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잠꼬대 때문에 웃어보고 놀라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잠꼬대는 왜 하는지, 잠꼬대 내용을 믿어도 되는지,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잠꼬대에 대한 궁금증과 속설을 전문가에게 들어봤다.
Case 01 “사인, 코사인, 탄젠트라고!” 시험 기간 중인 중학생 딸아이의 방.
Case 02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장롱 문을 열고 덮고 자던 이불을 황급히 집어넣는다. “너 뭐 하니?”라고 물으니 “지금 유림들이 오고 있어”라고 대답하는 초등생 아들.
Case 03 안방에서 자던 엄마, “그냥 아무거나 입고 가라니까~” 거실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아빠, “잠꼬대도 유전인가? 이왕 할 거면 로또 번호나 불러주지…”라며 한숨을 쉰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꼬대. 하지만 술 취한 남편이 잠꼬대로 낯선 여자의 이름이라도 부른다면? 백발백중 부부 싸움의 원인이 될 것이다. 잠꼬대로 하는 말, 믿어야 할까?
꿈의 일종, 잠꼬대
숙면을 방해하는 ‘사건수면’으로는 야경증, 야뇨증, 악몽, 몽유병(수면보행증), 이갈이 등이 있다. 하지만 “잠꼬대는 사건수면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박사의 말이다. 잠꼬대를 몽유병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Sleep talking’이라고 일컫는 잠꼬대는 행동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Sleep walking’인 몽유병과 구별된다.
몽유병은 무의식 상태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있지만, 잠꼬대는 소리만 낼 뿐 사고를 유발하는 행동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사건수면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 잠꼬대는 수면의 모든 단계에서 나타나며, “잠꼬대를 하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손 박사는 전한다.
다만 “잠을 잔다고 해도 뇌가 100퍼센트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쉬지 않고 활동이 남아 있는 뇌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아청소년과 최수영 원장은 “자면서 꿈을 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꿈의 일부로 나타나는 잠꼬대를 병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잠꼬대는 열 살 미만의 아동에게서 50퍼센트 정도가 나타나고, 어른이 되면서 차츰 줄어 4퍼센트 정도 나타난다”면서 “주로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열이 날 때 잠꼬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수면클리닉 이지현 원장의 말이다.
잠꼬대에 대한 속설, 근거 없어
아이가 잠꼬대를 하면 연세가 지긋하신 조부모들은 ‘기가 허해서 그렇다’거나 ‘심장이 약해서 그렇다’며 보신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손 박사는 “심장이 약한 사람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숙면을 못 하므로 잠꼬대를 할 수는 있지만, 잠꼬대를 한다고 해서 심장이 약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한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처럼 무의식중에 하는 잠꼬대의 내용을 믿어야 하는지 걱정스러운 경우도 있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고 왔다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잠꼬대로 어떤 말을 했다면 부모는 마음이 쓰인다. “잠꼬대가 생활에서 일어난 일을 잠에서 회상하는 것은 맞지만, 스토리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반복되고 감정 표현 지나치면 진찰 필요
잠꼬대는 의미가 없는 소리를 내거나 앞뒤가 이어지지 않는 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꿈과 연관된 잠꼬대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손 박사는 전한다. 또 잠꼬대가 지나쳐 가족이나 함께 생활하는 주변 사람의 잠을 방해할 정도라면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 원장은 “똑같은 잠꼬대가 반복되거나 감정적 반응이 높은 경우는 꼭 진찰을 받도록 하라”고 전한다. 꿈을 꾸면서 누구와 싸우거나 울면서 심하게 보채는 경우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을 것을 권한다.
특히 평소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나 사춘기, 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에게 잘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으로 자주 이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경기를 일으키는 야경증을 동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잠꼬대를 멈추게 할 목적으로 잠을 깨울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원실 리포터 goody23@naver.com
도움말 손석한 박사(연세신경정신과)
·이지현 원장(서울수면클리닉)
·최수영 원장(최소아청소년과)
Tip
잠꼬대 줄이는 법
01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02 평소 긴장감을 줄이고 불안을 해소한다.
03 잠자기 전 무거운 식사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04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한다.
05 잠자기 전 족욕이나 복식호흡을 통해 이완한다.
06 잠들기 전 가벼운 운동으로 숙면을 유도한다.
