성주산자연휴양림 (시비조각공원) -> 석탄박물관 -> 개화예술공원 (모산미술관) -> 보령호 -> 웅천석재거리

tip 대천항 여객선 교통안내
대천항 여객선터미널 041)934-8772~5
www.shinhanhewoon.com

tip 보령시 관광안내 사이트 &전화
www.boryeong.chungnam.kr
http://ubtour.go.kr
보령시 관광안내소
041)932-2023, 930-3672
보령시청관광과
041)930-3520, 3541~2
성주산자연휴양림
041)934-7133
오서산자연휴양림
041)936-5465
(사)대천관광협회
041)933-7051
무청포관광협회
041)936-3561

박수진 리포터 icoco19@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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