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아침기온이 한 자리 수가 될 예정이란다. 가로수가 색이 바라더니 갑자기 겨울이 올 모양새다.
그래선지 병원마다 감기환자가 북새통이다. 환절기를 견딜만한 체력이 없는 게다. 이맘때쯤이면 방송마다 연이어 가을 보양식을 소개하는 것도 그 이유다. 올해 유난히 가격이 착한 송이버섯, 그물마다 빼곡한 꽃게, 며느리가 돌아오는 전어 등 종류도 가지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친 몸 달래는 데는 고기가 최고다. 단백질은 에너지원의 근본이라 체력보강 최고의 영양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방약재로 맛을 낸 돼지갈비 인기
동천체육관 인근의 ‘동천 돌다리 숯불구이’는 원래 돼지갈비가 유명하다.
이희주 대표는 “모든 고기 맛은 재료의 신선도와 어느 부위를 쓰느냐에 달렸다”며 “우리는 다른 부위를 쓰지 않고 오로지 갈비만 사용한다“며 힘주어 말한다.
다이아몬드 칼집이 촘촘히 들어간 이집 양념갈비는 언뜻 보기에도 양념색이 진하지 않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를 양념 없이 맛을 봤다. 신기하리만치 돼지냄새가 없다. 그렇다고 자극적이게 양념 맛이 진하지도 않다. 씹는 사이사이로 어렴풋이 약재가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불쑥 튀어나와 입 안을 휘젓지 않고 조용히 목을 넘는다.
이 대표는 “우리집 갈비양념은 설탕이나 카라멜 색소를 전혀 쓰지 않는다. 여러 과일과 천궁, 당귀 등 7가지 한방약재를 우린 물에 감초로 단맛을 조절한다”고 귀띔한다.
여기에 다시 갖은 양념을 하고 양념만 따로 하루를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에 본격적으로 고기에 양념을 해 다시 이틀을 다시 잰다.
이 대표는 “(양념숙성부터 고기숙성까지) 이틀도 안 되고 딱 삼일, 이 방식으로 해야만 이 맛이 나온다. 삼일을 넘기면 또 맛이 달라져 판매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집은 딱 쓸 만큼만 고기를 잰다. 가끔 영업이 일찍 끝난 날은 ‘삼일 재운 고기’가 떨어진 날이다.
이 대표는 “가끔 가격이 비싸다고 항의하시는 손님들이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갈비든 삼겹살이든 정말 국내산 생고기만으로 내놓는다. 그날 쓸 만큼만 들여와 냉동하지 않는 냉장 그대로 상에 낸다. 저가 고기와 질적으로 다르다. 그걸 몰라주실 때 때로 서운하기도 하다”고 안타까워 한다.
부드러운 국내산 육우, 예약제 실시
최근 들어 돌다리에서 바쁜 메뉴에 소갈비가 추가됐다. 원래 고기 유통과정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생고기판매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던 이 대표. 그가 변심한 이유는 ‘예약제’를 생각해 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소고기는 도축해서 냉동을 하거나 냉장고에 일정 시간 이상 보관하면 육즙이 빠지고 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고기가 냉장고에 있으면서도 판매할 수 없었다”며 “그런데 예약제는 예약하는 손님에 한해 고기를 그날 아침에 바로 들이는 것이다. 길어야 몇 시간 밖에 보관하지 않게 된다. 손님 입장에선 질 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 있고 내 입장도 좋은 고기를 대접했으니 안심이 되고 일석이조가 아니겠나”며 개선장군이 된 마냥 뿌듯해한다.
돌다리에서 판매하는 소고기는 20개월 미만만 도축하는 국내산 육우다. 30개월이 되어야 도축하는 한우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수소다보니 새끼를 낳지 않아 육즙도 풍부하다.
또 고기를 목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사육되고, 생산자 이력제를 실시하니 믿을 수 있어 더 만족스럽기도 하다. 가격도 한우에 비해 30% 저렴해 부담이 적은 것도 매력이다.
내 아이 먹듯, 내 식구 먹이듯
장손집 손맛을 물려받은 이 대표는 장보기부터 밑반찬까지 직접 한다. 그런데 상차림이 간단하다. 김치, 오이피클, 백김치, 가지장아찌, 샐러드, 재첩국 등 몇 가지를 적당히 먹을 만큼만 낸다. 이 음식은 이 대표 자녀부터 ‘돌다리’ 식구들까지 때마다 같이 먹는다.
이 대표는 “내 아이가 먹는 음식을 양심을 빼고 만들 순 없다. 이익 크게 남길 생각 하지 않고, 조미료 절대 안 쓴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가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생긴다. “샐러드를 드시던 손님이 불러 갔더니 혼내더라. 채소가격이 얼마나 비싼데 양상추, 양배추, 오이, 당근을 이렇게 많이 넣느냐고, 이래서 장사하겠냐고 걱정하시더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 “집에서 먹는 그대로 손님에게 대접해야 먹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기분 좋다”는 그의 말에 신뢰가 묻어난다.
돌다리는 한방약재로 재고 감초로 맛을 조절한 양념돼지갈비와 재래된장으로 잘박잘박하게 끓여내는 된장찌개도 인기다.
한편, 동천돌다리숯불에서는 다가오는 연말을 맞아 예약을 서두르는 고객에 한해 주인장이 직접 개발한 비법육수와 양념으로 무장한 속풀이 스페셜메뉴를 제공한다(11월 20일까지).
메뉴: 소갈비, 돼지갈비, 두루치기, 된장찌개 등
영업시간: 오전10시~오후10시
문의: 052-243-8393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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