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3일. 춘천호를 지나 푸른 가을 하늘을 보며 가을 산을 가로질러 고탄 송화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아담한 교정을 장식하고 있는 수십년된 나무들이 가을을 노랗고 빨갛게 색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가족봉사단의 가족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운동장 한편에는 고탄 산들미 마을에서 직접 생산한 참기름, 들기름, 질경이, 취, 곤드레 나물과 더덕, 사과가 눈에 띄고 직접 부쳐내는 메밀전이 고소한 향기로 발길을 끌었다. 2005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하여 현재 400여명의 단원과 함께 봉사하는 ‘가족 봉사단’은 기쁨팀, 애호팀, 사랑팀, 소망팀, 찾아가는 놀이터로 나뉘어 있으며, 팀별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도농이 어우러지는 신명난 ‘가족봉사단의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날이다.
모낸 논에서 직접 벼 베기
배추 값이 금값이었다. 그러나 배추를 직접 재배한 생산자인 농촌에 이익이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는 ‘직거래장터’의 활성화가 아닐까싶다. ‘춘천시가족봉사단’은 고탄 산들미 마을과 함께 봄에 이어 가을에도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날, 참가한 봉사단 가족들은 봄에 모를 심었던 논에서 직접 벼 베기를 하며 메뚜기를 잡았다. 아빠와 큰 아이 태윤이는 논으로 보내고, 트럭을 타고 밭으로 이동하여 도윤(8살)이와 더덕·도라지를 캤던 이명숙(우두동)씨는 “자연을 벗 삼아 아이들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식사도 ‘Good''
운동장에서 논으로 밭으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손에는 수확물을 가득 들고 다시 모였다. 고탄리 이상진 이장님의 즐거운 추억 만드는 좋은 하루되시란 말을 들으며 마을에서 제공되는 점심상을 받았다. 가을 빛 좋은 운동장에서 일하고 돌아와 밥과 국에 직접 잡은 고기를 구워 먹는 맛을 산해진미와 비교할 수 있을까? 배도 부르고 마음도 넉넉해지는 휴일 점심이었다.
떡쌀이 날아가도 ‘와~’
오후 시간은 즐거운 놀이 시간. 어른도 아이도 신나게 재기차기를 했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아빠의 실력에 감탄하며, 하나라도 더 차려는 노력을 박수로 격려하며... 이어진 단체 줄넘기에서는 화합된 모습으로 발맞춰 열심히 뛰고 줄을 돌렸다. 운동장이 경기에 참가한 가족들의 상기된 표정으로 익어 갈 즈음, 마당 한 쪽에선 ‘떡-메’칠 준비가 되고 있었다.
떡메를 치는 순간 이게 어찌된 일인가? 계속 쳐도 떡쌀이 사방으로 튀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점심밥과 떡쌀이 뒤바뀐 것. 바뀌면 또 어떠한가? 그 덕에 찰진 밥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고, 튀는 떡쌀을 받아먹기 위해 입을 한껏 벌린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바쁘게 다시 해온 떡쌀로 제대로 된 떡메치기가 진행되어 아쉬움을 씻었다.)
도농교류가 잦기를
오늘 행사를 도왔던 산들미 마을 부녀회 유옥렬 총무는 “도시와 농촌의 교류활동을 통해 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는 장터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상식을 통해 푸짐하게 농산물을 받은 가족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변중길 가족봉사단 단장은 “아이들에게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을 주는 것이 ‘행복’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심어 준 ‘봉사’와 ‘나눔’의 씨앗이 성인이 되었을 때, 대립과 갈등을 겪지 않고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 불씨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으며 “가족봉사단이 성장하여 으뜸가는 봉사단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수현 리포터 ley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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