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맞아 대전지역 전세 값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오름폭도 전국에서 가장 크다. 둔산과 노은 등 전통적인 인기지역의 경우 전세가가 매매가의 80%에 육박하는 등 전세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덩달아 매매가까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전세가는 지난해 말보다 12.2%(9월 13일 기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5.1%의 상승률에 두 배가 넘고 서울(4.0%)의 상승률 보다는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도안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입주율이 예상보다 낮은 탓에 전반적인 전세가격 안정을 이끌지 못했다.
그 결과 서구 둔산지구과 유성구 노은지구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오른 전세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중이다.
실제 둔산동 샘머리 아파트 105㎡(32평)의 경우 22일 현재 1억7000만원에서 2억원에 전세가격이 형성돼있다. 이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4000만~2억5000만원대로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80%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둥지 아파트의 비슷한 규모도 전세가가 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들어 오름세가 이전보다 덜 하지만 여전히 전세가격이 내려가지는 않고 있다”며 “도안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했다고 해도 중·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가정은 우수한 학군이 있는 둔산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성구 노은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부터 올 봄까지 전세가격이 크게 올랐고 이후에도 세종시 원안 추진 영향으로 서서히 올라 전세가가 매매가의 90%에 육박하는 물건도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정연철 대전공인중개사회 기획이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전국적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 전세로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며 “도안신도시의 6000가구가 본격적으로 입주을 시작하면서 10월부터 전세가가 약간의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기반시설이 없다보니 대전 전체의 전세난을 완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가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덩달아 매매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대전 아파트 거래건수가 시장 침체와 추석연휴 등으로 예년보다 11%가량 줄었지만 실거래가는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전세난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넘어가면서 아파트 가격이 연 5%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밝힌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두 둔산동 갤러리빌 전용면적 55㎡(10층)가 지난 3월 9950만원에 거래됐지만 9월에는 1억1300만원으로 13.6% 상승했다. 둔산동 국화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5㎡(8층)의 3월 거래가는 2억2000만원이었으나 7월에는 2억4000만원(12층)을 호가했다. 둔산동 국화 한신아파트 전용면적 85㎡(12층)는 1월에 2억5200만원에 거래됐지만 8월엔 2억6000만원(11층)에 신고됐다.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전용면적 93㎡(10층)는 1월에 3억2000만원에 신고됐지만 지난 8월에는 3억39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노은지구 등에서도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노은스타돔 전용 48㎡는 지난 2월 9500만원(6층)에 거래됐으나 7월과 지난달에는 1억300만~1억400만원(5, 6층)으로 뛰었다. 열매마을 9단지 전용면적 85㎡도 지난 2월 2억7900원(6층)이던 것이 7월과 8월엔 2억8500만원~3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중구 문화동 센터를파크 2단지 전용면적 102㎡(4층, 21층) 역시 지난 2월 3억2500만~3억3000만원에거래됐으나 지난달에 3억4500만원(6층)으로 올랐다.
이 같은 실거래가 상승세는 급격하게 오르던 전세가가 매매가격을 함께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대전은 전세난이 심한 상황이라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아파트값이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정연철 이사는 “전세 물량이 없다보니 매매가도 완만하지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이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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