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나 무더웠던 여름이 끝날 줄을 모르고 이어지더니 소매 깃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스며듭니다. 어느덧 가을에 정점에 와있는 지금이 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입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길가에 억새와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완연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제주도.
제주도의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분명 이 억새꽃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제주도에는 억새꽃이 하얀 은빛 물결을 이루며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이 가을 제주도를 여행한다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절대 놓치지 말길 바랍니다.
오늘은 억새꽃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곳과 제주도의 알려진 관광지에 묻혀 있는 숨은 비경들을 소개 하려고 합니다.
● 제주도 최고의 억새 군락지 산굼부리
산굼부리 억새밭
산굼부리는 남쪽 사면 등성이 전체가 억새밭으로, 제주도 내 최고의 억새 군락지입니다. 산 전체가 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산굼부리의 억새 때문인지 가을에는 유독 여행객들이 이 산굼부리로 몰립니다. 산굼부리는 억새가 아니더라도 거대한 분화구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굼부리의 분화구는 용암이나 화산재의 분출 없이 폭발이 일어나 그 구멍만이 남은 마르형 분화구로서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희귀한 형태라고도 합니다.
● 자연이 주는 가장 아름다운길
삼나무 숲길
산굼부리를 지나 제주컨트리클럽 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삼나무 숲길. 이곳은 비자나무들이 길 양쪽으로 까마득히 하늘을 찌르고 올라간 비자림입니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골프장이나 리조트들과 대조를 이루는 숨은 비경들 중 하나입니다.
세계 100대 아름다운 길에 뽑힌 곳이며,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기도 합니다. 제주에 가시는 분들은 이 숲을 꼭 한번 지나가보세요.
세상의 온갖 어지러운 세상사는 잠시 잊고, 전깃줄 하나 지나가지 않는 깨끗하고 고요한 자연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호젓하게 마음을 놓고 그저 쉬고 싶은 곳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곳은 가장 자연스러우며 원래의 자연 상태인 바로 이런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따라비오름
따라비오름에서는 억새를 제대로 보려면 분화구 안으로 내려가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능선 위에서 바라보는 억새의 모습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그야말로 은빛 물결이 춤을 추고 있는 곳 입니다. 일부 인위적인 억새밭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오름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20여 분 소요되며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 경사도가 심한 편이어서 가능하면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밤에 가면 더욱 아름다운 곳 용연계곡
용연 계곡
용연계곡은 바다가 만들어낸 기암괴석의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이르는 영주 12경의 하나로 꼽아왔다고 합니다.
바다와 기암절벽이 한껏 멋을 풍기는 용담동 용연계곡은 예부터 제주의 선비들이 뱃놀이를 하던 곳입니다. 선비들은 용연계곡의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여름밤에 용담동 한천 하류에 배를 띄우고 뱃놀이를 벌이면서 풍류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를 일컬어 ''용연야범(龍淵夜帆)''이라고 했는데, ''용연야범''은 7∼10m 높이의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한천(漢川) 하류와 속칭 한두기 포구 사이에서 열리던 옛 선비들의 밤 뱃놀이 풍광을 일컫는 말입니다.
조선 숙종 28년(1702년) 제주 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이 남긴 화첩인 탐라순력도(국가지정 보물 제652-6호)에는 ''병담범주(屛潭泛舟)''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 아늑한 한담마을 산책로
한담마을 산책로
한담마을 산책로는 애월 토비스콘도에서 곽지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로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입니다. 에머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걷기에는 최적의 장소이며, 약 15분 정도의 거리로 잠깐 차를 세우고 여유를 즐겨볼만한 곳입니다. 제주의 숨겨진 비경으로 추천하고 싶은 곳 중 하나입니다.
수십 호에 불과한 한적한 어촌마을인 애월읍 한담리를 출발하여 오로지 바닷가로만 이어진 꼬불꼬불 산책로, 거무티티한 제주 특유의 현무암 괴석들이 즐비하고 오랜 세월 풍파를 견뎌왔을 해송들이 산책로 주변으로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 곽지 인근 바다는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에메랄드 물 빛깔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 싫지 않은 가을, 잠시 지겨웠던 자동차의 핸들을 놓아 둔 채 유유자적 여유로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곳, 현무암 사이로 이따금씩 드러나는 상아빛의 곱디고운 모래사장과 현무암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자꾸만 발길을 붙들어 매는 곳입니다.
이곳에 이렇게 조용하고 정겨운 해안길이 있다는 사실을 제주사람들 조차 많이 알지 못합니다. 사람들의 출입이 힘들었던 외진 곳에 마을사람들이 해안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그마한 길을 텄는데, 그게 불과 9년 전인 2001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아름다운 풍경들 그 중에 일몰시에 이곳에 드리워지는 노을의 화려한 색채를 모두에게 보여주고자 했던 욕심에서입니다.
길지 않은 해안 산책로지만 차량이 통행할 수 없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아직은 그리 사람들의 때가 묻지 않은 청청 지역이기에 연인들의 오붓한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마춤입니다. 한담동을 찾아가기 힘들면 곽지해수욕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곽지해수욕장의 동쪽 끝에 보면 해안으로 이어진 조그마한 산책로를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가을 제주 여행을 계획 하고 있으시다면 틀에 박힌 유명 관광지보다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온전히 제주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 또한 특별한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 마감 임박
10/30 주왕산/주산지 단풍 트래킹[29,900원-도시락 및 기념품 제공]
제주도 에어카텔[항공+펜션+렌트카] 2박3일 190,000~
제주도 현지 직영 / 최저가 보장
문의 : 1661-3288, 766-3331
아주뜻깊은여행 김은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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