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리포터, 재래시장을 가다

“상추 한 근에 2000원밖에 안 해요”

“대형마트는 1만원인데” … 3만2000원에 장바구니 가득

지역내일 2010-10-10


    손님 : “여기 상추 좀 더 주세요” 주인 : “상추대신 차라리 삼겹살을 더 드릴께요.”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야채가격 때문에 식당에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리포터들도 비싼 야채가격에 한숨을 내쉬던 터라 재래시장 가격이 궁금해졌다. 5일 오전. 재래시장의 야채 가격이 궁금해 내일신문 주부리포터들이 역전시장과 중앙시장을 찾았다. 실제 ‘마트보다 약간 싸겠지’ 생각하고 간 재래시장 야채가격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저렴했다. 대형마트와 비교해 싼 야채 가격표에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 가벼운 마음, 푸짐한 장바구니 =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배추 가게. 예전 이맘때쯤 3000원하던 배추가 한 포기에 6000원이다. 그래도 1만원쯤 예상했던 가격에 비하면 저렴했다. 겉절이 김치를 담가볼 생각에 속이 찬 배추 2포기(1만2000원)를 샀다. 부재료 구입을 위해 소량 판매가 가능하다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필요한 만큼의 쪽파와 부추가 각 1000원씩이다.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쪽파는 3분의 1, 부추는 반값 수준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생각보다 싼 값에 다른 야채도 사가야겠다 싶어 시장 여기저기를 돌며 가격을 알아봤다. 마트에서 봤던 가격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낮은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장을 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상추 가격. 한 근에 마트와 거의 8000원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상추 1근 2000원, 애호박 2개 2000원, 청양고추 한 근 2000원, 아삭이고추 한 근 1000원, 시금치 한 근 2000원, 대파 1단 2000원. 감자도 중간크기 15개를 담은 한 바구니에 3000원이다.
같은 날 둔산동의 한 대형마트에선 배추 6400원(시장배추의 3/4크기), 상추 한 근 9932원(100g당 2483원), 애호박 2480원, 양배추 5480원, 청양고추 한 근 5080원(100g당 1270원), 아삭이고추 5520원 (100g당 1380원), 대파 4480원 등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미경씨도 “가족끼리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는데 동네에서는 상추 한 근에 1만원씩이나 한다”며 “너무 부담스러워 재래시장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너무 싸 기분이 좋다”고 했다.


◆ “5만원 예상했는데, 3만2000원에…” = 요즘 주부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야채가격에 장보기가 무섭다고들 한다. 가계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부 김미향(월평동)씨는 “배추가격에 무 쪽파 부추 등 부재료 가격까지 올라 배추김치 담근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대신 김치를 조금씩 사다 먹다 요즘은 아예 밥상에 김치를 잘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선화(탄방동)씨도 “500원, 1000원이면 사던 애호박이 2500원이나 한다. 대파도 2배 이상 올랐다”며 “마트에 가면 호박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제자리에 놓고 돌아선다”고 한숨이다. 요즘 주부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재래시장에서 느낀 야채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야채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매스컴 보도와 마트 가격을 참고해 5만원을 예상하고 장보기에 나섰지만 리포터들이 구입한 야채가격은 배추를 포함해 총 3만2000원.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하게 장을 볼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 푸짐한 주전부리는 덤 = 재래시장 장 보는 재미는 싼 가격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을 보다 출출한 배를 달랠 주전부리들이 있어 좋았다. 아이들 간식으로 줄 고추튀김(3개 1000원)과 김말이튀김(4개 1000원)을 샀다. 2000원에 봉지가 한 가득이다. 즉석에서 부쳐주는 각종 전과 호박죽·단팥죽·잔치국수도 3000원씩, 보리밥도 3500원이다. 가격에 비해 맛도 좋고 푸짐했다.
다만 주차시설이 부족한 것은 흠이었다. 김미경씨는 “평소 싼 가격 탓에 재래시장을 가끔 오지만 주차시설이 부족해 불편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앙시장에서 야채가게를 하는 김 모씨도 “시장 옆에 공원이 생기면서 주차시설이 없어져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며 “주차시설 부족은 상인이나 고객 모두에게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숙, 유혜련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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