07 따뜻한 우유를 조금 마신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Case 01 “사인, 코사인, 탄젠트라고!” 시험 기간 중인 중학생 딸아이의 방.
Case 02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장롱 문을 열고 덮고 자던 이불을 황급히 집어넣는다. “너 뭐 하니?”라고 물으니 “지금 유림들이 오고 있어”라고 대답하는 초등생 아들.
Case 03 안방에서 자던 엄마, “그냥 아무거나 입고 가라니까~” 거실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아빠, “잠꼬대도 유전인가? 이왕 할 거면 로또 번호나 불러주지…”라며 한숨을 쉰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잠꼬대. 하지만 술 취한 남편이 잠꼬대로 낯선 여자의 이름이라도 부른다면? 백발백중 부부 싸움의 원인이 될 것이다. 잠꼬대로 하는 말, 믿어야 할까?
꿈의 일종, 잠꼬대
숙면을 방해하는 ‘사건수면’으로는 야경증, 야뇨증, 악몽, 몽유병(수면보행증), 이갈이 등이 있다. 하지만 “잠꼬대는 사건수면으로 보지 않는다”는 게 연세신경정신과 손석한 박사의 말이다. 잠꼬대를 몽유병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Sleep talking’이라고 일컫는 잠꼬대는 행동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Sleep walking’인 몽유병과 구별된다.
몽유병은 무의식 상태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있지만, 잠꼬대는 소리만 낼 뿐 사고를 유발하는 행동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사건수면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 잠꼬대는 수면의 모든 단계에서 나타나며, “잠꼬대를 하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손 박사는 전한다.
다만 “잠을 잔다고 해도 뇌가 100퍼센트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쉬지 않고 활동이 남아 있는 뇌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아청소년과 최수영 원장은 “자면서 꿈을 꾸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꿈의 일부로 나타나는 잠꼬대를 병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잠꼬대는 열 살 미만의 아동에게서 50퍼센트 정도가 나타나고, 어른이 되면서 차츰 줄어 4퍼센트 정도 나타난다”면서 “주로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열이 날 때 잠꼬대할 수 있다”는 게 서울수면클리닉 이지현 원장의 말이다.
잠꼬대에 대한 속설, 근거 없어
아이가 잠꼬대를 하면 연세가 지긋하신 조부모들은 ‘기가 허해서 그렇다’거나 ‘심장이 약해서 그렇다’며 보신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손 박사는 “심장이 약한 사람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숙면을 못 하므로 잠꼬대를 할 수는 있지만, 잠꼬대를 한다고 해서 심장이 약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전한다.
‘취중진담’이라는 말처럼 무의식중에 하는 잠꼬대의 내용을 믿어야 하는지 걱정스러운 경우도 있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고 왔다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잠꼬대로 어떤 말을 했다면 부모는 마음이 쓰인다. “잠꼬대가 생활에서 일어난 일을 잠에서 회상하는 것은 맞지만, 스토리처럼 이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반복되고 감정 표현 지나치면 진찰 필요
잠꼬대는 의미가 없는 소리를 내거나 앞뒤가 이어지지 않는 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꿈과 연관된 잠꼬대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손 박사는 전한다. 또 잠꼬대가 지나쳐 가족이나 함께 생활하는 주변 사람의 잠을 방해할 정도라면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이 원장은 “똑같은 잠꼬대가 반복되거나 감정적 반응이 높은 경우는 꼭 진찰을 받도록 하라”고 전한다. 꿈을 꾸면서 누구와 싸우거나 울면서 심하게 보채는 경우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전문가에게 조언을 들을 것을 권한다.
특히 평소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나 사춘기, 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에게 잘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으로 자주 이완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경기를 일으키는 야경증을 동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잠꼬대를 멈추게 할 목적으로 잠을 깨울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원실 리포터 goody23@naver.com
도움말 손석한 박사(연세신경정신과)
·이지현 원장(서울수면클리닉)
·최수영 원장(최소아청소년과)
Tip
잠꼬대 줄이는 법
01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02 평소 긴장감을 줄이고 불안을 해소한다.
03 잠자기 전 무거운 식사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04 적정 수면 시간을 확보한다.
05 잠자기 전 족욕이나 복식호흡을 통해 이완한다.
06 잠들기 전 가벼운 운동으로 숙면을 유도한다.
07 따뜻한 우유를 조금 마신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