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이미 국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레저활동이 됐다. 특히 가을 단풍철은 산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바야흐로 등산의 계절이다. 하지만 등산을 재미있게 즐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다녀오는 것이다.
실제 소방방재청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산악사고 구조건수는 7105건(구조인원 7605명)으로 전년 대비 10.7%가 증가했다. 2008년에 구조건수 6492건(구조인원 6870명)도 2007년에 비해 26.7%나 늘어난 수치다. 등산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산악사고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07~2009년 3년 평균 사고발생을 시기별로 보면 10월 15일부터 31일 사이에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7%나 된다. 가을철 산악사고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또한 이들 산악사고의 24%가 실족·추락 등에 의한 사고로, 단순 부주의에 의해 발생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에도 등산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4월에는 북한산 인수봉에서 암벽등반 중 매듭이 풀려, 5월에는 설악산에서 술을 마시고 하산하던 등산객이 추락사했다. 또 6월에는 도봉산 오봉에서 바람에 날려가는 모자를 잡으려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등산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몇 가지 꼭 지켜야 할 안전 등산수칙을 소개한다.
◆ 겸손한 마음가짐이 중요 = 무엇보다 등산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익혀두는 게 중요하다. 안락한 도시생활과 자연 속에서의 생존 방식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각종 산악단체에서 진행하는 등산교실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규 등산로는 필요한 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이용객이 많아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 받기가 쉽다. 그러나 관리되지 않는 샛길에서는 이용객이 적어 조난을 당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등산 중에 음주는 금물이다. 요즘 산에 가면 반주로 술을 마시는 등산객들이 많은데 술은 균형감각,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심장에 무리를 준다.
당일 산행이라 할지라도 아침 일찍 시작하고 해지기 전에 하산해야 한다. 대부분의 산악사고는 욕심을 내 늦게까지 산행을 하다가 날이 저물어 당황한 나머지 길을 잃는 경우다.
특히 요즘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방수·방풍이 되는 두꺼운 등산복을 준비하는 것도 필수다. 높은 산에서는 기온차가 심해 비나 이슬, 차가운 바람에 의한 저체온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제 산에서는 기온이 100m 올라갈 때마다 0.6℃씩 낮아진다. 초속 1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2도씩 낮아진다.
고단백·고열량 비상식품은 물론 보온병에 뜨거운 차나 음료도 준비하는 게 좋다. 손전등이나 휴대전화 예비 배터리도 꼭 챙겨야 한다. 아는 길이라 할지라도 등산지도는 꼭 챙겨야 한다.
가을 산행에서는 특히 전염병이나 벌, 뱀 등을 조심해야 한다. 쓰쓰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프라증 등 전염병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눕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산에서 벌집을 건드리는 것은 자칫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행동이다.
이 밖에도 산행 중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하며, 자신의 체력에 맞게 휴식을 규칙적으로 취해 몸의 리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을 오를 때의 겸손한 마음가짐이다. 잠시 방문하는 손님의 자세로 산을 대한다면 한층 신중해질 것이다.
만약 산행 중 사고를 당해 긴급히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주요 등산로마다 설치되어 있는 위치표지판의 번호를 확인 119에 신고하면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움말 : 대한산악연맹 등산학교 류진선 교수 / 한국등산지원센터 구경모 사무국장
등산은 자연이 준 선물, 예의 갖춰야
등산은 자연과의 만남, 사람과의 만남이 복합된 레저활동이다. 산행예절은 다른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다른 사람과 나의 쾌적한 산행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연보호를 위한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등산 중 발생한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한다. 자연을 훼손하거나 변형시켜서도 안 된다. 무엇보다 등산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좋다. 산을 찾는 누구에게나 자연 그대로의 산을 즐길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지정된 장소 외에서는 취사를 해서도 안 된다. 산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작은 불씨 하나가 산 전체를 태울 수 있어서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도 생태계를 교란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할 일이다. 단체산행의 경우 표시리본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산에서 사람을 만날 땐 인사를 나누는 게 좋다. 너무 큰 소리로 하기보다는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또렷한 소리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수고하세요” 등의 인사말을 주고받는다면 등산이 더 즐거워질 것이다. 단체로 산행할 경우에는 모든 사람이 인사하는 것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 여럿이 줄지어 갈 때는 선두의 사람이 인사말을 하고 뒷사람은 가볍게 목례 정도만 하면 된다.
피치 못할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정된 등산로로만 다녀야 한다. 계단이 싫다고 길옆으로 다니면 자연훼손을 유발하게 되고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좁은 산길에서 앞서가는 사람을 예고 없이 추월할 경우 신체나 배낭 등의 접촉으로 중심이 흐트러져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추월할 때는 앞서있는 사람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올바른 예절이다.
휴대전화 통화나 라디오, 야호소리 등 소음을 내는 것도 다른 사람이나 야생동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라디오에서 나오는 기계음은 야생동물들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산 정상에서 흔히 하는 ‘야호’ 소리도 마찬가지다. ‘야호’는 조난당했을 때 구조를 요청하는 신호로 사용된다.
내리막길을 걷는 사람보다 오르막길을 걷는 사람이 페이스 조절이 힘들고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오르막을 걷는 사람에게 길을 양보하는 것이 예절이다. 휴식할 때 다른 사람의 통행에 지장을 줘서도 안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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