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 현안이 된 지 오래. 출산율을 높이려면 여성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보육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유는 ‘낳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르는 것이 문제’인 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환경은 기본, 부모교육까지 워킹맘의 마음을 읽어주는 어린이집은 어디에~
워킹맘들에게는 먹을거리, 보육환경, 교육내용 등을 고려해가며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맞벌이 엄마들에게 입소문이 난 수원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이하 복지공단어린이집)을 찾은 시간은 오후 6시30분. 퇴근하는 엄마아빠를 따라 귀가를 서두르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어린이집의 한 교실은 부모 상담을 겸한 비누공예 진행이 한창이다. “바쁘지만 자녀의 양육은 부모가 함께 해야 합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육아데이 지정 등을 통해 부모가 교육에 동참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단순히 아이를 보살피는 곳이 아니라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것이란 게 문원선 원장의 생각이다. 만0세부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프로그램, 만3~5세의 인근 만석공원 건강달리기, 알찬 방과 후 수업 등등, 엄마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해 보인다. 7개월부터 하은(만5세)이를 보냈다는 최신선씨는 “보육시설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아이를 맡길 수 없다. 야근을 하거나 아이가 아프더라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 운이 좋다”며 만족해했다.
9월에 화서동에 새로 문을 연 시립꽃뫼보둠이나눔이어린이집(이하 꽃뫼어린이집)은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뿐 아니라 민간보육시설에서는 다소 힘들어하는 장애아,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까지도 보살피고 있다. 꽃뫼도 안전한 보육환경에서 일하는 엄마들이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화서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아이를 맡기고 출근해야 하는 엄마들에게는 더 없이 편리하다.
꽃뫼나 복지공단어린이집은 만0세~만5세까지의 유아를 평일은 오전7시30분부터 오후7시30분까지 보살펴준다. 사전신청 된 아동은 평일에 복지공단 오후10시, 꽃뫼는 오후11시까지 시간 연장이 가능하고 토요일도 보육한다. 아침식사를 제대로 못한 경우를 대비해 오전 간식이 주어지고 시간 연장반은 저녁식사도 제공된다.
대기자가 넘쳐나는 국공립·법인·직장 어린이집
엄마들이 민간시설보다는 꽃뫼나 복지공단 어린이집 등의 보육시설을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민간보육시설보다 보육비는 저렴하면서 육아 문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에는 2010년 10월 현재 989개의 크고 작은 보육시설이 있다.(수원시보육정보센터제공) 이중 국공립·법인·직장 어린이집의 수는 45개소뿐이어서 원하는 부모들의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어디나 대기자가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혼 후 맞벌이를 하며 큰아이를 복지공단 어린이집에 보낸 윤미 씨는 둘째아이도 대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둘째는 키울 걱정에 낳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곧 직장에 복귀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순서가 오지 않으면 큰일”이라며 시설의 부족함을 토로했다. 3자녀 중 1명만 꽃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된 워킹맘의 현실은 시설 확충의 필요성을 실례로 증명한다. 아이 셋을 각각 다른 보육시설에 맡기고, 바삐 직장으로 뛰어 가야하는 매일 아침은 전쟁에 가깝다.
지속적인 시립어린이집 개원, 우수 민간보육시설 활용 등의 계획 가져
수원시는 취업 여성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9월 꽃뫼어린이집의 개원에 이어 12월에는 행궁동 시립어린이집을 개원한다. 2011년 이후에도 원천동주민센터 내의 어린이집을 비롯해 고색동, 이의동, 세류동 등에 새롭게 시립어린이집을 개원할 예정이다.
또한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는 민간어린이집에 국공립에 준하는 보조를 한 뒤 그 만큼의 책임을 지워,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서울형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민간보육시설 중에서 원하는 시설이 있고 허가 기준이 되면 지원을 해, 부모들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는 수원시 가족여성과 관계자는 “정부지원 시설 종사자의 처우개선, 학부모의 입장에서 어린이집 선택의 객관적인 기준이 되는 평가인증을 통과한 민간 우수 보육시설 지원 등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이 단지 정책으로 끝난다면 현실적으로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워킹맘들에겐 탁상공론에 불과한 일이다. 엄마들의 육아 고민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엄격히 관리되는 보육시설의 확충과 실효성 있는 정책들에 기대를 걸어본다.
도움말 수원근로복지공단, 시립꽃뫼보둠이나눔이어린이집,
수원시보육정보센터, 수원시청가정여성과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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