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수강료에 실력도 쌓고 친목도 도모하는 1석 3조의 시간
이사한 후 전입신고를 위해 혹은 주민등록 등·초본 등의 간단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한 번씩 들르게 되는 주민자치센터. 하지만 요즘의 주민자치센터는 정보제공과 편의 뿐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유휴 공간을 이용한 문화센터와 더불어 교육의 장르와 수준도 더욱 다양해지도 고급스러워지고 있는 추세. 더욱 전문화되고 특별해진 프로그램을 모아봤다.
디지털 카메라 배워보세요
현대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해버린 디지털 카메라. 촬영과 저장도 간편하고 용도도 다양해 젊은이들에겐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보편화됐지만 아날로그 사진기에 익숙한 중년층이나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알기 위해 강습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겐 배움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 잠실7동 DSLR(디지털 카메라)반은 바로 이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
디지털 카메라반 이영진 강사는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접해보는 초보자부터 작품 활동이나 쇼핑몰 개설을 위해 좀 더 전문적이고 심화적인 부분을 배우려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강습생들이 있다”며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강의를 두 달 정도 들으면 웬만한 사진작업은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보반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기본지식과 촬영법, 컴퓨터에 저장하고 블로그나 카페에 사진을 올리는 단계까지 배우게 되며 중급반에서는 조금 더 심화된 과정을 배우게 된다.
옛 추억에 젖어
이충환 노래강사가 진행하는 오금동 올드팝송 노래교실은 주부들에게 단연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50대, 60대 주부들이 젊은 시절 즐겨 듣던 팝송을 듣고 배우는 시간. 에버그린, 케세라세라, 예스터데이 등 주옥같은 올드팝송에서부터 조금은 젊은 취향의 팝송까지 배워, 노래 부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올드팝송 수강생 총무를 맡고 있는 양태선(55) 주부는 “자치센터에서 하는 요가 강의를 꾸준히 받다가 올드팝송 강좌가 있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신청했다”며 “옛 추억을 떠올리며 노래 부르는 것도 좋은데, 여기에 영어단어를 다시 공부하는 기회와 수강생들 간 친목도모까지 주어져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말했다.
주부들을 위한 구의2동 7080 통기타 교실도 인기가 높은 강좌다.
원어민에게 배우는 외국어
주부들이 아이들을 키우며 한번쯤은 느끼게 되는 외국어의 높은 벽. 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을 넘기 위한 주부들의 노력을 확인하게 되는 곳이 바로 자치센터 외국어 강좌 교실이다. 많은 자치센터에서 레벨에 따른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외국어 영역 또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강좌는 역시 원어민이 직접 그 나라 언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외국어 강좌.
광장동에서는 일본어와 영어 원어민 강좌가 특히 인기가 높다. 영어와 일본어 두 강좌를 모두 수강 중인 변호진(38) 씨는 “아이를 낳기 전 일본어와 관련된 직장을 다니다 육아와 함께 직장은 물론 일본어까지 손을 놨다가 2년 전부터 광장동 자치센터 일본어 강좌를 듣고 있다”며 “강사의 수준도 높고 커리큘럼도 알차 2년 만에 예전에 실력을 되찾아 현재 인터넷 카페에서 일본드라마 자막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 강좌 역시 수업 내용이 알차고 인기가 높아 예약을 받아놓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원어민이 아니어도 인기 만발인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송파2동 어린이영어동화 프로그램. 전문 강사가 아닌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부모들의 만족도나 아이들의 참여도가 여느 프로그램 못지않게 높은 강좌다. 송파2동 자치회관 엄귀대 담당자는 “외국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 대학생과 영어능력이 뛰어난 고등학생들이 자원해 강의를 이끌어 가는데 이들과 함께 영어동화를 읽고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과 필리핀 원어민 강사의 영어회화 시간이 더해져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1~3학년 대상인 강좌로 송파2동 최고인기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동호회로 발전, 왕성한 활동까지
잠실6동의 난타 프로그램은 얼마 전 송파구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난타를 처음 배우는 초급반과 높은 실력을 자랑하는 중급반이 운영되고 있다. 초급반의 경우 높은 인기로 대기자가 생길 정도. 실력과 경험으로 똘똘 뭉친 중급 난타반은 동호회로 발전, 다양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잠실6동 난타 팀장 이정희(51)씨는 “난타 강좌는 30~60대의 다양한 주부들이 모여 음악도 하고 스트레스도 날려버리는 즐거운 시간”이라며 “주부로서 가지게 되는 모든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되어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는 물론 가족들을 위해서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워낙 인기가 높은 강좌라 경기도 하남, 구리, 수원과 강원도 원주에서까지 난타를 즐기러 오는 회원이 있을 정도.
이씨는 “워낙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활동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의 군살까지 쏙 빠지는 덤도 얻게 됐다”고 귀띔했다.
장애우를 위한 강좌도 마련
장애우를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능동의 장애우 댄스반은 10~30대의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전문강사가 진행을 맡고 있으며, 길동문화센터의 장애인소년풍물놀이반은 초등반과 중고등반으로 나뉘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장애인복지관과 연계하여 진행되는 명일1동 장애인가족 노래치료교실도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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