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국제결혼 ‘매니저’ 광산구 새마을 부녀회 이성란(48)회원

“외로운 이주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지역내일 2010-10-25
“남편 하나만 바라보고 한국에 시집온 이주여성들에게 때로는 마음 따뜻한 이모 같고, 언니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 외로움 달래주며 함께 웃고, 생활하는 위로의 손길을 전하고자 이주여성들의 매니저 일을 하게 되었다”는 이성란씨.
그들이 고향의 부모 형제와 헤어져 생활하는 삶이 빨리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이 씨는 새내기 신부와 남편, 그리고 시어머님의 돈독한 관계 유지를 위해 중간에서 중재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항상 밝고 인상이 좋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이 씨. 아파트 단지 어르신들을 보면 손을 덥석 잡고 안부부터 묻는다.  

문화 다르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이 씨는 “몇 달 전, 시집온 지 일주일 만에 남편에게 살해당한 베트남의 어린신부 이야기를 듣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제가 왕래하면서 결혼 시킨 부부들도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등 세 나라인데 얼마나 가슴 뭉클 했던 사연인지 다시는 그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이들이 결혼이주여성 인권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행복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제도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결혼이주여성이 제일 적응하기 힘든 것은 의사소통이다. 서로 다른 문화 차이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운다. 그럴 때면 이 씨는 일일이 찾아가 마음 달래주며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는 큰언니가 되어주곤 한다. 이 씨는 광산구 새마을 부녀회 활동을 하면서 봉사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주여성들을 위한 매니저 역할까지. 또 틈틈이 시간나면 부업을 찾아 이주여성들에게 나누어주어 반찬값이라도 벌게 해주고 있다.

내 가족 내 형제처럼 행복하게 살기 바라며
서로 다른 문화차이 때문에 갓 시집온 새내기 신부들은 익숙하지 않았던 한글 공부를 단짝 동생인 장순덕(40)씨가 맡아 해주고 있다.
장 씨는 “낱말 하나 때문에 남편과 싸우는 일도 있다. 쓰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하나씩 가르치며 서로 웃고 이야기 하다보니 다 똑같은 우리민족 내가 사랑하는 한민족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음식을 아주 잘한다는 캄보디아에서 시집온 소은다니(32)씨는 “우리 매니저님은 아주 무서운 마담언니세요(웃음), 하지만 가끔은 엄마 같기도 하고 친언니 같아서 아주 좋아요, 김치 맛있게 담가서 많이 가져다 줄거에요”라고 서툰 한국말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소은다니씨 소개로 시집온 멋속카이(33)씨는 결혼 1년 된 신혼부부다. ‘아직은 부끄러워 말하는 것도 어색하지만 말벗해주는 친구도 있어 좋고 매니저님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 좋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결혼 6년차 땅티엔(28)씨는 벌써 통역 봉사를 다닌다. 우리말 쓰는 솜씨와 언어구사 능력이 아주 뛰어나 한국 사람이 다 되었다.
이 씨는 “국적과 피부색, 생김새를 떠나,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미소를 지으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 그리고 건강한 다문화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결혼을 하지 못한 많은 이들에게 결혼, 재혼상담, 일자리 창출에 더 힘쓸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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