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만난 사람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최연소 합격자는 풋풋한 대학생

검찰 사무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종명 군

지역내일 2010-10-29 (수정 2010-10-29 오전 8:07:45)

어떤 시험이든 최연소와 최고령 합격자는 이슈화되기 마련이다. 특히 불안정한 취업 전선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직업이 인기인 요즘, 공무원은 그 어느 때보다 선망의 대상이 됐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 최연소 합격의 영광은 부경대 1학년생인 김종명(19·행정학과) 군에게 돌아갔다. 전국에서 10만5천911명이 응시해 64.1:1의 경쟁률을 기록한 시험이라 더욱 값진 결과다. 이미 김 군은 기사에 댓글이 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댓글은 축하한다는 말부터 꿈이 9급 공무원이라니 어린 나이에 너무 소박(?)하다는 걱정 아닌 걱정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칭찬이든 시기어린 말이든 결국은 부러움에서 비롯된 관심이 아닐까?
부경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 군은 평범한 학생이 최연소라는 타이틀 덕에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쑥스러워 했다.


9급 공무원 최연소 합격자 김종명 군


일찍 목표를 정하고 시험 준비에 힘 쏟아
 
“아버지가 경찰이세요. 아버지와 장래를 의논하는 과정에서 검찰 사무직을 권유받았어요. 검찰청 일은 집행과, 사건과, 수사과 등 다양한데 알아갈수록 매력적이라는 생각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지요. 비교적 일찍 목표를 세우고 준비에 매진하다보니 최연소로 합격하는 행운도 따랐다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공무원 시험은 고시라고 할 만큼 치열해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2학기부터 휴학을 결심, 1년 동안 노량진 고시촌 생활을 했다.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외로움이었어요. 한 번은 통닭이 너무나 먹고 싶어 시켜서 혼자 먹는데 너무나 쓸쓸했어요. 그래서 수험 생활을 빨리 끝내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나마 고시촌에서 만난 형들이 공부에 관한 조언도 해주고 고민을 말할 상대도 되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외로움 말고도 시험에 집중하게 된 또 다른 계기는 어머니의 건강 때문이었다. “공무원 시험이 4월이라 12월부터는 몸도 마음도 바빠져요. 그 와중에 어머니가 암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죠. 그 때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충격이었어요. 어머니가 내 곁에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됐어요. 그래서 최대한 빨리 합격하는 길만이 최선의 효도겠다 싶어 정말 옆도 뒤도 안돌아보고 공부했어요”라며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지금은 거의 완쾌되셨다고 말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길




“가끔 대학교 1학년이라는 말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는 오해를 받곤 하는데 실은 입학한 해인 2009년 4월 처음으로 도전한 시험에서는 불합격했어요. 1년간 휴학하고 2학기에 복학했으니 1학년이 맞긴 하지만요”라며 멋쩍게 웃는 김 군.
합격자 통보를 받은 날, 날아갈 듯 기뻤고 가족끼리 파티도 했단다. 부모님은 아들이 인터넷에서도 검색이 된다며 뿌듯해하시고 본인 역시 잠시나마 주인공이 된 것 같아 기분도 좋았지만 이내 댓글을 읽으며 너무 들뜬 게 아닌가하는 반성도 했다고. 댓글의 쓴소리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아직 대학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일과 군대 등 풀어 가야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어린 나이에 합격해 원하던 일을 하게 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편해 행복하다고 했다. 




어떤 업무를 맡든 꼭 필요한 사람 되고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간절히 원하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을 부탁했다. 한두 번 도전에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선이라는 말은 하기는 쉽지만 실천은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목표를 이룬 사람의 ‘최선’이라는 말에서는 힘이 느껴진다.
검찰 수사직은 조력자의 역할이라 어쩌면 돋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은 눈에 띄지 않아도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한다. 어느 부서에서든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아직 풋풋한 대학생이지만 이미 야무진 결과를 낸 김종명 군.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는 첫 마음처럼 안정에 안주하지 않고 나날이 발전해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아울러 깊어가는 가을에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캠퍼스의 낭만도 제대로 즐겨봤으면 한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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