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세상에 ‘클라우드 빅뱅’ 온다

IT자원 활용 ‘소유’에서 ‘임대’로 … KT “아마존과 경쟁”

지역내일 2010-11-02
컴퓨터 기기와 통신망의 발전이 눈부시다. 예전 같으면 1년이 걸릴 일을 단 하루 만에 해낼 만큼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 고성능 컴퓨터, 광대역 네트워크 등 IT기기와 이 기기들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는 인간에게 보다 더 많은 편익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IT기기와 서비스의 발달이 정보화 사회 초기와 같은 경제적인 효용성을 발휘하는 지 의문시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의 정보통신기술(ICT)관련 기업과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정체된 정보화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킬 대안으로 꼽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대표적 ICT기업인 KT의 클라우드 서비스 추진계획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보험 영업을 하는 이은석(42)씨는 최근 무겁게 들고 다니던 노트북PC를 가벼운 태블릿PC로 바꿨다. 기업고객들에게 항상 이것저것 설명할 것인 많은 이 씨에게 노트북은 필수적인 도구였다. 수많은 프리젠테이션 파일과 계약서류양식을 항상 휴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씨가 노트북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필요한 서류들을 손쉽게 내려 받아 사용할 있는 KT ‘유클라우드 서비스’ 덕분 이었다.
#뉴욕타임즈는 몇 년전 1851년부터 1980년까지의 신문기사를 이미지 데이터로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량은 방대했다.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해스캔한 신문기사가 1100만장이나 됐다. 당시 CTO였던 마크 프론즈는 여러 고민 끝에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효과는 컸다. 자체 서버를 이용할 경우 14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 작업이 불과 24시간만에 끝났다. 비용도 240달러 밖에 들지 않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IT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빌려쓰고,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수많은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또 소프트웨어 기업, 장비제조업체, 네트워크 사업자, IT서비스·컨설팅 사업자 등 모든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요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현재 6739억원에 불과한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2014년까지 4배인 2조5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왜 클라우드인가 = 클라우드 컴퓨팅은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인터넷을 통해 언제라도 접근할 수 있고, 필요한 만큼만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빌려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IT자원의 활용률을 증대시켜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도 영향을 준다.
IT자원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임대’로 전환해 관련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 업무의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없앰으로써 일하는 방식도 변화시킨다.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스마트워크’도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가 그 배경이 됐다.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사용 경험을 갖고 있다. 웹 검색, 이메일, 웹하드, 증강현실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서비스다. 이처럼 클라우드 서비스는 우리 생활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최근 열풍으로 까지 표현되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증가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인터넷에 연결된 수많은 컴퓨터기기들의 능력을 십분 활용할 있는 방법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실제 스마트폰은 작은 휴대단말이면서도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들의 능력을 사용해 대형 서버에서나 가능한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 구글이 선보인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이나 ‘음성검색’ 등은 구글이 전세계에 갖고 있는 컴퓨터 서버들과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서비스다. 인터넷에 연결된 수많은 IT자원을 활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KT “2015년 7000억 매출” = 국내 ICT기업 가운데에는 KT가 클라우드 서비스 준비에 가장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자사가 보유한 유무선네트워크를 토대로 고객이 편하면서도 마음껏 무선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아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정했다.
KT는 오는 2015년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연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또 이 가운데 해외비중을 30~40%로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1200억원을 투입해 유클라우드 서비스 고도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다양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KT는 지난 6월말 개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상의 저장공간을 빌려주는 ‘유클라우드’서비스를 출시했다. 또 8월에는 기업용 서비스인 ‘유클라우드 프로’도 선보였다.
한편 지난 8월 세계적인 클라우드 시스템 성능평가 기관인 ‘클라우드하모니’는 전세계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들을 비교 평가한 결과 KT가 전 분야에서 1~2위를 차지했다고 밝힌바 있다.

◆요청하면 즉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 = KT는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에서 대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마존의 ‘EC2’ 서비스를 능가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KT의 목표 달성에 주춧돌이 되는 것이 막바지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는 충남 목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다.
KT가 구축중인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는 저가의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으로 구축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서비스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또 기존 인터넷 데이터센터에 비해 서버 집적도가 50배 이상 높고, 전력효율도 2배 이상 높아 탄소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절감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여기에 고객의 요청이 있을 시 즉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자동화 기능도 갖춘다.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자 하는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신청을 하면 그 즉시 자원이 할당되도록 해, 복잡한 절차나 기다리는 시간을 없앤다는 것이다.
한편 KT는 그룹 전산시스템에도 클라우드를 적용해 2012년부터 연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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